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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신상필벌' 쇄신...롯데 신동빈은?

김태동 기자 ㅣ tad@chosun.com
등록 2023.09.21 18:11

신세계 계열사 대표 9명 교체 인사... 안정보다 쇄신 무게
롯데그룹, 11월 복지부동 보단 쇄신 무게...대대적인 인사이동 '촉각'

(왼쪽부터)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각사 제공

신세계그룹이 예년보다 이른 9월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고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나선 가운데 업계의 시선은 유통 라이벌 롯데그룹 인사에 쏠리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파격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한 이유로 '실적 부진에 따른 문책성'과 '경영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이 꼽히는데 롯데그룹도 롯데쇼핑 등 여러 계열사의 경영 실패에 대한 업계의 평가가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고, 영업손실 실적이 이를 뒷받침하면서 사면초가에 놓인 상황이다.

롯데그룹은 양대 축이자 모태 역할을 해온 롯데쇼핑발 부진 쓰나미에 휘청였다. 신동빈 회장 표 외부 출신 '용병'들의 전략 부재로 실적 부진은 물론 업계 선구자란 직위마저 흔들리고 있다. 다수의 근시안적 인수합병, 무리한 사업 확장은 재무부담으로 이어졌고, 결국 피해는 구조조정 등 직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업계서는 신동빈 회장의 안일한 '전략'과 순혈주의를 깬 인사가 실패의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과 함께 제대로 된 '인재 기용'에 따른 쇄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이미 작년 인사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경영진 40% 교체한 신세계...인적 쇄신 '박차'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전날 변화와 쇄신·시너지 강화·성과 총력 체제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그룹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와 신세계 대표이사 등을 동시에 교체하는 고강도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그룹 내 대표의 40%를 교체하는 ‘역대급 신상필벌 인사’ 조치다.

이마트와 SSG닷컴을 맡던 강희석 대표가 물러났고, 2025년 3월까지 임기가 남은 손영식 신세계 대표도 교체됐다. 이밖에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들도 줄줄이 교체됐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대표이사에는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인 한채양 대표를 내정했다.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등 오프라인 유통 사업 군은 '원(One) 대표체제'로 전환돼 한채양 대표가 대표를 맡는다.

신세계 대표이사로 신세계센트럴시티 박주형 대표를 내정했다. 박주형 대표는 신세계와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를 겸직하게 된다.

신세계푸드와 신세계L&B는 신세계푸드 대표인 송현석 대표가 겸직해 시너지를 확대하게 된다. 신세계프라퍼티와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인 임영록 대표가 겸직하게 된다.

또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에는 신세계 신성장 추진위 이석구 대표를 내정했고, 마인드마크 대표에는 콘텐츠 비즈니스 전문가인 김현우 대표를 외부 영입해 대표로 내정했다.

더블유컨셉코리아 대표에는 이주철 지마켓 전략사업본부장을 내정했다.

이와 함께 새로운 대표이사 운영구조도 도입했다.

신세계그룹은 리테일 통합 '클러스터'를 신설하고, 산하에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신세계프라퍼티, SSG닷컴, 지마켓을 편제시켜 보다 더 강력한 시너지와 실행력, 새로운 성과 창출을 도모한다.

또 예하 조직 및 본부장 운영에 있어서도 통합본부장 체계 도입, 시너지를 위한 하이브리드 조직체계, 업무영역별 과감한 세대교체를 단행하는 등 전반적으로 기존의 전통적 조직운영 방식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변화를 취했다.

이번 인사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열사 전반이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나온 질책성 인사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실제 이마트는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530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견줘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조2711억원으로 1.7% 늘었다. 이마트의 별도기준 2분기 총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한 3조 9390억원, 영업손실은 258억원이다.

신세계는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14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57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4.3% 감소한 787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누계로는 매출이 3조1393억원, 영업이익이 302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3.8%, 14.0% 줄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조직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쇄신, 강화하고 새로운 성과 창출 및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과감한 혁신 인사를 단행했다"며 "앞으로도 철저한 성과 능력주의 인사를 통해 그룹의 미래 준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흔들리는 롯데쇼핑...신동빈 결단 내릴까

신세계가 한 달 빠른 정기 인사로 기존 대표이사를 줄줄이 물갈이하면서 경쟁사인 롯데그룹 인사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롯데그룹은 이르면 다음 달에 정기 인사가 진행될 거란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신동빈 롯데 회장이 순혈주의를 깨고 등판시킨 김상현(전 홈플러스 부회장) 롯데쇼핑 부회장이 구원투수 역할은 커녕 부진을 거듭하면서 롯데 공채들에게는 오히려 실망감을 안겼다. 김상현 부회장 체제 이후 롯데쇼핑은 실적 악화를 면치 못하고 있다.

롯데쇼핑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조6222억원, 영업이익은 51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각각 7.2%, 30.8% 감소했다. 주력 사업인 백화점은 물론 이커머스, 홈쇼핑, 컬처웍스까지 계열사 전반이 부진했다. 백화점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은 660억원으로 36.9% 급감했고, 홈쇼핑과 컬처웍스도 각각 두 자릿수 이익이 줄었다.

여기에 최근 몇 년간 롯데머티리얼즈, 한샘, 미니스톱 등 다수의 입수합병과 무리한 사업 확장 등이 재무부담으로 돌아왔다. 앞서 롯데쇼핑은 보유한 수천억원 규모의 부동산 자산 매각에도 나섰지만 재무구조를 자력으로 선순환 시키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인력 효율화를 통한 실적 개선을 이유로 롯데홈쇼핑을 포함한 주요 계열사 희망퇴직을 받으면서 직원들의 사기는 땅바닥으로 내려 앉았다.

특히 롯데는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은 이커머스 사업에서 도태돼 순위권에서 벗어나는 수모를 겪었다. 또 외부 수혈로 영입한 나영호(전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 본부장) 대표 역시 사실상 업계 꼴지로 뒤처지면서 롯데공채들 사이에서는 충성한 결과 토사구팽 당했다는 자조가 나온다.

나영호가 리드한 롯데온은 2분기 영업손실 210억원을 기록, 9분기 연속 적자라는 기록을 세웠다.

앞서 신동빈 롯데 회장은 2020년 3월 5일자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쿠팡에 대해 "매년 1조원이상 적자를 내고도 주주로부터 보전 받을 수 있는 기업하고는 경쟁하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쿠팡에 적수가 되지 못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한편 롯데그룹 안팎에서는 기존 보다 한달 빠른 11월 인사설이 나오고 있다. 특히 사업군별로 운영되는 헤드쿼터(HQ)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있어, 2년여 만에 조직 체계를 전면 재편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실패를 반면교사 삼지않고 옹고집으로 기존 인사를 고수할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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