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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뷰] 'ae'부터 'MY'까지 'SYNK' 완료…에스파, 메타버스 걸그룹의 맛

하나영 기자 ㅣ hana0@chosun.com
등록 2023.02.26 22:00

에스파 콘서트 /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메타버스 걸그룹' 에스파만이 할 수 있는, 에스파라서 가능한 세계관의 완성이었다. "온라인을 통해 에스파와 아이(ae)가 만나고, 오프라인을 통해서는 에스파와 마이(MY, 에스파 팬클럽)가 만날 수 있다. 'HYPER LINE'은 마이와, 에스파, 그리고 아이가 함께 만나는 세계다."

2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는 에스파(aespa)의 첫 단독 콘서트 '2023 aespa 1st Concert 'SYNK : HYPER LINE'(2023 에스파 1st 콘서트 '싱크 : 하이퍼 라인)이 개최됐다. 이날 공연은 시작부터 에스파 특유의 '금속성'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HYPER LINE'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수많은 줄들이 수놓아진 사이로 나비스(naevis)가 등장, 오프라인에 있던 마이들을 광야로 초대했다. 먼저 ae-aespa(아이에스파)가 출격하며 공연의 포문을 열었고, 그 뒤를 이어 에스파가 등장했다.

시작을 알린 곡은 'Girls'다. "일어나라 그대여"를 외치는 에스파의 모습을 보며 벅찬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콘서트의 오프닝을 위한 곡이었던 만큼, 기존 곡과는 색다른 분위기로 연출돼 눈길을 끌었다. 특히 '아머 멘터' 윈터는 이날 무기가 아닌, 일렉 기타를 들고 등장해 팬들의 심장을 울리게 만들었다. 이어 에스파의 세계관이 담긴 'aenergy' 무대가 이어지며 본격적인 전개가 시작됐다.

특히 이번 공연은 SM 퍼포먼스 디렉터 심재원이 담당해 불꽃과 폭죽, 레이저와 리프트를 여러 방향으로 활용하는 등 화려한 효과가 어우러진 다채로운 연출로 에스파만의 독보적인 콘셉트를 살린 무대를 완성했다. 또한 천장 쪽에도 전광판을 만들어 마이들이 좀 더 쉽게 '싱크(SYNK)' 될 수 있도록 현장을 완성했다.

당초 에스파는 정규 앨범 발매 이후 이번 콘서트를 기획했으나, 여러 사정으로 인해 앨범 발매를 미루고 콘서트를 먼저 개최하게 된 상황이었다. 이에 이날 공연에서는 다양한 히트곡 무대 이상의 미공개 신곡 무대들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카리나의 'Menegerie'를 비롯해 윈터의 '입모양', 지젤의 '2Hot4U', 닝닝의 'Wake Up'까지 멤버들은 모두 커버 곡이 아닌, 미공개 신곡을 솔로 무대로 선택해 눈길을 끌었다.

솔로의 포문을 연 카리나의 무대는 에스파의 세계관을 고스란히 반영한 곡이었다. 카리나가 직접 참여한 가사는 환각 퀘스트 속을 무서운 동물들이 가득한 동물원에 비유했으며, 강한 비트감이 돋보이는 댄스 곡으로 완성돼 색다른 매력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로켓 펀처'답게 강한 비트에 맞춰 주먹으로 유리를 깨는 듯한 CG가 더해졌고, 이후 ae-카리나가 등장해 무대를 함께 완성했다. 이어 '도깨비불'과 '자각몽', 미공개 신곡인 'Thirsty'까지 몽환적인 분위기의 곡들이 연달아 이어졌다.

