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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합종연횡’ 가속…‘미래 먹거리·경쟁력’ 두 토끼 잡는다

임주희 기자 ㅣ ju2@chosun.com
등록 2023.06.20 14:15

삼성-현대차,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 확대 협업
“새로운 산업 창출과 신기술 개발로 이어질 수 있어”

‘네 거, 내 거’가 명확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적극적인 시장 발굴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업들의 합종연횡이 중요해졌다.

합종연횡으로 경쟁력을 강화한 대표적인 사례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다. 구글 등 경쟁사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직접 제작하는 것에 공들일 때 MS는 파트너사인 오픈AI의 챗GPT를 검색에 접목해 시장의 판도를 뒤집었다.

전 세계 검색 시장에서 왕으로 군림했던 구글은 MS가 ‘빙 AI’를 발표한 이후 방문자 수가 1% 감소했으며, 챗봇 바드를 부랴부랴 내놓았지만 추격자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이처럼 혁신적이고 빠르게 변화하는 IT 업계에서 기업 간 협력이 자주 보였다면 이제는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전통산업에도 확산되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합종연횡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산업은 자동차다. 자동차가 단순히 이동 수단을 넘어 휴식을 취하고,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복합공간으로 변화함에 따라 다양한 산업과의 협력이 중요해진 것이다.

지난 7일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손잡았다.

이번 협력으로 현대차의 차량에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 V920’이 들어가게 된다. 엑시노스 오토 V920은 실시간 운행정보는 물론 고화질의 멀티미디어 재생, 고사양 게임 구동과 같은 엔터테인먼트를 지원해 차량의 인포테인먼트 기술을 확대하려는 현대차에 딱 맞는 기술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양사의 협업은 전기차로 전환되는 자동차 시장의 흐름과도 일맥상통한다. 내연기관차에 필요한 반도체 수는 약 200개지만 전기차는 약 1000개, 자율주행차는 2000개가량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로 나아가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와의 협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기차 시대의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고, 현대차는 자동차 업계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의의가 있다. 재계는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두 대기업의 만남으로 긍정적인 시너지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모든 제품에 디지털이 들어가며 다양한 산업군들이 협력할 수 있는 장이 열렸다”며 “이러한 협력을 통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할 수 있고, 신기술을 개발할 수 있기에 기업들 간의 합종연횡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세계 6위 글로벌 선사 에버그린의 컨테이너 선박이 대만 타이페이항에 정박해 있다./CJ대한통운 제공

한편 종합물류기업인 CJ대한통운은 글로벌 선사와의 합종연횡을 통해 각각 종합물류업과 해상운송이라는 고유 역량에 기반한 상호 보완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CJ대한통운은 세계 6위 컨테이너 선사인 대만 에버그린과 MOU를 체결해 경쟁력 있는 운임을 제공하기로 했다, 양사는 아시아와 전 세계 및 동남아시아 국가 간 운송되는 컨테이너 화물에 대한 공동영업으로 신규 운송 물량을 확보하고 해상-육상 일관수송 서비스 개발도 추진한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해운산업은 해운 외 물류사업 진출이 대두돼 항공운송, 육상운송 등 다른 물류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하는 것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별도의 투자로 추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비용의 부담이 크며, 기존의 전문성이나 네트워크를 따라가기에도 어렵다.

이로 인해 글로벌 해운사들은 CJ대한통운과 같은 종합물류기업과 제휴를 맺고 있으며, 종합물류기업 역시 해운분야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제고, 매출 증대의 효과를 누릴 수 있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전통 강자로 자리매김한 기업이 다른 업계와 활발히 협약하는 것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고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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