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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레온 정의선, ‘스타트업’ 옷 입고 비상하는 현대차

임주희 기자 ㅣ ju2@chosun.com
등록 2023.06.15 16:00

스타트업 장점 흡수해 유연한 조직으로 이끌어
개개인 역량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분위기 조성
순혈주의 깨고 파격적인 인사 단행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현대차 제공

글로벌 3위 완성차 업체이자 올해 상반기 국내 상장사 중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스타트업의 장점을 흡수하며 미래를 향한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제조 기업을 넘어 ‘스마트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미래 시장의 ‘퍼스트 무버’, ‘게임 체인저’라는 평가 속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변화무쌍하고 유연한 카멜레온식 경영이 주목 받고 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자유로운 조직 문화, 파격적인 인사 등을 통해 현대차그룹 조직문화의 혁신을 리드하고 있다.

특히 정의선 회장은 수평적 조직문화를 강조하며 그룹 내 시너지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자유로운 의사소통 환경과 조직 문화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완전자율복장제, 유연근무제, 상시 채용 등 유연한 조직문화 구축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조직의 변화는 구성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입사 1년 차인 한 직원은 “자율좌석제와 거점근무지 이용 등 자유로운 업무 분위기가 깔려 있다”며 “매니저·책임매니저로 단순화된 직급 체계 덕분에 상호 존중하는 문화가 형성돼 신입사원도 주체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몽구 명예회장이 품질에 집중했다면 정의선 회장은 “기업이 발전해 나가는 데 가장 귀한 것이 사람”이라는 정주영 선대회장의 지론처럼 임직원들이 개인의 역량을 발휘하는 데 최적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의선 회장의 혁신은 파격적인 인사에서도 드러난다.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 부회장으로 오를 때 가장 먼저 단행한 인사는 장재훈 전무(현 사장)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경영지원본부장을 맡긴 것이다.

장재훈 사장은 현대차 전임 대표들과 다르게 공채 출신이 아니며 요식업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장재훈 사장은 정의선 회장의 신뢰 하에 보수적인 조직 문화를 유연하게 바꾼 데도 주도적 역할을 했다.

장재훈 사장이 제네시스사업본부장 부임 직후 2020년 제네시스의 글로벌 판매량은 13만2450대로 직전 해에 비해 139.4%(5만5315대)가 증가해 정의선 회장의 인사가 성공적이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 밖에 경쟁사인 미국 완성차 기업 포드의 핵심이었던 김용화 사장과 BMW·벤틀리 출신 디자이너 존 버킹햄 기아넥스트디자인외장실장 등을 영입하는 파격적인 인사로 현대차그룹의 만연한 순혈주의를 깨기도 했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정의선 회장의 경영전략은 이미 좋은 성적표로 증명이 됐다”며 “정몽구 명예회장이 동물적인 감각과 대담한 경영으로 품질의 현대차를 만들었다면, 정의선 회장은 섬세하고 예리한 경영을 더해 미래를 이끌 모빌리티 기업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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