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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기업’ 타이틀 버린 포스코…최정우 임기 완주가 최우선?

임주희 기자 ㅣ ju2@chosun.com
등록 2023.06.16 15:11

최정우 회장 임기 2024년 3월까지, 계속된 내부·정치권·시민단체의 퇴진 요구
대통령 베트남 경제사절단 등 주요 국가 방문 일정에 연이은 제외
포스코홀딩스 영업이익 반 토막 난 가운데 임원들과 ‘성과급 잔치’ 벌여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뉴스1

“포스코는 국민기업이 아니다”라고 선언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2연임 완주를 코앞에 두고 바람 앞에 등불 신세로 전락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최정우 회장의 임기는 다음 해 3월까지다. 최 회장이 임기를 무사히 마치면 포스코그룹 최초 연임 후 임기를 완주한 회장이 된다. 하지만 최 회장의 퇴진을 두고 계속해서 그룹 내부와 정치권, 시민단체의 거센 압박이 들어오고 있다.

포스코 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 15일 포항시 포스코 본사 앞에서 ‘범대위 활동 시민 보고대회 및 최정우 퇴출! 시민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시민 총궐기대회에는 범대위 추산 5000여명, 경찰 추산 2000여명이 참가했다.

범대위는 “포스코가 포스코홀딩스 소재지 이전을 약속했지만 주소만 이전했고, 미래기술연구원의 ‘포항 중심 운영’을 선언했지만 수도권에 미래기술연구원 분원을 설치해 사실상 수도권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최 회장 취임 후 포스코가 포항시와 불통하고, 시민들을 기만했다”고 최 회장 퇴진을 요구했다.

15일 오후 포스코 포항제철소 본사 앞에서 최정우 퇴출 포스코 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가 시민 궐기대회를 개최해 최정우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뉴스1

최정우 회장에게 등 돌린 것은 포항시민뿐만 아니다.

1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경제사절단 명단에서 최 회장의 이름은 빠져 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베트남 방문에는 임기 들어 최대 규모인 205명의 경제사절단이 함께 한다. 10대 그룹 총수 중에서 불참하는 것은 최정우 회장뿐이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최 회장이 사전에 예정된 주요 일정으로 인해 베트남 경제사절단에 신청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재계 5위인 포스코의 입지와 경제사절단 규모를 생각하면 최 회장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 정부의 입김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일본, 미국 등 윤 대통령의 주요 국가 방문 일정에 최 회장이 계속해서 동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달 23일 열린 ‘중소기업인대회’에도 최 회장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소통을 중시하며 10대 그룹 총수들과 연이은 동행을 하고 있는 윤 대통령의 행보에 최 회장만 빠지는 것이 대통령의 의중이라는 관측도 있다.

아울러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최 회장은 여당 의원들로부터 질책을 받은 바 있다. 태풍 ‘힌남노’ 상륙 전날 골프 약속을 다녀왔지만 포항제철소가 침수 피해를 입을 때 현장에서 재난 대응을 직접 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행정안전부·인사혁신처·공무원연금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최 회장이 표방하는 책임경영은 내부에서 공감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포스코홀딩스의 영업이익은 4조8500억원으로 전년(9조2380억원) 대비 47.5%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최 회장을 비롯한 포스코홀딩스 임원 28명은 자사주 2만7030주를 스톡그랜트로 배당받았다. 최 회장은 이 중 1812주를 챙겨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포스코홀딩스는 책임경영 강화라고 해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내년 3월까지인 임기를 마치기 위해 임원들과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 원로들은 지난 4월 10일 특별성명을 통해 최 회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박태준 창립회장과 함께 포스코를 일군 황경로 2대 회장, 안병화 전 사장, 여상환 전 부사장, 안덕주 전 업무이사, 박준민 전 포스코개발 사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원로들은 성명서를 통해 “창업 55주년 국민기업 포스코에는 경영리더십 혁신이 절실하다”며 포스코는 국민기업이 아니라고 선언한 최 회장을 지적했다. 이어 “최근 스톡그랜트 소식은 심한 엇박자와 괴리감을 느끼게 한다”며 “근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최정우 회장의 진퇴에 대해 자진사퇴함으로써 책임경영의 사례를 남기도록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 최 회장은 묵묵부답하고 있다. 그는 지난 9일에 진행된 ‘철의 날’ 행사에서도 임기 완주와 관련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피했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안팎의 악재가 이어지면서 포스코의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최정우 회장의 버티기가 성공한다고 해도 회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의문"이라며 "기업과 구성원의 미래를 위한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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