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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AI 좌표 中]연구개발 국가경쟁력 뒤처지는데…기업별 투자액 차이 극명

강나윤 기자 ㅣ muse@chosun.com
등록 2023.09.14 13:48

국내 기업의 글로벌 AI 학회 논문 채택 건수 17위‧18위, 구글의 5%
‘AI 신사업’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 비중, 매출 25%에서 1%로 큰 편차

인공지능 관련 이미지./펙셀스 제공

글로벌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가 개막했다. 한국의 AI 경쟁력은 최상위권이다. 빅테크 기업은 물론 통신사도 경쟁에 뛰어면서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AI 인재 경쟁력은 AI 선진국에 비해 떨어진다. 기업 간 역량이나 투자금 사이의 간극도 크다. 디지틀조선TV는 세 편에 걸쳐 현재 한국 AI 산업의 위치를 짚어보고, 문제점에 대한 대안을 모색한다. <편집자주>

국내 인공지능(AI) 종합 경쟁력은 전세계 상위권인 반면, 연구개발 경쟁력은 글로벌 빅테크에 뒤처지고 있다. 글로벌 순위보다도 규모 면에서 밀리고 있는 것이다. AI를 미래 먹거리로 선언한 대기업 사이에서도 연구개발 투자액 차이가 큰 상황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AI 종합 경쟁력이 6위인 것에 비해 원천기술인 연구개발 경쟁력은 아직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최근 1년간 글로벌 3대 AI 학회에 채택된 논문 2759건을 분석한 결과, 국내 기업의 채택 건수는 20위 안에 턱걸이하는 데 그쳤다. 삼성이 32건으로 17위, 네이버가 28건으로 18위를 기록했다.

구글, MS, 메타, 아마존 등 굵직한 글로벌 테크 기업이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1위인 구글의 논문 채택건수는 541건으로 압도적이었다. 검색 시장에서 국내외 빅테크와 AI 경쟁을 해야 하는 네이버의 채택 논문 건수는 구글의 5%에 불과했다.

CEO스코어는 “결과적으로 국내 기업의 AI 연구개발(R&D) 경쟁력이 글로벌 빅테크들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며 “전체 AI 투자규모도 미국, 중국 등 주요 국가 대비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는 AI 종합 투자액은 31억 달러로 6위지만, 474억 달러의 미국이나 134억 달러의 중국과 규모 면에서 차이난다.

글로벌 3대 AI학회 채택 논문 상위 20개 기업./CEO스코어 제공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빅테크에 비해 한 발 늦은 올 하반기에 AI 경쟁 본격화에 나섰다. SKT ‘에이닷’,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엔씨소프트 ‘바르코 LLM(거대언어모델)’ 출시에 이어 10월 공개를 앞둔 KT ‘믿음’,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는 카카오 ‘코GPT 2.0’ 등이 경쟁에 참전한다. LG유플러스는 LG의 ‘엑사원’을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다.

기업별 연구개발 투자에서도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네카오가 AI 등 연구개발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네이버와 카카오가 투입한 연구개발 비용은 각각 9650억원과 5447억원이다. 이는 각사 매출에서 각각 20.6%, 14.4% 수준이다.

양사의 연구개발비는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올 상반기 집행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네이버는 15.15%, 카카오는 6.58%씩 늘어났다. 카카오는 네이버의 절반 수준이지만, 지난해 통틀어 1조원 넘는 비용을 R&D에 쓰며 역대 최대 비용을 집행했다. 네이버 역시 작년 1조8090억원을 연구개발 비용으로 사용했다.

게임사 최초로 2011년부터 AI 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엔씨소프트는 지난 상반기 약 2270억원을 연구개발 비용으로 투자했다. 매출 대비 25% 규모다. 전년 동기 연구개발비인 2318억원에 비해 다소 줄었으나, 매출액 대비 비중은 9%p 증가했다.

이에 반해 마찬가지로 AI 신사업에 승부를 걸었다는 통신3사가 연구개발에 투자한 비중은 초라하다. SKT는 매출 대비 1.99%인 1730억원, KT는 0.81%인 1054억원, LG유플러스는 0.82%인 568억원을 썼다. 통신3사의 상반기 매출은 28조원을 넘는다. 통합 매출대비 연구개발비가 1%를 간신히 넘기는 것이다.

통신사의 AI 사업은 인프라나 설비투자 비중이 크다는 면에서 플랫폼 기업과 구별되는 지점이 있다. 그럼에도 통신 3사 모두 올해를 AI 기반 사업 확대의 원년으로 삼은 것을 반추하면 연구나 투자가 미흡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전문가는 “원천 기술에 대한 경쟁력은 주로 논문으로 평가되는데, 아직 국내에서는 국제적으로 채택된 AI 논문 수가 많지 않다”며 “한국이 미국, 중국만큼 AI에 대한 몸집을 키우려면 근시안적 안목에서 벗어나 근간이 되는 기술 연구에 더욱 투자하고 기술력을 다져나가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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