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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네이버·신세계 85% 점유율 속 꼴찌 '롯데온' 블랙홀…롯데 용병술 실패

김태동 기자 ㅣ tad@chosun.com
등록 2023.06.16 14:04

한 자릿수 점유율 '롯데온' 안드로메다로…신세계 '유니버스'로 3강 구도
롯데 유료멤버십 경쟁서 뒤쳐져...뒷 북 물류센터 건립도 경쟁력 '글쎄'
롯데 쿠팡 무시했었지만, 업계 "롯데온 경쟁상대 조차 못돼"...평가 절하
롯데 '용병술 실패' 지적…김상현, 나영호 외부 영입했지만 '표류'

롯데의 이커머스 사업이 수년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업계 '3강'인 쿠팡과 네이버, 신세계 점유율에 발끝도 따라가지 못하는 처량한 신세가 된 지 오래다. 롯데온의 존재 여부조차 모르는 소비자가 있을 정도다. 업계는 롯데그룹과 롯데쇼핑이 유통공룡이라는 자만심에 취해 안일한 '전략'과 인사가 실패의 주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인재 기용술'이 가장 문제라는 지적이 흘러 나온다. 지난해 정기 임원 인사에서 순혈주의를 깨고 그룹 주력인 유통 사업군 총괄 대표로 김상현 부회장(전 홈플러스 대표이사)을 앉혔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고 한자리 수 점유율로 초라한 성적을 유지하며 '디지털 전환 실패'라는 시장 평가를 받았다. 이를 진두 지휘한 신동빈 회장의 오판이라는 평가가 나올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롯데온을 살리기 위해 구원투수로 나선 나영호 대표(전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 본부장)역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롯데는 롯데온의 전신인 '롯데닷컴'으로 2000년 국내 첫 온라인 쇼핑몰로 신호탄을 쐈다. 신동빈 회장(당시 부회장)이 대표이사 직함까지 달며 출범에 공을 들여 앞서나가는 듯 했지만 이후부터 유통공룡이라는 수식어가 전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만년 꼴찌라는 성적표로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지난 2020년 '롯데 유니버스'를 꿈구며 내놓은 롯데온의 유료멤버십 ‘롯데오너스’는 단어조차 생소하다. 롯데 유통 관계사 직원들 조차 롯데오너스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이 전격 도입한 버티컬 서비스, 오카도(자동화 물류센터)역시 뒷 북 전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이커머스 시장 흐름을 읽지 못한다는 지적과 함께 "롯데가 이커머스 사업을 사실상 포기한 것 같다"는 쓴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지만 롯데는 문책성 인사나 책임을 묻지 않는 모습이다.
같은 유통공룡으로 불리는 신세계는 최근 '신세계 유니버스 페스티벌'을 열고 통합 멤버십을 전격 출범했다.

SSG닷컴과 G마켓, 이마트, 신세계백화점·면세점, 스타벅스 등 6개 계열사가 참여해 가입과 동시에 연회비 3만원에 상응하는 캐시 제공, 온오프라인 5% 할인 등을 제공한다. 이커머스 업계 구독 경제 흐름에 맞춰 충성 고객 확보에 나선 것.

이에 따라 지난해 역대 최대 연 매출에 2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한 쿠팡, 네이버와의 3강 구도는 더욱 굳혀질 전망이다.

쿠팡은 월 회비 4990원을 내는 유료멤버십 서비스와 더불어 '로켓 배송'을 위한 첨단 물류센터를 광주광역시에 설립하고 있다. 네이버는 기존 멤버십에 더해 학생 및 대학원생을 위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스튜던드'를 출시하며 시장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11번가 역시 아마존 글로벌 연간 구독 멤버십을 새롭게 선보였다.

경쟁사들이 유료멤버십 서비스를 강화하거나 차별화를 두는 사이 롯데온은 시장에서 도태되고 있다. 유료멤버십 서비스를 전체적으로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고는 하지만 도태되고 있다는 평가다.

롯데 관계자는 "신세계쪽이 유료멤버십 오픈했으니 우리도 뭐 해야하는거 아닌가 라는 대응 보다는 어떻게 운영되는지 보고 있다"며 "롯데온 하나의 사업군에서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롯데오너스를 인지하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18.3%뿐이었다. 실제 이용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이보다 더욱 줄어 전체의 3.5%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워낙 존재감이 없고 이커머스 사업을 하겠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시장 판도를 바꾸려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겠지만 작년 인사 등을 보면 그럴 의지도 안보인다"고 전했다.

경쟁사들이 유료멤버십을 통해 소비자 확보에 나서는 사이 롯데는 영국 리테일 기업 ‘오카도’와 협력해 물류센터 건설에 나서고 있다.

앞서 마켓컬리도 오카도 시스템 도입을 추진했으나, 새벽배송 시스템에 적합하지 않고 막대한 로열티 내야 해 발을 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업계는 판이 하루가 다르게 계속 바뀐다. 장기 투자를 해서 어떻게 대응하겠다는 것인지 시장에서도 의문"이라며 "막상 건립 이후 그때 가서 판도가 바뀌면 투자금만 날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의 오락가락 경영 전략은 실적으로도 드러난다. 롯데온의 올 1분기 매출액은 290억원, 영업손실은 200억원을 기록해 여전히 적자 상태를 이어갔다.

반면 쿠팡은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쿠팡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7조3990억원으로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경신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62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1037억원)·4분기(1133억원)에 이어 3분기 연속 영업흑자 성장세를 이어갔다.

견고한 매출을 이루는 데 필요한 '충성고객'도 판이하게 차이 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쿠팡 유료멤버십 회원 수는 약 1100만명이다. 이어 네이버 유료멤버십 회원 수는 900만명 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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