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틀조선TV 유튜브 바로가기

한국앤컴퍼니그룹, 조현범 회장 부재로 미래 전략 '큰 그림' 한계

임주희 기자 ㅣ ju2@chosun.com
등록 2023.09.15 17:24

빠르게 변화하는 모빌리티 업계에서 표류

한국앤컴퍼니그룹(구 한국타이어그룹)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지난해 실적 개선의 좋은 흐름을 이어갈 모멘텀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3월, 그룹 총수 조현범 회장의 법정구속 이후 경영공백 상태가 이어지자 신규 투자, 대전공장 복구 대책 등 중대한 결정들이 유보됐고, 사실상 반년 이상 회사가 ‘정체’ 상태에 놓였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앤컴퍼니그룹은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성장해 시스템을 갖춘 회사이므로 총수 부재로 진행 중인 사업들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지만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미래 대응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최근 전기차, 자율주행 등 빠르게 변화하는 모빌리티 업계에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투자와 신사업 추진에 대한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수적이다.

조현범 회장은 그동안 한국타이어를 포함한 한국앤컴퍼니 그룹을 이끌며 각종 인수합병(M&A)과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 왔다. 2021년 캐나다의 초소형 정밀기계 업체 2000억여원 인수, 2022년 총투자금 2000억 이상 규모의 충남 태안 '한국테크노링' 준공, 같은 해 발표된 총 2조원 규모의 미국 테네시 공장 증설 등 대규모 투자가 오너가인 조현범 회장의 추진력으로 결실을 맺었다.

‘한국테크노링’ 준공 환영사에서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누구보다 가슴 깊이 느끼고 있다"며 "급변하는 모빌리티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활용하기 위해 한국테크노링을 완공했다"고 말할 만큼 혁신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신성장 동력 발굴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왔다.

실제로 조현범 회장이 자리를 비운 이후 신규 투자에 대한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현재 한국타이어는 타이어 기업을 넘어 모빌리티 기업으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산업계 전반에 새로운 성장원을 찾지 못하면 한순간에 시장에서 뒤처지고 실적 둔화의 늪에 빠질지 모른다는 위기감도 공존하는 시점이다. 최근 롯데그룹 등을 보더라도 적기에 온라인쇼핑 투자를 놓치는 바람에 기존 마트를 매각하는 등 위기를 겪고 있다.

더욱이 세계 타이어 시장 순위 7위인 한국타이어는 매출의 85% 이상을 해외에서 발생시키는 대표 수출 기업이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거대 기업들과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빠른 의사 결정에 기반한 지속적인 투자 등 수장의 존재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또한 모든 기업들이 업종을 넘어선 신규 투자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속도와 타이밍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단 며칠 고민하는 사이 투자 대상 기업의 가치가 치솟아 유망 사 투자 기회를 놓쳤다는 기업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그룹 수장 없이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업계에서 조현범 회장의 경영공백 장기화를 우려할 수밖에 없다.

이 밖에도 주가는 기업의 현재 실적 뿐 아니라 미래가치와 그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는 지표다. 현재의 주가 흐름은 투자자들이 조현범 회장의 부재로 신속한 투자와 시장 개척, 성장동력 확보가 어렵다는 분석을 내고 있음을 방증한다.

화재가 발생한 대전공장 관련 대책도 조현범 회장 공백 상태에서는 쉽게 결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소된 공장을 재건하기 위해서는 신규 건립에 못지 않은 투자가 필요하다. 최고 결정권자가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이 정도 대규모 투자하려면 전문경영인의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한데 한국의 직장 문화상 리스크를 감당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신기사


    최신 뉴스 더보기


        많이 본 뉴스

          산업 최신 뉴스 더보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