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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경성'의 아픔에 담긴 파격의 '크리처'…박서준X한소희 '경성크리처'

조명현 기자 ㅣ midol13@chosun.com
등록 2023.12.19 16:11

사진 : 디지틀조선일보 DB

파격이라는 이름 속에 우리의 아픈 역사가 담겼다. 시리즈 '경성크리처'를 통해 마주하게 될 이야기다.

19일 서울 용산 레이어20 스튜디오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 제작발표회가 진행돼 배우 박서준, 한소희, 수현, 김해숙, 조한철을 비롯해 정동윤 감독이 참석했다. '경성크리처'는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었던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경성크리처'는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구가의 서' 등의 작품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강은경 작가와 '스토브리그'를 연출한 정동윤 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이기도 하다. 강은경 작가는 "들추다 보면 굉장히 많은 이야기들이 금광처럼 묻혀있는 시대"라고 표현한 1945년 경성을 배경으로 모종의 이유로 탄생한 괴물과 괴물보다 더 괴물 같은 인간 군상을 다채롭게 펼쳐낸다.

해당 시기에서 '경계'라는 단어는 매 회차 부제목으로 등장하는 단어이자 중요한 화두다. 강은경 작가는 "경계는 '구분 짓다'라는 느낌보다는 어느 편에 설 것인가 계속해서 고민하는 사람을 뜻하고, 장태상이라는 인물도 경계인으로서 끊임없이 '어떻게 사는 게 인간으로서 잘 살아가는 것인가'를 고민하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동윤 감독은 "1945년 봄, 저희가 설정한 그 시기에 ‘경계’라는 말이 너무나도 잘 어울릴 수밖에 없다. 모든 게 다 양면적이고 자기가 어느 쪽을 향해 가야 되는지 그런 질문들을 항상 던진다"라고 끊임없이 선택해 가며 스스로의 삶의 방향을 잡아가는 캐릭터들의 매력을 기대케 했다.

박서준은 경성 최고의 전당포 금옥당의 대주이자 제1의 정보통 장태상 역을 맡았다. 그는 한 사람을 찾아야 하는 사건에 연루되며 채옥(한소희) 등 다양한 사람을 마주하게 된다. 제작진은 박서준을 "이 시대 최고의 모던 보이"로 만드는 것이 목표였던 만큼 고증을 거친 멋진 모습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첫 촬영은 고문당하는 장면이었다. 박서준은 "처음부터 고생 아닌 고생하는 장면을 찍었다. 이 작품의 처음이 이렇다면, 끝은 어떨까에 대한 기대감이 들 정도로 강렬한 인상이었다"라고 웃으며 당시를 회상했다. 

한소희는 자신의 어머니와 함께 죽은 사람도 찾아낸다고 소문난 토두꾼 윤채옥 역을 맡았다. 한소희는 "어머니를 찾아야 한다는 목적이 분명했기에, 그 점에 집중하며 채옥을 표현했다"라고 전했다. 한소희 역시 강렬한 첫 촬영을 진행했다. 모자가 벗겨지며 채옥의 긴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리는 장면을 매혹적으로 담기 위해 스무 번도 넘게 헤드뱅잉을 해야 했던 것. 한소희는 "박서준의 고문 장면과 비슷한 느낌이었을 것 같다. 목에 담이 왔고, 다음 날은 목을 돌리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감독님의 집요함이 그 장면을 완성했다고 생각한다. 그 집요함이 참 좋다"라고 완성된 장면에 대한 만족감을 전했다.

박서준이 맡은 태상과 한소희가 맡은 채옥은 사람을 찾는다는 하나의 목적을 위해 만나게 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서로를 통해 조금씩 변화한다. 나라를 잃었다는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살아오던 태상은 채옥을 마음에 담으며 변화한다. 박서준은 이를 "상황이 주는 애틋함이 많이 느껴지는 장면들이 많이 나올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소희와의 호흡에 대해 "같이 만날 일이 많지 않아 계속 궁금해졌고, 그 마음이 많이 도움이 됐다. 결국 만났을 때 '보고 싶었다, 소희야'라는 마음도 들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에 한소희는 "채옥과 태상은 각자 지켜야 할 것들이 있기에 절제된 멜로를 보여줄 수밖에 없다"라며 "힘든 상황을 극복해 가는 전우애 같은 느낌도 존재했다"라고 덧붙여 두 사람의 멜로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을 더했다.

수현은 경성 일대를 호령하는 일본의 귀족 부인 마에다 유키코 역을 맡았다. '마르코폴로' 등의 작품에서 활약한 바 있는 수현은 '경성크리처'에서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미스터리함을 맡고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극 중 유창한 일본어 연기를 선보이기도 한다. 수현은 "사투리를 사용하는 인물"이라며 "정작 표준어를 몰라서 일본에서는 일본어를 사용하기 어렵다. 감독님께서 해주신 수위 조절을 믿고 현장에 임했다"라고 전했다.

김해숙은 장태상(박서준)이 대표로 있는 전당포 금옥당의 집사 나월댁 역을 맡았다. 그는 "태상(박서준)의 뒤에서 묵묵히 아픔을 같이하는 엄마 같은 존재"라고 자신의 캐릭터를 설명했다. 김해숙이 박서준의 엄마같은 존재였다면, 조한철은 한소희와 부녀 호흡을 펼쳤다. 그는 채옥(한소희)의 아버지이자 사라진 아내를 찾아 만주에서 경성으로 온 토두꾼 윤중원 역을 맡았다. 조한철은 "제가 악역이나 코믹한 역할을 했는데, 제가 한 역할 중 가장 멋있는 역을 주셨다. 많이 부담도 됐다"라고 캐릭터에 대한 만족감을 전했다. 한소희는 조한철과의 부녀호흡에 대해 "많이 의지하고 물어봤다. 때로는 장난스럽게, 때로는 진지하게 많은 조언과 이야기를 해주셨다"라며 감사의 마음을 덧붙였다.

또 다른 주인공은 제목에도 등장하는 '크리처'다. 경성이라는 시대적인 배경과 크리처가 연결되며 인체를 대상으로 진행된 잔혹한 실험 등 시대의 아픔이 부각되기도 한다. 정동윤 감독은 "'경성'과 '크리처'라는 두 단어가 주는 느낌이 약간 슬픔인 것 같다. 그 두 가지 키워드가 맞닥뜨리는 지점이 있어서 이 작품을 보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강력하고 멋있고 이런 크리처가 아니다. 그걸 주안점으로 삼으려고 했다. 그 특징이 몸과 행동, 그리고 표정까지 잘 드러나게 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덧붙여 '경성크리처'만의 새로운 크리처의 탄생을 예고했다.

한편, 경성이라는 시대적 아픔에 크리처라는 파격적인 구성을 담은 시리즈 '경성크리처'는 오는 12월 22일 파트 1이 넷플릭스에서 단독 공개되며, 파트 2는 오는 2024년 1월 5일 공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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