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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25년…재계 2위 'SK' 만든 '딥체인지'의 혁신 리더십

임주희 기자 ㅣ ju2@chosun.com
등록 2023.08.29 15:03

최 회장 취임 후 SK그룹 자산 규모 10배 증가, 재계 순위 5위→2위
근본적인 변화인 '딥체인지' 강조…창의적 '디자인 사고'로 접근해야
지속적인 R&D 투자…SK이노, 글로벌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발돋움
SK하이닉스 인수 후 선진기술력 확보…글로벌 HBM 시장 1위 이끌어

최태원 SK그룹 회장./SK그룹 제공

"지금까지 최고경영자(CEO)는 결정권자나 책임자로만 인식됐지만 앞으로는 딥체인지(근본적 혁신)의 '수석디자이너'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019년 'SK그룹 CEO 세미나'에서 당부한 말이다. 최 회장은 딥체인지의 과제들은 매우 도전적이기에 기존의 익숙한 생각이 아닌 창의적 '디자인 사고'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러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접근은 당연하고 지속가능하다고 믿어 온 정유 사업에서 포트폴리오 대전환을 이뤄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기술과 바이오·배터리 등 미래 먹거리를 리드하는 재계 서열 2위 'SK그룹'을 만들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내달 1일 취임 25주년을 맞는다. 그가 1998년 9월 회장으로 취임 한 이후 SK그룹의 자산 규모는 32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327조3000억원으로 약 10배 증가했다. 매출은 32조4000억원에서 224조2000억원으로, 영업이익은 2조원에서 18조8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재계 순위는 5위에서 2위로 상승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SK그룹 제공

재계는 SK그룹의 급격한 성장에는 최 회장의 딥체인지에 대한 과감한 결단이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딥체인지는 최 회장의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강조했던 경영철학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통해 기업이 생존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 회장은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거나 지속가능하다고 믿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고 혁신하는 것이 딥체인지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22년 10월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SK이노베이션 제공

그의 경영철학은 SK이노베이션이 정유 기업을 넘어 글로벌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이끌었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에너지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 시스템을 갖췄다. 최 회장은 성과가 분명한 캐시카우인 정유 사업에 머무르지 않고, 당장 뚜렷한 성과가 보이지 않는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지속했다. 이를 통해 확보된 다양한 기술력은 화학, 바이오, 분리막, 배터리 등 현재 SK이노베이션 계열의 핵심 사업을 개발하고 사업화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이지환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는 "정유는 다른 요인에 의해 성과가 수동적으로 좌우되는 산업으로 기업에게는 불안요소로 작용한다"며 "SK이노베이션은 R&D를 기반한 혁신적인 체질 개선으로 '알래스카의 여름'과 같은 열악한 사업 환경을 '아프리카의 초원'과 같은 항상 기회요인이 있는 곳으로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2년 3월 26일 경기도 이천 하이닉스반도체에서 열린 'SK하이닉스 출범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뉴스1

최 회장의 혁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2012년 2월 SK하이닉스를 인수하며 첨단 산업으로 영토를 확장했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로 적자에 시달리던 하이닉스를 인수하는 것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내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최 회장은 적극적인 설득으로 인수에 성공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 인수 이후 '강력한 성장전략'으로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시켰다. 그는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움츠러들지 말고 한 발자국 더 내디뎌야 한다"고 선진기술력 확보를 독려했다.

그의 도전자, 개척자 정신을 바탕으로 SK하이닉스는 일찍부터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인 'HBM'에 과감히 투자해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50%의 점유율로 글로벌 HBM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SK하이닉스에 대해 "10년 전 경쟁사보다 HBM에 더 적극적으로 베팅해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이 부상하면서 초기 승자 중 한 업체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9년 5월 28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사회적 가치를 주제로 열린 국내 첫 민간축제 '소셜밸류커넥트 2019(SOVAC)' 행사의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SK그룹 제공

최 회장은 사업의 확장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 실천에도 힘쓰고 있다. 그는 국내 대기업 총수 중 가장 적극적으로 ESG 경영을 사업에 반영한다고 알려져 있다. 최 회장은 "기후변화, 공급망 재편, 사회양극화 등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많은 사회적 문제를 정부에만 의존할 수 없기에 기업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SK그룹은 사회적 가치 실천에 대한 최 회장의 철학에 따라 2019년 5월 국내 첫 민간 사회적 가치 축제인 '소셜밸류커넥트(SOVAC)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또한 2019년부터 주요 계열사들이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수치화해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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