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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M ‘바르코’ 공개한 엔씨…리니지에서 AI로 동력 갈아끼우나

강나윤 기자 ㅣ muse@chosun.com
등록 2023.08.17 17:37

엔씨 2분기 영업익 70% 급감, 대표작 ‘리니지’ 시리즈 매출하락 영향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자체 LLM 개발…이중언어로 B2B 저변 확대 모색
“게임사로서 보유하는 IP로 언어모델 학습, 게임 콘텐츠 생성에 특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왼쪽)와 윤송이 엔씨소프트 CSO 겸 사장./뉴스1

엔씨소프트가 최근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리니지’ 시리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인공지능(AI)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포석을 깔았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가 자체개발한 AI 거대언어모델(LLM) ‘바르코’를 전날 공개했다. 네이버(하이퍼클로바)·카카오(코GPT)·KT(믿음)·SKT(에이닷)·LG(엑사원) 등에 이은 국내 6번째 자체 개발 LLM이다. 국내 게임업계에선 최초다.

바르코는 엔씨의 AI 언어모델을 아우르는 통합 브랜드다. 종류는 기초모델, 인스트럭션 모델, 대화형 모델, 생성형 모델 등 4가지다. 각 LLM은 매개변수(파라미터) 규모에 따라 성능이 구분된다.

엔씨가 우선 공개한 LLM들은 중·소형 규모의 한국어 전용 모델이다. 매개변수가 각각 13억개, 64억개, 가장 큰 중형 모델은 130억개다. 엔씨는 이달 중 한국어와 영어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이중언어 모델도 공개하고, 11월에는 매개변수 520억개, 내년 3월에는 1000억개 수준의 AI 모델을 선보인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엔씨는 현재 ‘리니지’ 시리즈에 치우쳐진 게임사업 밖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엔씨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4402억원, 영업이익 35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71.3% 감소한 규모다.

여기엔 엔씨 주력 게임인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 감소 영향이 크다. 2분기 모바일 게임 매출은 2969억원인데, 게임별로 보면 ‘리니지M’ 1278억원, ‘리니지W’ 1028억원을 기록했다. 리니지M은 전년 동기 대비 9.5%, 리니지W는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하는 등 전체적으로 부진한 성적이다.

오는 12월 국내 출시를 목표하고 있는 PC·콘솔 신작 ‘쓰론 앤 리버티(TL)’는 비공개 베타테스트(CBT) 이후 리니지 시리즈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TL은 해외 출시도 내년으로 밀리며 시장의 기대 역시 떨어진 상황이다.

엔씨가 찾은 돌파구는 AI다. 엔씨는 2011년부터 AI 기술력을 자체 연구·개발하며 AI 전담조직을 출범시킨 바 있다. 미국 MIT에서 컴퓨터 신경과학과 뇌인지과학 박사과정을 거친 윤송이 CSO 겸 사장이 주역이 됐다. 2022년 이후부터는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였던 이제희 최고연구책임자(CRO)를 영입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엔씨의 AI 전문 R&D(연구개발) 인력은 국내 게임사 중 가장 많은 300여 명에 달한다.

한편, 하반기에는 국내 기업들의 AI 경쟁이 본격화된다. LG는 지난달 ‘엑사원 2.0’을 공개했고, 네이버는 오는 24일 최신 LLM인 ‘하이퍼클로바X’를 외부에 공개한다. 카카오도 하반기 ‘Ko(코)GPT 2.0’ 공개를 앞두고 있다. 엔씨를 포함해 LLM을 자체 개발한 기업 대부분이 일반 기업들에 LLM을 제공하는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을 목표로 삼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바르코의 특장점은 우선 게임 콘텐츠 활용도에 있다. 바르코는 게임 콘텐츠(이미지, 퀘스트, 시나리오, 세계관, NPC) 등을 제작할 수 있는 ‘고품질의 콘텐츠 생성 특화 모델’이다. 엔씨 관계자는 “(바르코는) 게임 내 텍스트나 시나리오 등 관련 콘텐츠 개발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며 데이터를 학습했다”며 “국내 대표 게임개발사로서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게임 소재 IP(지식재산권)들을 적극 활용해 언어모델을 학습시켰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바르코는 한국어와 영어 이중언어 모델을 동시 서비스하는 언어 모델이다. 글로벌 서비스를 준비하는 기업에 해당되는 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이다.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X’를 개발할 때 국내 시장에 집중해 언어는 물론 문화, 정서까지 학습시킨 것과 뚜렷한 차별점이 있다.

엔씨는 오는 11월 중 바르코 스튜디오를 사내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활용해 내부 게임 콘텐츠 개발(이미지, 텍스트, 시나리오 등)에 효율성을 높이는 게 우선적인 목표다.

이어 바르코 스튜디오는 내년 상반기 ‘바드’나 ‘챗gpt’처럼 일반인도 사용할 수 있도록 외부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제희 엔씨소프트 CRO는 “바르코는 현재까지 공개된 유사한 크기의 한국어 언어모델 대비 최고의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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