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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다임 변화 이끌자'…각성한 KT, 신사업 핵심은 ‘협력’

강나윤 기자 ㅣ muse@chosun.com
등록 2023.09.07 17:11

김영섭 대표, “통신업계, 빅테크 기업과 대등한 역량 키워야”
글로벌 AI 동맹, 스타트업 육성 등 ‘협력’으로 승부수

KT 김영섭 대표가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GSMA M360 APAC 콘퍼런스에서 ‘통신사 주도 디지털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KT 제공

KT가 통신을 통한 인프라 구축을 넘어서서 디지털 업계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협력을 통한 생태계 구축을 강조했는데, 기존 국내외 AI 동맹과 스타트업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7일 김영섭 KT 대표는 ‘모바일360 아시아태평양(M360 APAC)’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통신사업자들의 사업 방향이 인프라 구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통신사업자의 기술을 근간으로 하는 빅테크 기업의 신기술이 디지털 생태계를 바꾸는 동안 정작 통신업계는 주도권을 빼앗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외부의 힘에 의한 ‘강제혁신’에 처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며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영역에서 대등한 IT 역량을 축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T는 작년 발표한 ‘역동적 혁신 성장을 위한 미래계획’에서 미래 먹거리로 AI, 로봇, 클라우드, 미디어·콘텐츠 등 디지코 분야 전반을 점찍었다. 더불어 2026년까지 5년간 네트워크, 디지코, 벤처·스타트업 분야에 총 2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KT는 빅테크 기업들의 연이은 참전으로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AI 경쟁에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연내 출시를 목표로 초거대 AI ‘믿음’을 개발하고 있는데, 매개변수가 2000억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KT의 AI 경쟁력 강화 핵심 방안은 ‘협력’이다. 2020년 산·학·연 동맹인 ‘AI 원팀’을 구축, 자체 AI 생태계를 꾸리고 있다. 더불어 지난해 ▲반도체 설계 업체 리벨리온 ▲인프라 솔루션 업체 모레 ▲교육업체 콴다 ▲AI 핀테크 기업 투디지트 등 4개 파트너사 등에도 투자하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을 아우르는 ‘AI 풀스택’을 갖췄다.

더불어 KT는 세계 최고 수준의 AI 연구기관인 캐나다 벡터 연구소와 초거대 AI ‘믿음’의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연구소는 딥러닝 창시자이자 AI 4대 석학 중 한 명인 제프리 힌튼 교수가 공동 설립, 수석 자문관으로 참여하는 기관이다. 양사는 지난해 9월 연구개발 및 사업 협력을 위해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또 김 대표는 통신사업자들에 기술혁신 스타트업과의 제휴 및 입수합병를 적극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KT를 포함한 31개 통신사와 함께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 오픈 게이트웨이에 참여, 개방형 API 시장을 열고 있다”며 “AI반도체, AI인프라 소프트웨어, 버티컬 데이터를 보유한 스타트업들과 함께 AI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정부와 함께 첨단 미래산업 스타트업 육성에도 돌입한 상태다. 매년 10대 초격차 분야 유명 스타트업사를 발굴, 기업당 최대 11억원 규모로 지원한다. 올해부터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브릿지 랩’도 운영하고 있는데, 협력과 투자를 통한 아이템 사업화 등 스타트업과의 동장 성장을 모색한다.

김 대표는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적으로 속도 경쟁이 벌어지는 시점에서 승부를 보고 살아남으려면 외부와 협력이 필요하다”며 “두 회사가 손잡아 나오는 결과물이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가 되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김 대표는 취임 이틀 만에 이른바 ‘이권 카르텔’로 지목된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 신현옥 경영지원부문장의 보직을 해제했다. 이에 일각에선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 등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연말 대규모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다. 통상적 수준에서 해임, 신규 채용이 있겠지만 과거 CEO 교체 때처럼 수천 명에 달하는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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