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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타GO]로봇 같은 첫인상, "운전석에서 내리기 싫은 승차감", 패밀리 전기차 ‘EV9’

임주희 기자 ㅣ ju2@chosun.com
등록 2023.06.19 13:11 / 수정 2023.06.19 18:34

HDA2로 고속도로서 핸들에 손만 얹으면 알아서 알아서 척척
내비게이션 시선 이탈 걱정 없이, 음악감상 정보도 나타나는 똑똑한 HUD
2·3열 폴딩 시 차박은 물론 필요할때 마주보고 회의까지 가능한 시트까지
운전 피로도 줄여주는 ‘에르고 모션 시트'는 나만의 안마의자

국내 최초 3열 대형 전동화 SUV 'EV9'/기아 제공

EV9은 각진 차체와 검은색 몰딩으로 로봇을 연상케 하는 웅장한 첫인상이 우주탐사하는 자동차도 떠오르고, 차세대를 선도할 것 같은 느낌이다. 운전석에 앉으면 편안함과 안정감을 선사하는 반전 매력은 외관이미지와 정반대로 부드럽다. 총평부터 시작하면 "운전석에서 내리고 싶지 않은 최고의 승차감"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전동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것 같다.

지난 13일 기아의 국내 최초 3열 대형 전동화 SUV인 EV9과 함께 경기도 하남에서 충청남도 부여까지 시승하면서 승차감, 주행성능 및 주요 기능을 살펴봤다. EV9이 기아 전동화 대전환의 방점을 찍는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아의 자신감을 이해할 수 있는 시승이었다.

처음 본 EV9은 정말 컸다. 기자가 평소 운전하는 싼타페보다 훨씬 높고 큰 크기에 압도당했다. 대형 SUV를 처음 운전하기에 걱정도 됐다. 하지만 내부에 탑승하니 걱정보다 설렘이 커졌다.

기아 'EV9'의 브라운톤 정숙한 인테리어(위), 직관적이고 깔끔한 센터페시아/임주희 기자

운전석 도어를 열자 깔끔한 브라운 톤의 인테리어와 넓은 공간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패밀리카를 지향하는 대형 SUV답게 수납공간이 풍부했으며 시트도 쿠션감이 느껴져 편안했다. 센터페시아는 깔끔 그 자체였다. 자주 쓰는 기능이나 직관적일 필요가 있는 비상등은 버튼식으로 돼 있었으며 나머지 보조 기능들은 센터 디스플레이에 들어가 있었다.

공간 활용성이 좋은 센터 콘솔(위), 센터 콘솔 아래 수납함/임주희 기자

기다란 센터 콘솔도 눈에 띄었다. 컵홀더 칸막이를 옆으로 치웠다가 ‘PUSH' 버튼을 누르면 원상복구돼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가능했다. 또한 센터 콘솔이 센터페시아와 연결돼 있지 않고 짐을 둘 수 있는 수납함이 존재했다.

(위에서부터)스티어링 휠에 교묘하게 가려지는 공조 장치 화면, 갈림길이 나올 때 내비게이션에 뜨는 빌트인 캠 2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 편리한 주차를 도와주는 서라운드 뷰/임주희 기자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넓고 직관적이었으며 그래픽 역시 훌륭했다. 갈림길이 나올 때 내비게이션에서 빌트인 캠 2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이 나와 어디로 가야 할지 더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었다. 서라운드 뷰는 정확하고 또렷해서 차폭에 익숙하지 않아도 쉽게 주차할 수 있었다.

다만 화면이 넓어 시야 이동의 불편함을 주기도 했다. 내비게이션을 보려면 고개를 돌려야 하기에 불안감이 느껴져 주행 중에는 거의 내비게이션을 확인하지 않았다. 또한 스티어링 휠에 에어컨을 세부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공조 장치 화면이 교묘하게 가려져 주행 중에 조작하는 것은 위험했다.

