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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 규모 노조 리스크…현대차, 실적 브레이크 밟나

임주희 기자 ㅣ ju2@chosun.com
등록 2023.09.07 15:10

노조, 사측이 제시한 임금안 납득 못해…파업 카드 꺼낼 가능성 ↑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판매 실적과 연결…영업손실 1조원 추정

서울 서초구 현대차 양재동 본사./뉴스1

반도체 불황 속에서 3개 분기 연속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하며 수출을 이끌던 현대자동차에 파업 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장기화 되면서 노조가 파업 카드를 꺼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현대차는 1조원에 달하는 영업 손실을 떠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사측과 노조는 최근 연달아 진행된 19차·20차 교섭에서도 의견이 대립하며 임단협 난항을 이어가고 있다.

사측은 지난 5일 열린 19차 본교섭에서 올해 첫 임금안을 제시했다. ▲기본급 10만1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급 300%+1150만원(지난 3월 이미 지급한 특별성과금 400만원 포함)+주식 10주 지급(지난 3월 이미 지급) 등을 골자로 한다.

사측이 올해 교섭에서 임금안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본급 인상금액이 10만원을 넘은 것도 사상 최초다. 하지만 노조는 여전히 합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회사가 낸 성과에 비하면 부족하며, 납득할 수준에는 못 미친다는 것이다.

노조는 올해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주식 포함)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만 60세인 정년을 최장 만 64세로 연장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지난달 25일 전체 조합원 대상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재적대비 88.93%가 파업에 찬성했다. 이후 중앙노동위원회에서도 조정 중지 결정이 나와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현대차 노사가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업계는 파업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것은 2018년이 마지막이다.

특히 재계는 현대차 노조 파업이 미칠 파장을 주목한다.현대차의 실적 감소는 물론, 경제 전반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 상반기 현대차 생산실적의 절반은 국내 공장이 책임졌다. 따라서 국내 공장에서 생산 차질이 생기면 당장의 판매 실적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2016년·2017년 파업 중간 수준의 생산 차질 발생 시 현대차는 매출 4조2000억원, 영업이익 1조원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현대차 노조는 2016년, 2017년 각각 24일의 총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7월 말 기준으로 현대차의 국내 재고는 0.5개월 치며, 글로벌 재고는 1.3개월 치다. 최근 출시한 5세대 싼타페는 사전계약만 6만대가량 몰렸기에 원활한 생산 공장 가동이 중요한 시점이다.

아울러 그룹의 큰 형님인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기아와 현대모비스 등 그룹사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기아는 지난달 31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노위에 조정 신청을 했다. 오는 8일에는 전체 조합원 대상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의 계열사 모트라스와 유니투스는 지난 5일 경기·충청 지역 생산 공장에서 주야간 4시간씩 가동을 중지했으며, 6일에는 울산·광주 지역 생산 공장에서 4시간씩 파업을 진행했다. 이로 인해 현대차·기아는 생산에 일부 차질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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