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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져가는 메타버스 불 지피는 LGU+…AI가 불씨 될까

강나윤 기자 ㅣ muse@chosun.com
등록 2023.06.26 17:58

국내 관심 ‘시들’. 글로벌 빅테크 기업 철수하는 메타버스 시장
“AI, VR 등 다른 IT 기업과 결합해 성장할 시장” 긍정적 전망도
LG유플러스, 주 소비층인 알파세대 겨냥 ‘키즈토피아’에 생성형 AI 접목

LG유플러스 관계자가 '키즈토피아'를 시연하는 모습./강나윤 기자

한때 뜨겁게 주목받던 메타버스의 인기가 식어가는 가운데 이동통신사의 불 살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메타버스에 생성형AI를 결합한 어린이 서비스를 연내 글로벌 출시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알파세대와 인공지능(AI)이 메타버스 시장을 재점화하는 불씨가 될 수 있을지 업계의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메타버스 시장에 대한 관심은 눈에 띄게 떨어진 상태다.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대면 업무와 행사가 온라인 공간으로 대체되면서 메타버스는 미래형 공간으로도 주목받았다. 2021년 11월 국내에서 구글을 통한 ‘메타버스’ 검색 빈도는 97이었다. 100에 가까울수록 관심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반면 지난 3월 평균 30 수준이었다. 관심도가 3분의 1로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의 메타버스 이용률은 4.2%에 그친다. 일 년 동안 100명 중 네 명만이 메타버스를 이용한 것이다. SK텔레콤의 ‘이프랜드’ 하루 사용자수는 작년 2월 약 31만명에서 올해 5월 약 16만명으로 감소하기도 했다. 국내 통신사들이 너나할 것 없이 뛰어든 메타버스 시장에서 새로운 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LG유플러스는 메타버스 산업의 가능성을 보고 정면승부를 택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리시던스 리서치’의 조사를 인용해 “전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022년 685억달러에서 연평균 44.5% 성장해 2030년 1조3000억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했다.

LG유플러스가 밀고 있는 메타버스 사업은 크게 어린이 대상 교육 플랫폼 ‘키즈토피아’와 가상 오피스 공간 ‘메타슬랩’ 두 가지다. 이 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키즈토피아다. 키즈토피아에는 업계 최초로 메타버스에 대화형 AI 기술이 융합됐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이를 위해 미국 AI 스타트업 ‘인월드AI'와 협력했다. 앞서 인월드AI는 LG그룹의 기업형 벤처캐피털 LG테크놀로지벤처스로부터 투자도 받았다.

키즈토피아는 올 3월 국내서 첫 선을 보였는데, 3차원(3D) 가상 체험공간에서 AI 캐릭터들과 소통하며 학습할 수 있는 어린이 특화 메타버스 서비스다. 이번에 개편된 키즈토피아에서는 높은 음성인식률과 생성형AI를 통해 이용자와 태릭터 간 자연스러운 대화가 이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메타버스는 알파세대에 유효한 사업이다. 국내 메타버스 이용자의 20.1%는 6~10세, 19.1%는 10대로, 사용 연령이 낮다. 나머지 연령대의 이용률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메타버스를 가장 많이 찾고 그만큼 친숙한 세대를 대상으로 메타버스 사업의 몸짓을 키워가겠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키즈토피아에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한 영문 버전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이며 연내 아시아, 북미, 오세아니아, 남미, 유럽 등 서비스 지역을 글로벌 시장으로 넓히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키즈토피아는 특히 LG유플러스의 미래성장전략 ‘U+3.0’ 중 핵심 플랫폼이기 때문에 향후 회사의 메타버스 산업에 대한 성적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다른 IT 기술과의 결합으로 메타버스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애플 비전 프로’ 출시 등 가상현실(VR) 시장의 부상으로 메타버스 시장에도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라며 “AI, VR, 대체불가토큰(NFT)과 결합됐을 때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챗GPT와 같은 생성형AI 기술은 메타버스 활성화를 위한 ‘킬러 콘텐츠’ 제작 및 성장에 기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반면 메타버스의 ‘거품’은 이제 빠졌다는 시선도 있다. 차별점을 두고 사업을 개진할 필요성이 줄었다는 것. 글로벌 빅테크 기업도 메타버스 사업에서 손을 떼는 분위기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메타버스 서비스 ‘알트스페이스’의 VR 서비스를 종료했고, 월트 디즈니는 메타버스 개발 부서를 없앴다. 사명까지 바꿀 만큼 메타버스에 주목했던 ‘메타’(옛 페이스북)는 AI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메타버스는 기업 매출에 직접 기여하지 않은 산업이라 유효성이 제대로 평가되지 못했다”며 “메타버스는 아직 초기 단계의 산업으로, 국내 이동통신사를 비롯해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든 기업들 역시 각자의 경쟁력을 모색·발전해 나가는 단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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