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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플래시', 번쩍…빛이 나는 솔로

조명현 기자 ㅣ midol13@chosun.com
등록 2023.06.14 15:46

사진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DC에 빛이 번쩍 났다. 항상 마블과 경쟁자의 위치에서 비교의 대상이 되었던 DC 코믹스가 '플래시'로 웃음 짓지 않을까. '플래시'에서 DC가 가장 잘하는 '결핍'이 '코믹'과 만나 '공감'이 되었다.

배리 앨런(에즈라 밀러)는 마음이 바쁘다.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초능력을 가진 탓에 연락이 오면 '플래시'로 바로 출동해야 한다. 특히,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배트맨의 뒤처리 담당은 플래시 몫이다. 불만은 많지만, 자신과 같은 상처를 가진 배트맨, 브루스 웨인(벤 애플렉)은 롤모델이자 가장 친한 친구다. 그러던 어느 날, 플래시는 빛보다 빠른 속도로 시공간을 넘나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끔찍한 과거를 되돌릴 수 있다.

사진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만류하는 배트맨의 말을 듣지 않고, 단 하나의 과거를 바꾸고 돌아오던 길에 또 다른 과거에 불시착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과거의 자신(에즈라 밀러)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바꾼 단 하나의 과거로 스파게티 면처럼 꼬여버린 시공간에서 배트맨(마이클 키튼), 슈퍼걸(사샤 카예)와 함께 조드 장군(마이클 섀넌)에 맞서 지구를 구하기 위한 모험을 나선다.

'또 '멀티버스'의 세상이야?'라고 질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플래시' 속 멀티버스는 조금 다르다. 이해하는 걸 반쯤 포기하고 보는 것이 아닌, 간단명료한 설명 속에서 뒤엉킨 시공간 속으로 관객도 함께 진입하게 된다. 도대체 이 실마리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지 고민하는 순간도 지루하지 않다. 144분이라는 상영시간 내내 달리고, 부딪히고, 발견하고, 성장해 가는 그 스토리가 치밀하게 담긴다. '저스티스 리그'에서 활약한 히어로 '플래시'의 '빛이 나는 솔로' 무대가 더욱 반가운 이유다.

사진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화면과 음악의 사용도 몰입도를 높인다. 앤디 무시에티 감독은 빛보다 빠른 속도를 빠르게만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초월하는 순간, 멈춰버린 듯한 슬로우는 작품 속 몰입감을 최고조로 이끈다. DC의 공동 CEO 제임스 건 감독이 "'플래시'는 내가 본 최고의 슈퍼 히어로 영화 중 하나"라고 평했던 이유가 분명히 담겨있다. 에즈라 밀러는 18살 사춘기 소년과 히어로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화면에서 동시에 펼쳐 보여 완벽한 공감을 이끌어낸다.

멀티버스의 세상 속에서 관객은 DC의 추억도 마주하게 된다. 먼저 팀 버튼 감독의 '배트맨'(1989년) 속 원조 배트맨 마이클 키튼이 31년 만에 화려한 귀환을 알린다. 또한 마지막에 깜짝 등장하는 배트맨은 방점을 찍는다. 크리스토퍼 리브와 니콜라스 케이지도 '슈퍼맨'으로 등장해 반가움을 더한다.

한편, '플래시'는 오늘(14일) 개봉해 관객과 만난다. 상영시간 144분. 12세 이상 관람가.

사진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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