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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재난 그 이후, 사람과 사람…이병헌·박서준·박보영 '콘크리트 유토피아'

에디터 조명현 ㅣ midol13@chosun.com
등록 2023.06.21 13:57

사진 : 디지틀조선일보DB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중심에는 이병헌이 있었다.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은 입을 모아 작품 선택 이유에 이병헌을 넣었다. 이를 예상한 것일까. 엄태화 감독 역시 "이병헌을 잡으면 좋은 배우가 오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들이 뭉쳐 재난 이후의 상황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황궁 아파트의 사람들이 된다. 사람이 살아남을 이유가 되고, 사람이 유일한 적이 되는 상황 속에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박지후, 김도윤이 자리한다.

21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박지후, 김도윤을 비롯해 엄태화 감독이 참석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

이병헌은 황궁 아파트 입주민 대표 '영탁' 역을 맡았다. 이미 '백두산', '비상선언' 등 재난 상황에 맞선 인물을 보여준 그가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는 전혀 다른 인물을 예고했다. 이병헌은 "'비상선언', '백두산'은 극단적인 상황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만 이 속에서는 미묘한 인간의 감정이 있고 그 안에 웃음도 있어서 큰 차별화 같다. 블랙코미디의 장르적 성격이 아주 강한 영화"라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은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선택 이유로 이병헌을 꼽았다. 그만큼 '이병헌과 함께하는 현장'은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박보영은 "(이병헌이) 분노하는 연기에 돌입하는데 눈을 갈아낀 줄 알았다. 같이 앉아서 농담하시던 10초 전 그 눈이 아니었다. 저라면 하루 종일 집중하고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이병헌은 그런 게 없이 10초만에 돌변하는 눈빛을 보였다"라고 놀라움을 보였다. 그런가 하면 이병헌은 김선영에게 따귀를 맞은 장면을 "엄청난 에너지를 느낀 장면"이라고 회상하며 "순간 1초 정도 기절한 것 같다. 30년 동안 맞아본 중, 심지어 발차기보다 더 아팠다"라고 밝혀 현장을 폭소케 했다.


박서준과 박보영은 각각 민성과 명화 역을 맡아 신혼부부 호흡을 보여준다. 처음 만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나누고 바로 결혼 사진을 찍은 강렬한 첫 만남 기억을 가진 두 사람이었다. 박보영은 "되게 다정해 보여야 하는데 그날 처음 뵈어서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손을 올려도 되는지, 실례가 되지 않는지 고민했다. 첫 촬영이 결혼 사진 촬영이라 그런지, 다음부터는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박서준 역시 "스튜디오가 선명하게 기억난다. 제가 준비가 빨리 끝날 수밖에 없지 않나. 의자에 앉아서 기다린 기억이 난다. 그 기억도 영화 촬영하면서 좋은 기억이 되겠다 싶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선영은 황궁 아파트 부녀회장 '금애' 역을 맡았다. 확성기를 들고 있는 스틸컷부터 강렬함을 전한 김선영은 "주변에 부녀회장이 있지는 않지만, 회의록 비슷한 걸 보며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아봤다"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첫 촬영을 이병헌과 함께 했다고 회상하며 "주변에서 이병헌과 호흡 맞춘 소감을 많이 물어봤는데 '나는 연기를 안 해도 될 것 같다'라고 했다. 그냥 그 자체다"라고 이병헌을 극찬했다.

'지옥', '반도', '곡성' 등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김도윤은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만의 차별점을 전했다. 그는 "이전 작품은 주로 사람과 사람이 아닌 존재의 관계 속에서 오는 극한이었다면, 이번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사람과 사람들의 관계에서 오는 극한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경상도 출신인 부모님의 말투에서 비협조적인 주민 '도균'의 말투를 가져왔다고 남다른 디테일을 밝혔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라는 제목만큼 또 다른 주인공은 '아파트'였다. 엄태화 감독은 "제가 4년 전쯤 레진코믹스라는 곳에서 '유쾌한 왕따'라는 작품을 봤다. 그 작품의 2부인 '유쾌한 이웃'이라는 작품이 있다. 대지진이 일어나서 서울 근방의 많은 건물이 무너진 상황에서 아파트 한 채만 무너지지 않아서 그 아파트로 생존자가 모여든다는 웹툰이었다. 기존 재난물과 다른 지점이 배경이 아파트라는 것이었다. 제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 아파트이기도 하고, 한국 사람이라면 아파트가 친숙하고 익숙한 공간이지 않나. 극한의 상황에서 가장 친숙한 공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상상하며 이야기를 각색했다"라고 공간이 주는 중요성을 설명했다. 영화의 제목인 '콘크리트 유토피아' 역시 서울에 자리 잡은 아파트를 여러 방면에서 분석한 책과 관련된 제목이었다.

낯선 재난 상황, 친숙한 아파트라는 배경, 이웃들, 그리고 완벽한 배우들. 반대편에 있는 지점에서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묘한 균형을 찾아간다. 이병헌 역시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읽는 순간 한다고 생각했다. 재미있는 시나리오 위에 좋은 배우들이 연기한다면 더 볼 게 없다 싶었다. 저도 많이 배웠다. 기대해달라"라고 작품에 기대를 당부했다. 이는 오는 8월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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