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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구조 악화된 롯데쇼핑, 순차입금 증가에 수천억 부동산 매각까지

김태동 기자 ㅣ tad@chosun.com
등록 2023.08.23 17:13

롯데쇼핑 4000억원 규모 부동산 자산 매물로
핵심 계열사 신용등급 줄줄이 하락...재무 건전성 악화
순차입금 2021년 11조6700억원서 작년 12조1300억원으로 늘어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 / 롯데 제공

롯데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롯데쇼핑이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수천억원 규모의 부동산 자산 매각에 나섰다.

23일 IB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부동산 자산관리업체 엔에이아이(NAI)코리아를 주관사로 선정, 보유 자산 10여곳에 대한 매각 제안서를 발송했다. 부동산 자산을 팔아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매각 자산은 ▲분당 물류센터 ▲안산 공장 ▲부산 중앙역 개발부지 ▲포항사업소 ▲청주 영플라자 ▲관악점 문화센터 일부 ▲롯데시네마 홍대점·합정점 일부 ▲엘큐브 부산 광복점·이대점 전대차 등이다.

직접 영업을 하지 않는 곳 위주이고, 이 매물들의 시장가가 최대 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을 운영하는 롯데쇼핑은 2021년 이후 자산매각 규모가 축소된 데다 한샘 지분 취득 등으로 자금 소요가 늘어 순차입금이 증가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조정순차입금 규모는 2021년 11조6700억원에서 지난해 12조1300억원으로 늘어났다.

실적 부진도 재무구조를 자력으로 선순환 시키기에 역부족이다. 롯데쇼핑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조6222억원, 영업이익은 51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각각 7.2%, 30.8% 감소했다. 주력 사업인 백화점은 물론 이커머스, 홈쇼핑, 컬처웍스까지 계열사 전반이 부진했다. 백화점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은 660억원으로 36.9% 급감했다. e커머스 롯데온의 경우 영업손실 210억원을 기록, 9분기 연속 적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1년 IMM PE와 공동 인수한 한샘 실적 부진도 부담이다. 최근 롯데쇼핑은 한샘 인수에 사용한 IMM PE 사모펀드 지분 2595억원 중 1400억원 가량을 손실 처리했다. 주당 22만원대에 인수한 한샘은 현재 5만8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한샘은 작년 연결 기준 영업손실로 217억원을 기록했다. 이 또한 본업경쟁력이 떨어지는데 무리한 인수를 통한 재무구조 악화에 혹을 붙였다.

2012년 약 1조2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롯데하이마트는 1분기 말 기준 시가총액은 2875억원에 불과하다. 순차입금을 합한 기업가치(EV)도 1조100억원으로 롯데가 인수한 금액에 미치지 못한다. 아울러 지난해 영업손실 52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올해 1분기에도 258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216% 확대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인재 용병술은 재무구조 개선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다. 롯데쇼핑뿐 아니라 롯데그룹 전반 재무 건전성까지 악화됐다. 특히 핵심 계열사 롯데케미칼의 부진을 포함해 롯데지주‧롯데케미칼‧롯데쇼핑 등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도 강등됐다. 국내 신용평가사 3사는 롯데케미칼과 롯데지주,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낮춰 'A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의 경우 미니스톱 인수로 높은 재무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월 일본 이온그룹 소속 미니스톱으로부터 한국미니스톱의 주식 100%를 약 3133억원에 취득, 미니스톱 점포 2602개를 인수했는데, 현재 점포당 매출액은 회복 지연 및 영업수익성 저하가 확대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불거진 롯데쇼핑 등의 재무건정성 악화를 막기 위해 마땅한 경영전략도 없어 자산매각을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 등의 무분별한 인수합병과 외부 영입인사의 경영전략부재, 실패한 전략에 대한 경영진의 옹고집 등이 경영 위기를 불러온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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