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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3년㊤]내연기관 '패스트 팔로워'서 모빌리티 '퍼스트 무버'로

임주희 기자 ㅣ ju2@chosun.com
등록 2023.10.12 09:00 / 수정 2023.10.13 09:26

정의선 혁신 리더십, 현대차 그룹 글로벌 3위로 견인
전기차 판매 2위 만든 전동화 전략 진두지휘
'포티투닷' 인수 등 SDV 고도화 박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현대차 제공

오는 14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취임 3주년을 맞이한다. 정 회장이 운전대를 잡은 현대차·기아는 터보엔진을 장착하고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연 매출은 200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은 5배가량 증가했다. 패스트 팔로워에서 글로벌 3위의 게임 체인저가 되기까지 정 회장이 그동안 일궈온 성과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지난 2020년 10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정몽구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의 지휘봉을 잡았다. 정 명예회장은 현장경영·품질경영으로 현대차그룹을 글로벌 5위 완성차 업체로 성장시켰다.

'혁신 리더십'을 앞세운 정 회장은 현대 헤리티지의 방향을 바꾸고 있다. 시장에서는 내연기관 시대 패스트 팔로워 전략에 익숙했던 현대차그룹을 전동화·모빌리티 시대의 '퍼스트 무버'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이 이끄는 현대차그룹은 전동화 전환에 가장 적극적인 완성차 업체로 꼽힌다. 내연기관차에는 더 이상 미래가 없다고 판단한 그는 전기차·자율주행·SDV 등으로 대표되는 미래 모빌리티로 나아가기 위한 전략을 세웠다.

아직 글로벌 유수의 완성차 업체가 전동화로의 전환을 망설이고 있을 때 정 회장은 과감한 결단과 도전으로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전략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우수한 품질의 전기차를 개발하기 위해선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있어야 한다고 봤다. 현대차그룹 최초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는 그렇게 탄생했다. 정 회장은 전용 플랫폼 개발을 과감히 밀어붙였으며 주요 단계마다 직접 점검했다.

또한 신기술 적용도 적극 주문해 V2L, 초급속 충전 시스템 등 고사양 장치를 E-GMP에 기본 탑재했다. 정 회장은 "전동화 시대에는 모든 업체들이 공평하게 똑같은 출발선상에 있다"며 "경쟁 업체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성능과 가치로 전 세계 전동화 시장을 선도하자"고 강조했다. 그 결과 아이오닉 5와 EV6 등 현대차·기아의 전기차는 글로벌 상을 휩쓸며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떨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시장에서 지난해 전기차 판매 2위를 기록했다. 선진시장인 미국에서는 올해 상반기 3만8427대를 판매하며 GM(3만6322대)을 제치고 2위에 등극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아이오닉 5의 현지 출시 1년 만에 전기차 1위 업체에 올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현대차 제공

정 회장의 도전은 전기차에서만 국한되지 않았다. 그는 "향후 모빌리티 시장의 성패는 소프트웨어 역량에 달렸다"며 SDV(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진화하는 자동차) 고도화에도 박찼다. 현대차그룹을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모빌리티솔루션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SDV로 전환할 계획이다. 모든 차종에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기본 적용하며,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체계 하에 새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M(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과 'eS(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적용한 차량을 선보일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18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9월 자율주행 등 차량용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포티투닷'을 인수해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의 구심점으로 삼았다. 현대차·기아는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했다.

물론 아직 현대차그룹의 SDV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미비하다는 지적도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미래 먹거리로 잇따라 뛰어들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최상위권 업체와의 간극이 벌어져 있다는 분석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정몽구 명예회장이 카리스마와 순혈주의로 그룹을 이끌었다면 정 회장은 수평동등구조로 바꾸면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그룹을 탈바꿈하고 있다"며 "그룹 차원의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이 아직 부족하다는 과제도 있지만 앞으로의 국가 경제를 이끌 국내 오너 중 가장 촉망받는 총수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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