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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검도에 담아낸 마음…주종혁X문진승 '만분의 일초'

조명현 기자 ㅣ midol13@chosun.com
등록 2023.10.31 17:20

영화 '만분의 일초' 포스터 / 사진 : (주)더쿱디스트리뷰션,한국영화아카데미(KAFA)

'그날'에 머물러있는 재우가 '그날'에 이르게 한 태수를 향해 검을 겨눈다. 과연 재우는 손에 꽉 쥐고 있는 검에 힘을 뺄 수 있을까.

31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영화 '만분의 일초' 시사회가 진행돼 배우 주종혁, 문진승, 그리고 김성환 감독이 참석했다. '만분의 일초'는 검도 국가대표 최종 선발에 오른 재우(주종혁)가 그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든 태수(문진승)과 마주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김성환 감독은 '검도'라는 소재를 선택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과거 동국대 영화과에서 '대사가 없는 영화'를 준비한 경험이 있다. 당시 어떻게 비주얼로만 이야기할지를 고민하며 처음 느낀 것이 검도인 것 같다. 그 자체가 가진 비주얼, 사운드, 의복 등이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했다. 정말 찍고 싶은 소재가 있어도 이야기가 만나야 영화로 찍을 수 있더라. 검도를 늘 찍고 싶었는데, 거기에 담길 좋은 이야기를 찾기까지 시간이 걸렸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만분의 일초' 스틸컷 / 사진 : (주)더쿱디스트리뷰션,한국영화아카데미(KAFA)

'검도'라는 소재에는 '경기'보다 사람과 마음이 담겼다.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 권모술수 권민우로 알려진 주종혁이 '재우' 역을 맡아 복잡한 내면을 스크린에 옮겨낸다. 김성환 감독은 "호면을 쓰고도 감정이 전달되어야 하는데, 테스트 촬영만 해봐도 잘 보이지 않아 고민했다. 그때 주종혁을 알게 됐고, 그의 단편 영화를 보며 턱과 얼굴 한쪽 근육으로도 연기가 가능한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방송 전에 시나리오를 전했고, 촬영을 마치고 드라마가 방영될 당시 '만분의 일초'를 편집하고 있었다. 저도 주종혁도 시작을 함께했다"라고 캐스팅한 이유를 설명했다.

주종혁은 재우가 가진 태수에 대한 분노, 아버지에 대한 원망 등 복잡한 심경을 표현해 보고 싶은 마음에서 합류하게 됐다. 그는 "여러 복합적인 감정을 계속 참으면서 있는 인물이다. 그런데 연기하다 보면 한 번씩 폭발하려고 하더라. 주체가 안 될 때마다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했다. 호면 속 눈빛, 손 떨림, 숨소리 하나까지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 거기에서 재우의 내적인 마음들이 많이 표현되더라"라고 중점을 둔 지점을 밝혔다.

영화 '만분의 일초' 스틸컷 / 사진 : (주)더쿱디스트리뷰션,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재우의 가족과 연결되어 그의 분노와 적개심이 향하는 인물 태수는 배우 문진승이 맡았다. 김성환 감독은 "기적적으로 찾은 배우"라고 애정을 밝혔다. 이어 "목소리와 말하는 톤이 원하는 톤이었다. 태수는 젠틀하며, 악역 같으면서도 카리스마가 있는 인물이다. 이번 작품을 하며 배우와 스태프 복을 받은 것 같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문진승은 '만분의 일초'의 시나리오 첫인상을 "만화적인 성장 스토리"라고 느꼈다. 그는 "태수 역에 대해 인간적인 모습도 가진 매력적인 인물이라고 느꼈다. 단순히 외형적이거나 검도하는 모습에서 차가운 모습만 그린 것이 아니라, 두건을 잃어버린 모습 등에서는 인간적인 모습도 담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영화 '만분의 일초' 스틸컷 / 사진 : (주)더쿱디스트리뷰션,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주종혁과 문진승은 '만분의 일초'를 통해 처음 검도를 접하게 됐다. 주종혁은 "촬영 시작 두 달 전부터 검도 체육관에서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 검도를 영상으로 접할 때, 두 달이면 어느 정도 따라 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실제 선수들을 보니 그 기세와 자세가 두 달로는 해낼 수 없을 것 같았다. 검도가 정적인 스포츠라고 생각했는데 굉장히 역동적이더라. 그러면서도 끝난 후 묵상할 때는 고요하고 마음이 차분해졌다. 그런 매력을 느끼고, 검도를 계속해 볼 생각이다"라고 작품을 통해 검도의 매력에 흠뻑 빠진 모습을 보였다.

김성환 감독은 '만분의 일초'를 통해 담은 지점에 대해 전하기도 했다. 그는 "재우가 성장을 할지, 머무를지는 그의 결정이다. 다만, 별것 아닐 수 있지만, 한 번쯤 놓아본 한 순간의 짧은 경험을 해본 사람과 아닌 사람은 큰 차이가 있을 거다. 스스로 노력했고, 싸웠고, 심지어 자신이 가장 감정적으로 적대한 상대에게도, 아버지에게도 무언가를 배우려고 했던 재우의 노력이 마지막 순간, 정말 짧은 순간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작동하도록 만들었을 수 있다. 그가 살아오며 쌓아둔 것들이 선물 같은 기적으로 찾아왔을 거로 생각하며 연출했다"라고 전했다.

한편, 꼭 쥐고 있는 검을 살짝이라도 놓아본 그 찰나의 순간을 담아내며 살아가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선사할 영화 '만분의 일초'는 11월 15일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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