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틀조선TV 유튜브 바로가기

CJ올리브영, 납품 업체 향한 ​'도 넘은 갑질'

김태동 기자 ㅣ tad@chosun.com
등록 2023.08.16 17:16

경쟁사 인기 상품 가로채고 납품업체에 독점거래 강요
"마케팅 비용, 프로모션 등 올리브영이 원하는 결대로 따라야"
올리브영 "협력사와 협의 거쳐 진행되는 사안"

올리브영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점 /김태동 기자

CJ올리브영이 중소 납품업체에 독점 거래 등을 강요한 것은 물론 프로모션과 마케팅 비용까지 떠넘겼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6일 공정거래위원회와 업계에 따르면 올리브영은 과거 경쟁관계였던 롯데쇼핑 롭스와 GS리테일 랄라블라 등 경쟁 헬스앤드뷰티 스토어에 상품을 공급하지 못하도록 납품업체에 독점 거래 등의 혐의로 공정위의 조사를 받고 있다.

과거 오프라인 경쟁사나 뷰티 업체 관계자들은 올리브영이 시장을 교란하고 우월적 지위를 활용한 무법적 행태를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경쟁사들은 현재 모두 폐점한 상태다. 올리브영과 경쟁업체에 있던 헬스앤뷰티 스토어 직원 A씨는 올리브영이 막대한 오프라인 영향력을 활용해 경쟁업체 롭스나 랄라블라에 입점한 인기 상품을 빼갔다고 주장했다.

A씨는 "예를 들어 경쟁사에서 한 상품이 인기를 끌면 올리브영 측에서 해당 업체에 회유하다가 뜻대로 반영하지 않으면 협박조로 한 것으로 매장직원들에겐 공공연한 사실이었다"며 "상품별로 조건 등은 다르겠지만 어느 순간 우리와 거래하던 업체 상품이 올리브영에도 진열돼 있었다"고 전했다.

올리브영에 뷰티 제품을 납품하는 B업체는 헬스앤드뷰티 업계에서 올리브영은 '갑 중에 갑'으로 통한다고 했다. B업체 관계자는 "처음 올리브영과 상품 공급 계약을 맺기 전부터 계약 이후까지 암묵적으로 올리브영이 원하는 결대로 따라야 한다"며 "상품 공급가, 마케팅 비용, 프로모션 등 여러 방면에서 올리브영에 유리한 조건으로 끌려가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상품 운영 계획에 있어 구체적인 광고 예산은 얼마까지 가능한지 또 인플루언서는 몇 명 동원해야 하는지 등 업체 입장에서 압박 받는 상황에 놓인다"고 했다.

직·간접적으로 저가 공급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상품 공급 계약 관련)몇 차례 수정안을 제시해도 계속 입점을 거절하길래 타 플랫폼 대비 최저가로 제품 공급가를 낮추니 그제야 온라인몰에 상품을 깔아줬다"고 말했다.

C업체 관계자는 "올리브영에 가면 '단독 상품'이라던지 본품에 50ml 포장 기획 상품 이런 것들은 대부분 올리브영에서 요구한 것들"이라며 "상품 제작에 따른 비용은 모두 납품업체가 떠안았다"고 말했다.

올영세일과 같은 행사 기간 추가 프로모션 요구에도 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대규모 행사를 진행하는 시기에 올리브영이 원하는 할인율에 맞춰야 한다"며 "이렇게 되면 거래를 튼 해외 바이어들이 올리브영 가격 기준으로 우리에게 제품 공급가 조절을 요청한다. 결국에는 상품 마진이 줄어드는 악순환 이 거듭된다"고 말했다.

지난 2022년 폐점한 롯데쇼핑 롭스 점포/디지틀조선TV DB

올리브영의 갑질 배경에는 독과점 구조가 꼽힌다. 오프라인에 올리브영을 대체할 만한 헬스앤드뷰티 스토어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기준 오프라인 경쟁사 랄라블라의 매장 수는 124개, 롭스는 101개였다. 2019년 랄라블라 140개, 롭스 129개 대비 각각 16개, 28개 줄었다. 반면 올리브영은 같은 기간 13개 매장을 늘려 1259개를 기록했다.

2021년도 랄라블라와 롭스가 각각 111곳, 99곳으로 갈수록 매장이 줄어든 반면 올리브영은 1265개로 늘어났다. 이후 롭스는 2022년 남은 67개 점포를 모두 순차적으로 폐점했다. 같은 해 8월 랄라블라 역시 사업 종료를 선언하고 매장을 모두 닫았다.

올해 1분기 기준 올리브영의 오프라인 매장 수는 전국에 1300여개, 시장 점유율은 71.3%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영에 대적하던 롭스나 랄라블라는 폐점했고 영세업체들 정도가 있지만 실상 경쟁이 안되는 독점 구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올리브영 관계자는 "상품 기획과 할인, 프로모션 참여 등은 모두 협력사와 사전 협의를 거쳐 진행하고 있다"며 "협력사 의사가 없다면 진행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올리브영의 '납품업체 독점거래 강요행위'에 대한 심의를 진행 중이다. 공정위는 이르면 다음달 전원회의를 열고 올리브영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등을 다룰 예정이다.


최신기사


    최신 뉴스 더보기


        많이 본 뉴스

          산업 최신 뉴스 더보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