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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뷰] 뚜껑 덮고 즐긴 '코첼라'의 맛…또 성장한 블랙핑크, '앞으로'는 어떨까

하나영 기자 ㅣ hana0@chosun.com
등록 2023.09.17 22:26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야외는 아니었지만, 야외 못지않았던 페스티벌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블랙핑크가 고척스카이돔에서 코첼라 페스티벌, 그 이상의 무대를 선사했다.

지난 16일과 17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는 블랙핑크 월드투어 'BORN PINK'의 피날레 공연(BLACKPINK WORLD TOUR [BORN PINK] FINALE IN SEOUL)이 펼쳐졌다. 지난해 첫 여정의 시작을 알렸던 서울에서, 다시 마지막을 장식하게 된 것.

블랙핑크는 작년 10월부터 앙코르 공연을 포함해 북미,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중동 등 34개 도시에서 64회 차에 달하는 걸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어를 전개, 이번 서울 공연의 3만 5천 명을 더해 총 180만 관객을 동원하는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우게 됐다.
 
이번 공연은 국내 팬들의 시작과 끝을 함께 완성하는 자리인 동시에 약 1년여간의 공연을 총 집약한 축제의 자리로, 특히 뜨거운 화제를 모았던 코첼라의 일부 퍼포먼스를 구성에 적극 활용, 당시의 전율을 국내에서도 오롯이 재현해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다.

조명이 암전 되자 말 그대로 '블랙핑크'로 공연장이 변했다. 까만 어둠 속 팬들의 응원봉만이 핑크빛으로 빛을 냈고, 이내 'Pink Venom'을 장착한 블랙핑크가 등장했다. 특히 코첼라의 퍼포먼스뿐 아니라, 당시 무대 구성을 고척스카이돔에 그대로 연출해낸 것은 물론, 폭죽과 다양한 꽃 가루를 쏘아 올리며 본격적인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1년이 지나 서울에서 두 번째 공연을 하게 됐다. 정말 기쁘고 행복하다"라는 짧은 멘트에 이어 블랙핑크는 'How You Like That', 'Pretty Savage', 'Kick It'까지 쉴 틈 없이 무대를 이어갔다. 특히 블랙핑크 멤버들은 고척스카이돔의 지붕을 뚫을 듯, 놀라운 라이브 실력을 자랑했다. 이처럼 라이브를 소화하면서도 안무 역시 놓치지 않았다. 특히 의자를 활용한 안무는 많은 한층 더 성숙해진 블랙핑크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리사는 "어제보다 함성 소리가 더 큰 것 같아요. 덕분에 저도 모르게 에너지가 막 올라왔다"라며 팬들의 환호에 만족을 전했고, 지수는 "끝까지 이 에너지로 달려봅시다"라고 말했다. 로제는 "오늘이 저희 블랙핑크의 마지막 공연"이라며 1년간 해온 투어의 마무리를 짓는 "특별한 날"이라고 언급했다. 제니는 "블링크가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서운하다"라며 팬들을 일으켜 세운 뒤 함께 주고받는 멘트를 나누며 본격적인 웜업을 마쳤다.

매 공연 뜨거운 화제를 모았던 블랙핑크의 솔로 무대가 이어졌다. 먼저 블랙핑크 중 가장 먼저 솔로 곡을 발매했던 제니는 도입부에 'SOLO'를 활용해 무대를 시작, 'YOU & ME' 무대까지 선사했다. 또한 지난 공연 당시 커버 무대를 선보였던 지수는 지난 3월 발매된 첫 솔로 앨범 'ME'의 수록곡인 'All Eyes On Me'와 타이틀곡 '꽃 (FLOWER)' 무대를 선보였다.

솔로곡 무대를 마친 뒤 의상을 체인지 하는 시간에서 VCR이 아닌, 댄서들의 안무가 펼쳐지며 시간을 벌었다. 투어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날인 만큼, 댄서 역시 최다 인원을 투입, 다양한 퍼포먼스를 만날 수 있었다. 이후 다시 무대에 오른 블랙핑크는 'Kill This Love' 무대를 펼친 뒤 팬들에게 "여러분들이 우리를 도와서 노래를 불러줘야 한다"라며 'Lovesick Girls'에서 "LOVE"를 외쳐달라고 했다. 이에 팬들은 블랙핑크와 함께 무대를 완성하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로제는 "이렇게 많은 분들께서 저희의 마지막 공연까지 응원을 하러 와주셔서 정말 행복한 것 같다. 첫 공연이 갑자기 기억에 나는데 그때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어느덧 두 번째 월드투어까지 개최하고 마지막을 서울에서 하게 됐다. 정말 행복하고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제니는 "콘서트의 끝을 달려가며 정말 이때까지와 달리 한 단락이 끝날 때마다 마음이 뭉클해진다"라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밖에도 다양한 히트곡과 팬들의 사랑을 받은 수록곡 등의 무대를 선보인 블랙핑크는 마지막 곡이라며 'Forever Young'을 선사했다. 블랙핑크가 내려가자 팬들은 큰 목소리로 '앙코르'를 외쳤고, 다시 등장한 블랙핑크는 무대가 아닌 토롯코를 타고 팬들과 좀 더 가까운 곳에서 눈을 맞추고 손인사를 건넸다.

지수는 "1년 전 서울에서 공연을 시작해 지금 여기에서 피날레를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끝까지 좋은 추억으로 마무리를 할 수 있게 해준 블링크에게 정말 고맙다. 이번 공연을 하면서 정말 여러 생각이 들었다. 다 같이 1년 동안 투어하면서 아무도 안 아프고 건강하게 잘 마무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정말 블링크도 블랙핑크도 고생했다"라는 말로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리사는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어왔다며 직접 핸드폰을 보고 읽으며 진심을 전했다. 특히 글 말미에 적힌 "이런 멋진 경험을 하게 해준 블링크 정말 사랑하고, 저의 20대를 함께 빛내주셔서 감사하다"라는 말은 팬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끝으로 제니는 "멤버들한테 정말 수고했다고 말을 하고 싶다. 정말 다사다난했는데, 서로를 이끌어준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저희가 데뷔 7주년을 맞이했는데, 그 시간을 돌아보면 막상 한국에서 많은 팬들을 만나지 못했던 것 같아서 공연 피날레는 서울에서 하고 싶었는데 이뤄져서 행복하다. 이 자리를 빛내준 모든 분들께 감사를 전하고 싶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블링크 여러분 언제나 저희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저희는 멋있는 블랙핑크가 되어 보도록 하겠다"라며 앞으로를 기약했다. 제니의 소감까지 마친 뒤 지수는 "정말 마지막을 향해 가볼까요"라며 "이럴 때를 위한 노래다. '마지막처럼' 춤을 춰봅시다"라며 공연의 끝까지 뜨거운 텐션을 유지했다. 이렇게 길다면 길었던 블랙핑크의 투어는 끝을 맺었다.

최근 재계약 기간을 맞으며 많은 팬들의 염려를 사고 있는 블랙핑크다. 이와 같은 상황 속 직접적인 재계약에 대한 언급은 피했지만, '앞으로'를 약속한 이들의 이야기가 계속될 수 있을까 많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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