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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먹거리 물가' 안정 '연일 발품' 행보

김태동 기자 ㅣ tad@chosun.com
등록 2023.11.22 17:04

농식품부, 농심 이어 삼양식품 방문 앞둬
기업 의견 청취, 물가안정 협력 요청 일환
업계 "제품 가격 조정 계획 현재로선 없어"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라면 코너를 살펴보는 시민 모습. / 뉴스1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주 국내 라면업계 대표기업 농심을 찾은데 이어 오는 23일 삼양식품을 방문해 식품 물가 안정을 위한 협조 요청 나선다. 고물가를 이유로 지속적인 가격 인상과 함께 제품 양을 줄이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이 이어지자 물가 안정 기조에 협조해달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박수진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23일 오후 서울특별시 성북구에 위치한 삼양식품 본사를 방문해 박윤원 삼양식품 경영관리 부문장을 만나 가격 안정화 및 체감 물가 완화에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는 해외출장으로 자리를 비웠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박수진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이 방문 예정으로 안다"며 "김정수 대표님은 해외 출장 일정으로 경영관리 부문장과 미팅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가 잇따라 식품업계를 찾는 건 최근 밀 국제가격이 미국, 러시아 등 주요 수출국이 수확기를 도래하면서 하락 안정세를 보이자 라면, 과자 등의 가격 안정화 협조를 구해 체감 물가를 완화하기 위해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미국 농산물 선물시장인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의 밀 선물가격은 t당 211달러로 전년 대비 29.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제분용 밀 수입 가격은 t당 324달러로 28.6% 가격이 내려갔다.

지난달에는 권재한 농림축산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이 농심을 방문해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물가 안정에 대한 기업의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당시 농심 측은 라면 원료인 감자 전분·변성전분의 수입 가격 상승으로 기업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감자 전분·변성전분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 연장 등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고 정부는 관계부처와 적극 협의를 약속했다.

앞서 라면업체들은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제품 가격을 내린 적이 있다. 지난 7월 정부가 국제 밀 가격 하락을 이유로 라면업계에 가격 인하를 요구했고, 농심과 삼양식품 등 국내 주요 라면업체들은 일부 제품 가격을 4~6.7% 인하했다.

다만 라면업계가 일부 제품 가격을 내렸음에도 올 3분기 나란히 호실적을 거둔 점은 부담이다.

농심은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보다 103.9% 증가한 557억원을 거뒀다. 매출액은 8559억원으로 5.3% 늘었고, 순이익은 76.9% 증가한 500억원을 기록했다.

삼양식품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3352억원, 영업이익 43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58.5%, 영업이익은 124.7% 상승했다.

라면업계는 해외 현지 영업 및 마케팅 강화에 따른 성과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선 제품가를 더 내릴 여지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미 정부 물가 안정 기조에 맞춰 한차례 가격 인하를 단행한 상황에서 농식품부의 방문은 기업 입장에서 압박인 것은 맞다"면서도 "제품가 조정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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