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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갈등' 쿠팡, 중소·중견기업 상생으로 독자노선

김태동 기자 ㅣ tad@chosun.com
등록 2023.06.13 16:22

쿠팡 "독과점 식품기업 빠지니 중소기업 매출 늘어"
CJ제일제당, 신세계그룹 티몬 등과 손잡고 맞불
쿠팡-CJ, 납품 단가와 마진율 놓고 여전히 줄다리기
업계 "양사 갈등 해 넘길수도"

CJ제일제당과 쿠팡 CI / 각 사 제공

CJ제일제당과 납품가 갈등을 겪고 있는 쿠팡이 중소·중견기업 제품을 앞세워 빈자리를 메꾸고 있다. 쿠팡은 CJ제일제당과 같은 독과점 대기업이 빠지면서 공정한 생태계가 조성돼 중소·중견기업 제품 판매가 늘었다고 강조했다.

쿠팡은 올해 1∼5월 식품 판매 추이를 분석한 결과 중소·중견기업 즉석밥 제품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최고 100배 이상 성장했다고 13일 밝혔다.

식품 카테고리에서도 중소·중견 기업들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쿠팡은 중소·중견기업이 만드는 즉석국, 냉동만두도 같은 기간 60% 이상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즉석밥 등 식품 품목마다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확보한 독과점 대기업이 빠지자 후발 중소, 중견 식품 업체들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쿠팡에 따르면 즉석밥 부문에서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업체는 중소기업 유피씨로 올해 상반기 판매가 전년 동기대비 1만407% 증가했다. 이어 ▲시아스(7270%) ▲참미푸드(1080%) ▲티엘푸드(290%) ▲미트리(170%)순으로 나타났다.

중견 식품업체들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H기업의 프리미엄 즉석밥의 경우 지난해 동기 대비 4760% 성장했으며, 다른 D사의 즉석밥은 140%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중견기업 O사는 쿠팡 내 판매량이 대기업 식품사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고 쿠팡 측은 부연했다. 즉석국 부문에서 역시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CJ의 빈자리를 메꿨다.

쿠팡은 “올 들어 쿠팡에서 독과점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앞세운 대기업이 사라지면서 중소·중견기업의 가성비 경쟁이 치열해졌고, 이에 따라 소비자 유입과 구매도 늘어나게 됐다”고 분석했다.

쿠팡의 도발은 지난해부터 납품가 이견으로 갈등을 빚은 CJ제일제당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쿠팡은 "통상 시장 점유율이 높은 독과점 대기업들은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며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며 강도 높게 CJ제일제당을 비판했다.

CJ제일제당은 납품가 갈등을 이유로 즉석밥 등 일부 제품을 쿠팡에서 판매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신세계그룹의 멤버십 출시와 동시에 이마트, SSG닷컴, G마켓은 CJ제일제당과 파트너십을 맺었고 티몬과는 올 1월 시작한 '올인데이' 협업에 더해 12일엔 온라인 올인데이 및 첫 오프라인 팝업스토어까지 열었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신경전을 유통 업체와 식품 제조사 간 주도권 경쟁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합의점을 찾는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두 기업 간 남품가 관련 협상이 여전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서로 구체적인 가격에 대해 밀고 당기는 부분이 있어 해를 넘길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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