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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KT 대표 “통신사업자들 안주했다”…첫 공식석상서 ‘반성’

강나윤 기자 ㅣ muse@chosun.com
등록 2023.09.07 14:10

통신사가 인프라 구축, 빅테크가 생태계 주인 된 현실 지적
통신사, ‘인프라 퍼스트’ 아닌 ‘디지털 서비스 퍼스트’ 전략 취해야

김영섭 KT 대표가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GSMA M360 APAC 콘퍼런스에서 ‘통신사 주도 디지털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KT 제공

KT가 글로벌 통신사업자(telco·텔코)들에게 차세대 네트워크와 새로운 ICT(정보통신기술)를 바탕으로 한 다각적인 협력으로 미래 디지털사회의 패러다임을 주도하자고 제안했다. 또 이를 위해 인프라 위주에서 벗어나 고객 생활을 변화시키는 디지털 서비스를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T는 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모바일360 아시아태평양(M360 APAC)’ 콘퍼런스가 개막했다고 밝혔다.

GSMA가 개최하는 M360은 유럽,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등 대륙별 모바일 산업 현안에 대한 어젠다를 정해 논의하는 글로벌 행사이다. KT가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행사의 호스트 스폰서를 맡았다.

김영섭 KT 대표는 오프닝 기조연설에서 ‘통신사 주도의 디지털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미래 디지털사회에서 통신사업자들이 추구해야 할 노력과 국가 디지털경쟁력 확보를 위한 역할을 제시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달 30일 취임한 김 대표의 첫 공식석상이다.

김 대표는 연설을 시작하며 “그동안 통신사업자들이 안정적인 인프라 제공에 안주한 게 아닌지 반성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텔코가 제공하는 연결은 IT를 포함해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AI, 클라우드, 로봇, 메타버스 등 모든 신규 기술의 근간이 됐지만, 통신은 물이나 공기처럼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 그 가치가 쉽게 잊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신사업자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그 위에 독점적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얻는데 만족하는 동안, 빅테크기업들은 텔코가 구축한 인프라에 메신저, OTT, 자율주행, 인터넷 금융 등 혁신 서비스를 내놓아 디지털 생태계의 주인이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외부의 힘에 의한 ‘강제혁신’에 처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며 “클라우드, AI, 자율주행 등 빅테크기업들이 주도하는 영역에서 대등한 IT 역량을 축적하고, 아직 초기 단계인 스마트시티, 메타버스, 디지털 헬스케어, 에너지 등 영역에서 주도권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KT는 ‘디지털혁신 파트너’라는 새로운 지향점을 설정하고 클라우드, AI고객센터, 보안, 메타버스, 교통과 모빌리티를 주요 사업영역으로 선정해 텔코가 중심이 되는 디지털 영역을 목표로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했다.

김영섭 KT 대표가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GSMA M360 APAC 콘퍼런스에서 ‘통신사 주도 디지털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KT 제공

김 대표는 또한 “통신사업자들이 미래 디지털사회의 패러다임을 주도하기 위해 홀로그램 통신, 도시나 국가 수준의 매시브 디지털 트윈, 딥러닝에 기반한 초지능 로봇, 양자암호통신 등 새로운 방식의 통신이 녹아 든 세상으로 변화를 6G와 새로운 ICT로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텔코는 통신망부터 준비하는 ‘인프라 퍼스트’의 접근이 아닌 고객 경험을 극대화하는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발굴, 제시하는 ‘디지털 서비스 퍼스트’의 접근을 해야 한다”며 “이 같은 노력은 단순히 기업의 성장을 넘어 국가의 디지털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고 평가했다.

미래 디지털사회에서 통신사업자들의 역할에 대해서도 당부했다. 시장 창출 및 선도를 위해 다방면의 고객, 파트너사, 기술기업들과 협력하는 생태계 조성과 함께 글로벌 통신사업자간 네트워크 및 차세대 통신서비스 협력, 기술혁신 스타트업과 제휴 및 M&A를 적극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KT를 포함한 31개 통신사와 함께 GSMA 오픈 게이트웨이에 참여, 개방형 API 시장을 열고 있다”며 “AI반도체, AI인프라 소프트웨어, 버티컬 데이터를 보유한 스타트업들과 함께 AI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 디지털사회를 열기 위한 인재 양성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KT는 AI, 클라우드 등 소프트웨어 분야의 미래인재 육성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내부 인력을 디지털 인재로 키우고 있다”며 “아울러 국가 차원의 디지털 역량을 키우기 위해 AI인재 교육과정인 에이블 스쿨과 국내 대학에 AI 관련학과를 개설, 운영 중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성공했다고 끝난 게 아니며, 실패가 치명적인 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계속해서 나가는 용기다’라는 윈스턴 처칠의 말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개방성과 협력을 바탕으로 인류 삶의 가치를 증진하는 디지털서비스를 선제 제시하는 것, 그것이 미래 텔코의 존재 이유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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