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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고강도 구조조정으로 체질 개선…AI에 700억 수혈‧누적적자엔 ‘희망퇴직’

강나윤 기자 ㅣ muse@chosun.com
등록 2023.07.14 17:56

카카오, 카카오브레인에 주주배정 유상 증자로 700억 출자
누적 적자 약 3000억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클라우드 부서에 집중
생성형 AI 서비스, 바로 수익화는 어려워…계열사 간 시너지 필요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의 모습./뉴스1

카카오가 손실을 내던 회사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인력을 조정하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섰다. AI 개발에 대규모 수혈을 하고 누적 손실이 쌓여가는 자회사는 몸집을 줄인다. 자회사의 신사업 분야에 자금을 확충하며 기술 고도화와 수익성 개선을 통해 탄탄한 체질을 만들겠다는 것.

1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인공지능(AI)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의 7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방식 유상 증자에 참여한다고 전날 공시했다. 오는 19일 400억원을 납입한 뒤 10월 19일에 300억원을 납입할 계획이다.

카카오브레인은 카카오 조직의 AI 명운을 쥐고 있다.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코GPT(KoGPT) 2.0' 등 초거대 AI와 이를 활용한 버티컬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카카오브레인은 지난해엔 318억원의 순손실을 냈는데, 이번에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934억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700억원을 카카오가 출자하는 것이다. 카카오가 자사의 AI 기술 고도화에 역점을 두고 있음이 드러난다.

공시를 통해 알려진 거래의 목적은 ‘운영 자금’이다. AI 기술과 서비스 개발 투자로 적자를 누적 중인 카카오브레인에 연구개발 비용을 지원하고 기술 고도화를 꾀한다는 것.

카카오는 이로써 초거대 AI 개발에 힘을 싣겠다는 전략이다. IT(정보기술) 업계 양대 산맥인 네이버도 다음 달 초거대 AI 출시를 예고한 바 있어 치열한 선점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네이버는 장기간 서비스를 운영하며 AI 핵심 영역의 노하우를 쌓아둬, 카카오가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어려울 수 있다. 이에 초거대 AI 연구‧개발에 필요한 시간을 금융, 의료, 헬스케어처럼 특정 분야에 특화돼 수익화가 쉬운 버티컬 AI가 벌어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브레인이 지난달 각 분야 전문가 2인을 각자 대표로 선임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카카오는 또 B2B 신사업을 추진하는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1000억원을 대여한다. 희망퇴직안도 나왔다.

2019년 출범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4년간 누적 당기순손실은 2974억원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핵심사업을 클라우드로 집중하고 이에 주력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달 신임 CFO에 박준석 전 카카오IX HK 대표를 임명했는데, 재무 및 구조 조정을 염두에 둔 인사로 보인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희망퇴직안은 클라우드 부서 외의 전직원 1000여을 대상으로 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카카오로부터 대여 받을 자금은 희망퇴직금이 일시적으로 소요됨에 따라 수혈될 것으로 보인다. 이경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는 오픈톡에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클라우드 외 사업을 중단 혹은 축소·이관하기로 했으며, 일부 사업은 종료할 예정"이라 밝혔다.

업계는 카카오가 실적개선을 이뤄낼지 주목하고 있다. 판교데이터 센터 화재와 자회사 실적 부진, 투자유치와 IPO(기업공개) 기반의 카카오식 성장방식이 경기 침체로 한계를 맞으며 먹구름이 걷히지 않고 있다.

카카오가 하반기 공개할 생성형 AI 서비스가 가장 큰 변수 중 하나지만, 바로 수익화로 직결되긴 어렵다. 초거대 AI가 실적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카카오의 여러 서비스와 연동된 이후에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카카오와 계열사 간 협력 및 시너지가 AI 경쟁 과잉 시장에서 어떤 경쟁력을 발휘할지가 관건이다.

한편,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톡을 개편하는 등 카카오의 주력 사업인 메신저의 본질에 집중하는 승부수도 띄웠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오픈채팅 탭은 기존 뷰(view) 탭 대비 트래픽은 2배 이상 늘어났으나 아직 광고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며 "카카오의 하반기 실적 개선은 광고 시장 회복 여부와 카카오톡 개편 성과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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