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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쇄신카드 꺼내나...'외부수혈' 김상현·정준호·나영호 거취는

김태동 기자 ㅣ tad@chosun.com
등록 2023.11.06 17:03

신세계그룹, 최대 규모 조직 쇄신…"철저한 성과 능력주의 인사"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3사 대표 교체…'안정 속 변화 추구'
롯데, 이달 말이나 12월 초 임원인사…신상필벌로 오너 의지 반영될 듯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9월 22일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그랜드 개관식에서 축사를 전하고 있다 / 뉴스1

유통 빅3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이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를 전면 교체하면서 롯데그룹의 연말 정기 임원 인사에도 시선이 쏠린다.

특히 '비(非)롯데' 출신으로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과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 나영호 롯데온 대표 등의 거취에 업계는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이들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유통 사업 쇄신을 위해 순혈주의를 깨고 등판시킨 외부 인재다. 하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실적 부진에 따른 책임론에 직면해 있다.

업계서는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롯데그룹이 대대적인 인적 쇄신 또는 문책성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사장 1명, 부사장 1명을 포함해 승진 17명, 전보 23명 등 총 40명이 대상이다. 현대백화점 대표이사에 정지영 사장이 이름을 올렸고, 현대홈쇼핑 대표에는 한광영 부사장, 현대L&C 대표에는 정백재 전무가 각각 내정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정기 임원 인사 핵심 키워드로 ‘안정 기조 속 미래 성장을 위한 변화 추구'를 꼽았다. 어려운 대내외 경영 환경을 감안해 조직을 확장하기 보다는 안정 기조를 바탕으로 내실을 꾀하는 동시에, 변화와 혁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그룹의 미래 성장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5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703억원으로 13.8%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256억원으로 52.3% 하락했다. 사업별로는 2분기 백화점 부문 매출액은 594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13억원으로 27.8% 줄었다.

면세점 부문은 매출이 1942억원으로 65.9%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8억원을 냈다. 지누스는 2195억원의 매출과 5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6.9%, 44.2% 하락한 수치다.

앞서 신세계그룹도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물갈이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매년 10월에 하던 정기 임원 인사를 지난 9월로 앞당기고 대표이사의 40%를 교체했다. 기존의 틀을 깨는 새로운 조직 운영 체계를 도입하는 한편, 우수한 젊은 인재들을 과감히 중용·배치해 새로운 도약과 미래 경쟁력 강화를 강력하게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신세계 대표이사로 신세계센트럴시티 박주형 대표를 내정했다. 박주형 대표는 신세계와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를 겸직하게 된다.

이마트 대표이사에는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인 한채양 대표를 내정했다.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등 오프라인 유통 사업 군은 '원(One) 대표체제'로 전환돼 한채양 대표가 대표를 맡는다.

신세계푸드와 신세계L&B는 신세계푸드 대표인 송현석 대표가 겸직해 시너지를 확대하게 된다. 신세계프라퍼티와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인 임영록 대표가 겸직하게 된다.

새로운 대표이사 운영구조도 도입했다. 신세계그룹은 리테일 통합 '클러스터'를 신설하고, 산하에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신세계프라퍼티, SSG닷컴, 지마켓을 편제시켜 보다 더 강력한 시너지와 실행력, 새로운 성과 창출을 도모한다.

또 예하 조직 및 본부장 운영에 있어서도 통합본부장 체계 도입, 시너지를 위한 하이브리드 조직체계, 업무영역별 과감한 세대교체를 단행하는 등 전반적으로 기존의 전통적 조직운영 방식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변화를 취했다.

신세계는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5759억원(-16.0%), 영업이익은 1496억원(-20.2%)을 기록했다. 상반기 누계 매출액은 3조 1393억원(-13.8%), 영업이익은 3020억원(-14.0%)을 거뒀다. 이마트는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530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견줘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조2711억원으로 1.7% 늘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조직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쇄신, 강화하고 새로운 성과 창출 및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과감한 혁신 인사를 단행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이달 말이나 12월 초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내년 3월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과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 나영호 롯데온 대표, 최홍훈 호텔롯데 월드사업부 대표, 노준형 롯데정보통신 대표 등이 인사 대상에 오를지 주목된다.

롯데그룹은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롯데쇼핑이 부진하며 계열사 신용등급이 줄강등되고 그룹 재계 순위가 5위에서 6위로 밀리면서 경영 위기감이 커진 상태다.

롯데쇼핑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조6222억원, 영업이익은 51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각각 7.2%, 30.8% 감소했다. 주력 사업인 백화점은 물론 이커머스, 홈쇼핑, 컬처웍스까지 계열사 전반이 부진했다. 백화점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은 660억원으로 36.9% 급감했다. e커머스 롯데온의 경우 영업손실 210억원을 기록, 9분기 연속 적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상무가 이번 인사에서 유통군에 데뷔, 승계 작업이 시작될 지도 관심사다. 신 회장은 지난 9월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그랜드 오픈식에서 신 상무에 두고 “유통을 포함해 국내·국외 사업 현장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언급키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앞서 인사에서 보듯 유통업 전반이 능력주의, 쇄신을 통한 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롯데그룹 역시 안정보다는 변화에 무게를 두고 새 판짜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부 인재를 적극 내세우기보다는 신세계나 현대처럼 내부, 공채 출신 위주로 재편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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