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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진출 '공룡' 현대차·기아, '시장 신뢰도 높인다'

임주희 기자 ㅣ ju2@chosun.com
등록 2023.10.25 17:25

5년 10만km 무사고 차량 한정 판매
신차처럼 탈바꿈해 판매…200여개가 넘는 품질 인증 검사 도입
신차 고객과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 제공
기존 중고차 시세 대비 높은 가격대 형성

기아 국내사업본부장 권혁호 부사장이 EV6 인증중고차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기아 제공

현대자동차·기아가 인증중고차사업을 론칭하며, 중고차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양사는 정보의 투명성과 제조사의 품질 보증 등 고객이 믿고 살 수 있는 중고차를 판매해 중고차시장의 선진화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기아는 25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 컨벤션에서 기아 인증중고차 미디어 데이를 개최하고 인증중고차사업 론칭을 선언했다. 기아는 내달 1일부터 모바일과 웹 사이트를 통해 자사 브랜드 중고차 매입 및 판매에 나선다. 현대차·제네시스는 지난 24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대차·기아의 초기 매물로 나온 중고차는 전시 및 시승·업무용으로 운영되던 차량과 직원들에게 미리 매입한 차량이다. 현대차·기아는 인증중고차사업을 개시하기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미리 사이트를 오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기아의 직원들은 2~3년에 한 번씩 할인을 받아 자사 차량을 구매할 수 있기에 상대적으로 좋은 매물이 나올 수 있다. 아직 일반 고객에게 매입해 판매 중인 차량은 없다.

현대차 인증중고차 양산센터 상품화동에서 상품화 전담 인력이 매입한 중고차에 대해 272개 항목의 정밀진단을 진행하고 있다./현대차 제공

현대차·기아는 판매 대상을 5년 10만km 무사고 차량으로 한정 지었다. 또한 완성차 제작·관리 노하우를 접목해 이전 오너의 흔적을 지우고 신차와 유사한 상태로 탈바꿈해 시장에 내놓는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인증중고차 전용 상품화센터를 경남 양산과 경기도 용인 두 곳에 마련했다. 기아는 상품화 전문 기업과 협업해 작업장에 기아의 직원이 상주하며 검수부터 출고까지 책임진다.

제조사가 직접 꼼꼼하게 품질 인증을 한다는 것도 신뢰성 제고에 긍정적이다. 제네시스는 287개 항목, 현대차는 272개 항목에 걸친 진단·검사를 거쳐 품질 인증을 받고 판매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스마트 진단 장비가 사용된다. 정밀진단에 따른 품질 개선 이후 최종 점검을 추가로 진행하는 등 모든 검사 항목을 통과한 차량에 한해서만 공식 인증 마크를 부여한다.

기아는 '완성차 품질관리시스템'을 기반으로 기아만의 정밀한 상품화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검수 항목은 200개에 이르며 기아 오토랜드의 PDI(차량 인도 전 검사) 리스트를 중고차에 맞게 새롭게 구성한 것이다. 아울러 고객에게 차량을 인도하기 전에 시트 보호 커버 등을 씌워 마치 신차를 산 것 같은 만족감을 선사한다.

현대차·제네시스 인증중고차 모바일 앱 '내차사기' 서비스 화면./'현대/제네시스 인증중고차' 앱 캡쳐

현대차·기아의 중고차는 모두 모바일 또는 웹으로 만나볼 수 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정보의 투명성과 고객의 편의성을 증대하기 위해 비대면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현대차·기아 인증중고차를 구매하거나 팔기 원하는 고객은 여러 곳을 방문해 견적을 뽑을 필요 없이 전 과정을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다.

인증중고차를 구매했다면 신차를 구매한 것과 같은 서비스와 멤버십도 누릴 수 있다. 현대차·기아는 신차와 동일하게 전국 직영 서비스센터 차량 관리를 제공한다. 또한 멤버십 포인트와 커네기드 카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고객이 주문한 차량을 배송받고 운행을 했더라고 차량을 환불할 수 있기도 하다.

다만 차량에 대한 품질과 서비스를 보장하는 만큼 가격은 올라간다. 현재 판매 중인 현대차의 인증중고차 가격은 중고차 시세보다 200만~600만원가량 비싸다. 품질 검사를 통해 상태가 좋은 매물만 취급한다는 점, 신차와 유사하게 수리해 판매한다는 점이 높은 가격 형성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고객이 자신의 중고차를 현대차·기아에 판매할 때도 작용한다. 매입 조건이 까다로운 만큼 충족한 차량은 시장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기존 중고차 시장에 현대차·기아가 진출하면서 상생이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현대차·기아는 "매입 과정에서 비인증중고차로 나오는 차량을 중고차 시장에 공급하고, 각 지역의 중소매매업자들과 지속 협의하는 등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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