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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문 탄 알리, '거침없는 질주'로 한국에 물류센터까지 눈독

김태동 기자 ㅣ tad@chosun.com
등록 2023.12.11 16:40 / 수정 2023.12.12 17:43

가격 경쟁력 당할자 없다고 소비자들 사이 '극찬'…저렴한 가격에 일주일 배송 호평↑
알리 앱 이용자 수 꾸준한 증가세...불황 중국 시장의 새먹거리 한국 시장 눈독
국내 이커머스 시장서 다크호스로 등장...업계 "알리 물류진출시 시장장악 시간문제"

싼값에 국외 상품을 판매하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 지배율을 확대 중인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가 내년 한국에 물류센터를 마련하고 국내 시장에 본격 뛰어들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쏠리면서 한국 온라인 마켓을 긴장 시키고 있다.

현재 유일한 단점인 늦은 배송을 국내에 물류센터를 들여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격 경쟁력에 더해 빠른 배송까지 무장하면 국내 이커머스 업체의 당일 배송이란 장점이 퇴색되기 때문에 비교 우위를 점하기 한층 수월해진다.

알리익스프레스 홈페이지 갭처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한국 시장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 배송기간 단축과 무료배송 등으로 국내 이커머스 생태에 적응을 마친 알리익스프레스가 내년에는 한국에 물류센터를 들여 본격적으로 점유율 확장에 나설 전망이다.

알리익스프레스 측은 한국 현지 물류센터 설립과 관련해 구체적인 확답은 피했지만, 가능성을 열어두고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방향으로 물류센터 설치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한국 대표는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알리 플랫폼이 우선 생각하는 목표는 고객 만족도 향상"이라며"물류센터 설립에 대해 고려중인 상황"이라고 했다.

국내에 물류센터가 건립되면 그간 알리익스프레스의 약점으로 꼽힌 배송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저렴한 가격에 배송 기간까지 줄이며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과 어깨를 겨룰 수 있게 된다. 앞서 알리는 지난해 11월 한국 전용 고객센터를 열어 그동안 1∼2주 걸리던 상품 배송 기간을 올해 들어 3∼5일까지 단축했다. 여기에 무료배송과 무료반품 서비스도 확대하며 한국 시장 공략의 기반을 착실히 다졌다.

실제 알리익스프레스를 이용하는 국내 이용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지난 9월 통계를 살펴보면 알리의 사용자 수는 쿠팡(2862만명), 11번가(846만명), 지마켓(636만명)에 이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10월 기준 알리익스프레스 앱 한국인 사용자는 작년 10월 297만명과 비교해 613만명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쿠팡 앱 한국인 사용자 수가 작년 10월 2896만명(중복 제외)에서 올해 10월 2846만명으로 거의 비슷한 것 대비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올해 광군제 행사 시작 33분 13초 만에 지난해 광군제 일 매출을 달성했다. 특히 가전과 가구 제품 구매가 크게 늘었다. 알리익스프레스에 따르면 가전제품 판매량이 213%, 가구 판매량은 475%로 각각 지난해 11월 대비 증가했다. 알리익스프레스를 사용하는 여성 소비자 수도 지난해 11월 대비 386% 늘었다. 이에 따른 여성 패션 카테고리 매출은 199% 증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국 쇼핑몰 반값도 안되는 확실한 경쟁력을 가진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 시장 성장세는 위협적"이라며 "만약 물류센터까지 건립하면 일부 대형 가전제품 외 소모성 소비재와 의류, 신발, 잡화 등은 쿠팡을 단 시간에 따돌릴 수 있는 다크호스가 될 것이기에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충분히 준비하지 않으면 롯데쇼핑처럼 온라인 시장에서 뒤쳐져 헤매는 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디지틀조선TV가 알리익스프레스와 국내 이커머스 업체간 유사한 소비 품목을 비교해보니 알리의 강점인 저렴한 가격이 더욱 두드러졌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도 중국산 저가 제품을 판매하지만 알리의 경우 현지 직매입을 통해 유통 마진을 줄여 가격 경쟁에서 비교 우위에 있다.

실제 ‘최저가’를 내세운 국내 이머커스 마켓 상품과 동일 카테고리 유사한 상품을 비교해 보면 알리익스프레스 판매가가 저렴한 상품이 속속 눈에 띈다. 유모차 후크의 경우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매 시 5000원 넘게 저렴하다. 자동차 휴대폰 마그네틱 거치대는 7000원 가까이 차이 난다.

그간 국내 순위권 이머커머스 업체를 애용하던 소비자들의 분위기 변화도 감지된다. 소비자 A씨는 "아이가 어려서 아이 관련 유아 용품을 자주 구매하는데 50%가량 저렴하다. 특히 머리핀과 소모성 액세서리 같은 경우는 국내 이커머스 업체가 2배 이상 비싼 것도 많아서 최근엔 알리 이용 빈도가 더 높다"며 "일주일 배송이 앞당겨진다면 기저귀 류 외에는 알리를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전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선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알리익스프레스가 쿠팡을 비롯한 국내 이커머스 시장 판도에 변화를 줄지 관심이다.

지난 2018년 한국 시장에 처음 발을 내딛인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11월 한국 전용 고객센터를 구축한 뒤 올해 3월에는 1000억원을 들여 마케팅과 물류 서비스를 강화했다. 최근에는 가품 예방·방지책을 내놓으며 향후 3년간 100억원 투자를 약속했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국내 이커머스 업체의 경쟁력은 최저가와 빠른 배송인데 이마저도 알리익스프레스가 알리바바그룹 자본을 활용해 물류센터를 확보하면 가격은 물론 배송까지 경쟁에서 밀리는 건 시간문제"라며 "롯데 오너가 쿠팡을 두고 적수가 안된다며 평가절하하다 시장 순위권에서 밀려난 것처럼, 쿠팡도 알리의 물류센터 설립 등을 예의주시하고 해외 제품 담당 MD의 직소싱 품목과 가격 경쟁력을 키워 체질 개선을 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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