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규모 인사를 단행하며 조직 쇄신에 나섰다. 그룹 주요 계열사를 이끌며 최태원 회장을 보필하던 부회장단은 일선에서 물러났다.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고, 미래 핵심사업의 성장을 이끌어갈 리더십의 세대교체를 이룬 것으로 풀이된다.

7일 SK그룹에 따르면 그룹 최고협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선임됐다. 최창원 부회장은 2007년 SK케미칼 대표이사 취임에 이어 2017년 중간 지주회사인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를 맡아 그룹의 케미칼, 바이오 사업을 이끌고 있다.

SK그룹은 최창원 의장에 대해 "앞으로 각 사의 이사회 중심 경영과 그룹 고유의 '따로 또 같이' 경영 문화를 발전시킬 적임자라는 데 관계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의견이 모아져 신임 의장에 선임됐다"고 설명했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최창원 의장 선임 외에 지동섭 SK온 사장은 SV위원회 위원장에, 정재헌 SK텔레콤 대외협력담당 사장을 거버넌스위원회 위원장에 각각 신규 선임했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장동현 SK㈜ 부회장 등 부회장단 4인은 물러나거나 자리를 옮긴다. 조대식 의장은 SK㈜ 부회장으로 글로벌 투자 전략 등 자문을 맡는다.

박정호 부회장이 퇴진함에 따라 SK하이닉스는 곽노정 사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됐다. 박정호 부회장은 SK㈜와 SK하이닉스 부회장으로서 미래 성장동력 확충에 주력한다.

장동현 부회장과 김준 부회장은 각각 SK㈜, SK이노베이션 부회장직을 유지하면서 회사의 성장과 발전에 지속 기여한다. 아울러 장동현 부회장은 박경일 사장과 함께 SK에코플랜트 각자 대표도 맡아 성공적 IPO 추진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에는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이, SK㈜는 장용호 SK실트론 사장, SK온은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사장이 각각 신임 사장으로 선임됐다.

SK그룹은 "각 사가 오랜 시간 그룹 차원의 차세대 CEO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양성된 새 경영진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준비된 인사'를 한 것"이라며 "부회장급 CEO들은 계속 그룹 안에서 그동안 쌓은 경륜과 경험을 살려 후배 경영인들을 위한 조력자 역할 등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주요 관계사의 신규 선임 임원 평균 연령은 만 48.5세로 차세대 리더십이 전진 배치됐다. 또한 여성 임원 수는 34명으로 내년 기준 전체 임원의 약 5.6%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