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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온, 이효리 빤짝효과 '굿' 본업 경쟁력은 '글쎄'

김태동 기자 ㅣ tad@chosun.com
등록 2023.11.21 10:37

쿠팡의 로켓배송, SSG닷컴 새벽배송, 네이버 도착보장 3강 구도
롯데온 돌연 새벽 배송 철수, 무료배송 기준 값 높이는 등 역행

'외부 용병' 출신 나영호 대표 체제 속 9분기 연속 적자를 낸 롯데온이 회심의 반전카드로 연예인 마케팅이란 히든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본업 경쟁력에선 효과가 없을 것이란 게 업계의 평가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나 사장은 지난 2021년 이베이코리아에서 롯데론 대표로 영입된 뒤 뚜렷한 사업 전략과 방향을 제시하지 못한 채 롯데쇼핑이라는 공룡 유통망을 등에 업고도 시장에서 도태됐다.

적자 탈출과 실적 가시화가 시급한 가운데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나 대표의 '마지막 승부수' 스타마케팅이 단기적 주목과 집객효과는 보였지만 쿠팡의 로켓배송 같은 본업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효과는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이 경쟁사들이 이구동성으로 내놓는 조언이다. 실제로 쿠팡은 본업경쟁력이 로켓이란 획기적인 배송시스템을 구축해, 수년간 적자를 탈출하고 흑자를 낸 것은 물론 쿠팡플레이, 쿠팡이츠 등 충성 고객을 이용한 응용마케팅까지 위협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롯데온은 가수 이효리를 활용, 브랜드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프리미엄 쇼핑 플랫폼으로서 빤짝 효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다.

광고만 놓고 보면 본편 유튜브 영상은 공개 일주일 만에 조회수 200만회를 넘어섰고, 내부 빅데이터 프로그램으로 분석한 결과 포털 및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온라인에서 '롯데온' 언급량도 광고 집행 이전 대비 2배가량 늘었다.

더불어 '롯데온'과 함께 검색하는 연관 검색어도 기존에는 상품, 할인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면, 최근에는 쇼핑, 프리미엄 등이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고객 인식도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고객 수 증가 추세다. 지난달 16일부터 매일 3개 브랜드를 번갈아가며 역대 최대 혜택으로 선보이는 ‘브랜드 판타지’에서는 행사 시작 첫 일주일 간(지난달 16~22일) 매출이 전년 대비 40% 이상 늘었다. 애플리케이션 방문 고객·구매자 수 신장률도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온 핵심 서비스인 전문관을 찾은 고객도 늘었다. 행사 첫 일주일간 온앤더뷰티와 온앤더패션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30%, 50% 성장했다. 같은 기간 전문관 통합 멤버십 온앤더클럽 신규 가입자 수는 전년 대비 8배 넘게 급증했다.

롯데온의 광고는 2020년 4월 출범 이후 처음이다. 이번 모델 기용 배경에는 나영호 롯데온 대표의 의중이 담겼을 것이란 게 업계 시선이다. 나 대표가 과거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 재직 시설, G마켓은 이효리를 발탁해 브랜드 이미지를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롯데온은 이효리 광고를 통해 낮은 시장 인지도를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나 대표가 임직원에게 보낸 '먼데이레터'에서 "지난 수년간 이번 광고를 위한 초석을 다져왔다"며 "모델(이효리)의 브랜드 자산 및 이미지를 롯데온에 연결하고자 한다"고 언급한 점도 이번 광고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로켓배송, 쓱배송 등 경쟁사와 비교해 내세울 만한 특장점이 없는 상황에서 스타에 의존한 마케팅은 한시적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광고는 이효리라는 이미지 좋은 연예인에 대한 궁금증이지 롯데온의 궁금증으로 지속 가능한 구매 창출을 할 수없다는 것.

쿠팡의 로켓배송, SSG닷컴의 새벽배송에 이어 네이버와 11번가가 각각 '네이버 도착보장', '슈팅배송' 등을 내놓으며 소비자의 니즈에 적극 대응하고 쿠팡에 뒷처진 것을 인정하고 빠른 추격전을 펼치고 있다. 반면 롯데온은 돌연 새벽 배송을 철수하거나 무료배송 기준 값을 높이는 등 소비자의 니즈를 거꾸로 해석한다는 지적을 경쟁업체들에게 조차 받고 있다.

실제 하림산업은 가정간편식 브랜드(HMR) ‘더미식’ 제품 ‘더 미식 장인라면’ 광고 모델로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으로 주목받던 배우 이정재를 발탁, 초반 흥행에 성공했지만 현재 시장 점유율은 1% 수준에 머물고 있다. 더미식도 광고만 놓고 보면 이정재라는 유명배우의 주목효과를 봤지만 제품경쟁력과는 별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인지도를 올리는 차원에서면 성공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수십 억 원 들여 마케팅만 열을 올리는 것은 충성 고객을 만들어 매출로 연결 시키는 효과는 없다"고 말했다.

유통 공룡 '롯데쇼핑'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은 적은 존재감도 문제다.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쿠팡 24.5% 네이버 23.3% 쓱닷컴·지마켓 11.5% 11번가 7% 등이다. 롯데온은 집계조차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낮은 시장 점유율에 실적 역시 적자기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1년 2분기 322억원▲2021년 3분기 462억원 ▲2021년 4분기 285억원 ▲2022년 1분기 453억원▲2022년 2분기 945억원 ▲2022년 3분기 378억원 ▲2022년 4분기 240억원 ▲2023년 1분기 200억원 ▲2023년 2분기 210억원 등으로 9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편 나 대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유통 사업 쇄신을 위해 순혈주의를 깨고 등판시킨 외부 인재로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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