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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롯데마트, 갑작스런 매출 목표치 변경…인건비 절감 '꼼수'?

김태동 기자 ㅣ tad@chosun.com
등록 2023.07.03 17:53

롯데 일부직원들, 고과 반영돼 월급 줄이려는 꼼수...경영진 일방통행 반발
경쟁 유통업계 관계자 "연중에 매출 목표 바꾸는 일 흔치 않아"
6월1일부터 롯데마트 111개점 매출 목표 일괄 변경
불만있는 마트직원뿐 아니라 업계도 월급 줄이려는 의도 아니냐 의심 눈초리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 롯데쇼핑 제공

롯데마트가 일 년 주기로 기획해 점포에 할당하는 매출 목표치를 반년 만에 전면 수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매출과 이익률, 재고관리 등을 점수화 해 성과를 가리는 KPI(성과지표)도 일부 손 봤다. 내부에서는 사측이 변경한 매출 목표를 두고 반발이 크다. 갑작스러운 목표치 상향으로 고과 불이익은 물론 급여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달 1일부로 변경된 매출 목표를 각 점포에 적용했다. 지난 5월 회의 등을 통해 점포 직원에게 변경안을 전달하고 6월1일부터 적용했다. 실제 롯데마트 서울역점 등 주요 거점 점포 목표 매출이 상향 조정됐다.

점포 직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코로나19 시국에도 조절치 않던 매출 목표를 큰 이슈가 없는 현 시점에 변경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마트 A 직원은 "4월부터 매출 목표가 조정될 거란 소문이 돌다가 5월 공지 이후 6월에 매출 목표치가 변경됐다"라며 "코로나19 때 높은 매출 목표에 수차례 조정이 필요하다 해도 들어주지 않았는데, 연초 합의된 목표가 갑작스레 바뀐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B 직원은 "직원들과 충분한 상의 없이 반년 밖에 안된 시점에서 매출 목표치를 인위적으로 변동한 것은 분명 문제"라며 "매출 달성률은 개인 성과라든지 승진 여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연중 조정한다는 것은 납득되지 않는다"고 했다.

롯데마트는 KPI 내 배점 항목이나 비율도 일부 조정했다. 롯데마트 오프라인 전용 애플리케이션 롯데마트GO를 KPI 항목에서 제외시키거나 일부 적용 범위를 수정하는 조치를 했다.

KPI는 성과 지표로 승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예컨대 점포 매출 하위·중위·상위 등을 A·B·C 등으로 성과를 매겨 고과에 반영한다. 높은 매출 달성률로 고과가 좋으면 높은 등급을 받아 승진에 유리하지만, 반대인 경우 월급이 깎인다.

롯데마트 C 직원은 "평사원은 KPI에 큰 영향을 받지 않지만 대리부터는 1년간, 또 과장 직급부터는 누적된다"며 "쉽게 말해 매출 목표를 올려 달성치 못하면 대리 직급 부터 타격을 입어 월급이 깎이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영업 기획 단계부터 제대로 된 매출 예측에 실패해 이 같은 상황을 초래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연초에 잡은 목표가 애초 오류가 많다는 것을 스스로 자초한 꼴"이라며 "직원들이 합의된 목표를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롯데마트가 연중에 매출 목표를 변경한 데 대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통상 유통업체들은 연말께 일년치 매출 목표를 계획하고 새해부터 이행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연말 경영 계획이나 사업 전반 들여다보면서 많은 것을 고려했을 텐데 자연재해 등 불가항력적인 경우 외에 연중에 매출 목표를 변경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직원들간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경영진의 이 같은 조치가 인건비 감축을 위한 포석이 아니겠냐는 의견이다. 실제 롯데마트는 지점에서 고용하는 계산원 등의 인원도 줄이고 있다.

롯데마트 D 직원은 "목표치는 늘고 점포 인원은 줄고 있다. 계산이나 진열을 도와주시는 분들 정년에 따른 추가 채용이 필요한데, (채용 관련)전 점 보류 상태 인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롯데마트는 트렌드와 상권 변화에 맞춘 목표 변동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 측은 "매출 목표는 일년 세팅이 기본이기는 하다"면서도 "일년을 두 번으로 상하반기 나눠 진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생길 수도 있지만 명확한 목표 세팅을 하기 위해 진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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