주행 정보와 길 안내뿐 아니라 재생 음악까지 나타나는 헤드업디스플레이/임주희 기자

기아는 이러한 불편함을 미리 파악했는지 넓은 디스플레이의 단점을 헤드업디스플레이(HUD)로 보완했다. 헤드업디스플레이로 주행 정보와 길 안내, 속도 제한 등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했으며 음악을 전환할 때 가수·곡명·커버사진을 보여줘서 주행 중에도 안정적이게 조작할 수 있었다. 이 덕분에 센터 디스플레이를 굳이 볼 필요가 없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작동 시 핸들을 잡지 않고 일정 시간이 소요되면 클러스터에 안내 문구가 나타나며 경고음이 들린다./임주희 기자

고속도로에 진입했을 때는 HDA2(고속도로 주행 보조 2) 기능으로 인해 자율주행에 가까운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시키면 ▲차간 거리 설정 ▲차로 유지 보조 ▲차로 이탈 방지 보조가 작동되는데 고속도로에서 스티어링 휠에 손만 얹고 있으면 특별히 운전자가 직접 컨트롤할 요소가 없어 편리했다. 또한 방향지시등을 켜면 차선까지 변경해 줬다.

EV9은 스포츠 모드를 지원하는데,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면 몸이 뒤로 밀리는 느낌과 함께 차의 속도가 매우 빠르게 붙었다. 가속 상황에서도 풍절음이 크지 않았으며 차가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주행했다.

운전한지 30분쯤 지났을 때 갑자기 시트 등받이가 마사지를 시작했다. 이는 ‘에르고 모션 시트’ 기능으로 주행 중에 운전의 피로를 경감시키기 위해 개발됐다. 운전에 방해되지 않을 정도로만 마사지해줬으며, 시간이나 작동은 직접 설정 가능했다.

(위에서부터)2·3열 내부 이미지, 2열 시트에 적용된 릴렉션 시트 조작 버튼, 스위블 시트 옵션을 추가해 2열 시트를 뒤로 돌린 모습/임주희 기자, 기아 제공

2열의 경우는 최초로 릴렉션 시트가 적용돼 타격 마사지 기능으로 여행의 피로를 해소할 수 있어 가족들끼리 장거리 여행할 때 적합해 보였다. 또한 스위블 시트를 옵션으로 추가할 수 있는데 기차처럼 4인이 마주 보는 식으로 2열 시트를 돌릴 수 있다.

2·3열 모두 폴딩 시 성인 남성이 누울 수 있을 정도로 넓은 트렁크 공간/임주희 기자

2열 시트의 공간을 넉넉했지만 3열은 레그 공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트렁크 역시 대형 SUV치고는 넉넉하지 않았지만 3열을 폴딩 하면 더 넓게 사용 가능하다. 2·3열 모두 폴딩 시 성인 남성도 다리를 뻗고 누워서 잘 수 있을 만큼 넓은 공간이 확보돼 차박에 적합했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501km로 99.8kW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기아 전기차 라인업 중 가장 긴 거리를 달성했다. 85%의 배터리 잔량이 부여에 도착했을 땐 50%가량 남았다. 140km 정도 주행했을 땐 kWh 당 전비가 5km가 나와 전비를 신경 쓰지 않고 주행했음에도 괜찮은 수준이었다.

EV9과 함께한 시승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편안한 시트와 HDA2 시스템 덕분에 장거리 운전도 거뜬했으며, 외관도 힙해 만족도가 더욱 상승했다. 수동인 운전석 쪽 파노라마 선루프, 2열에 비해 비좁은 3열, 높은 가격대 등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기아 전동화 대전환의 방점, 새로운 세그먼트 개척자라는 수식어답게 다양한 기능들과 도전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아 EV9 기본모델 가격은 환경친화적 자동차 세제혜택 후 개별소비세 3.5% 기준 ▲에어 2WD 7337만원 ▲에어 4WD 7685만원 ▲어스 2WD 7816만원 ▲어스 4WD 8163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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