약 40분을 쉴 틈 없이 달린 뒤 에스파는 첫 멘트를 시작했다. 윈터는 "이렇게 2일 차 공연에 접어들어서 아쉽게도 여러분들은 첫날의 어색하고 삐걱거리는 저희를 못 봤다. 어제는 처음이라 어색한 부분이 많았는데, 오늘은 조금 더 나은 모습이다"라고 자신했다. 그뿐만 아니라 윈터는 아이에스파들의 활약을 언급하며 "열심히 했으니 칭찬해 주세요"라며 "저희가 그 친구들의 옷을 바꿔 입히는 날까지 열심히 돈을 벌겠다"라는 각오를 다져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세트리스트는 다양한 미공개 곡들의 향연이었는데, 멤버들의 솔로 무대는 물론, 기존의 곡들과 유기성 있게 연결시킨 구성으로 완성해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에스파 멤버들이 콘서트를 앞두고 했던 다양한 스포들도 팬들에게는 조금 더 익숙하게 곡을 받아들일 수 있는 요인이 됐다. 독보적인 가창력과 맑은 음색이 빛난 윈터의 발라드 곡인 '입모양' 무대에 이어 'Life's Too Short', 'I'm Unhappy'(미공개)가 이어졌다. 카리나는 이번 미공개 곡에 대해 "저희가 되게 좋아하는 곡 중에 하나라 여러분들께 들려 드리고 싶어서 선공개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핫 걸'로 불리는 지젤의 자신감 넘치는 애티튜드를 표현한 힙합 무대인 '2Hot4U' 뒤에는 'ICONIC', 'Hot Air Balloon'(미공개), 'YEPPI YEPPI', 'YOLO'(미공개)가 연달아 이어지며 에스파의 키치한 매력도 만날 수도 있었다. 특히 'YOLO' 무대는 팬들의 참여를 당부했던 곡인 만큼, 에스파는 직접 야광봉을 들고 "여러분 즐거워요?"라고 묻거나, "뛰어"라고 외치는 등 함께 호흡했다.

평소 보컬에 강점을 보였던 만큼, 닝닝 역시 솔로곡으로 발라드를 하지 않을까 추측했지만 이날 'Wake Up' 무대를 통해 뛰어난 춤선을 자랑하며 반전 매력을 과시했다. 여기에 앞서 안무 영상을 통해 선공개된 'Salty & Sweet'(미공개) 무대, 그리고 'Next Level', 'Black Mamba'까지 연달아 달리는 시간이 펼쳐졌다. 특히 에스파의 세계관을 담아낸 곡들의 경우, 아이에스파 멤버들이 등장해 조명과 레이저 효과 속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여 감탄을 더했다.

앙코르 무대 역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다시 무대에 오른 에스파는 미공개 신곡인 'Till We Meet Again'을 가창했다. 카리나는 "우리가 다시 만나자는 의미가 담긴 곡이라 엔딩으로 선택하게 됐다"라고 소개했고, 닝닝은 "사실 이거 말고 하나 더 비슷한 곡이 있는데 아껴두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지젤은 "저희가 다음에 컴백을 하고 콘서트를 하게 되면 들려드리겠다"라는 약속을 해 팬들의 환호를 이끌었다.

멤버들의 곡 소개에 이어 팬들의 떼창 이벤트가 이어졌다. 팬들은 에스파의 'Forever (약속)'을 부르며 "영원히 서로의 편이 되어주자"라는 슬로건을 들었다. 다만 전날 이벤트에 에스파 멤버들이 눈물을 보였다면, 이날 에스파는 마이들의 노래 솜씨에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꼭 약속을 지켜달라"며 팬들과 함께 노래를 완성했다.

공연을 마치며 카리나는 "마이들 덕분에 행복했다"라며 "우리가 컴백을 곧 한다. 더 특별하고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계속 성장하는 아티스트가 될 테니까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 저희가 그동안 뱉은 말에 한 번도 책임을 지지 않은 적이 없다. 이번 컴백, 앞으로의 에스파 활동도 기대를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 더 잘 하고, 더 멋있는 에스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며 마지막 곡인 'ICU'를 소개했다.

오롯이 에스파였기 때문에 완성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에스파는 이 밖에도 'I'll Make You', 'Savage', 'Dreams Come True', 'Don't Blink', 'Lingo' 등의 무대를 선사했다. 특히 S.E.S.의 곡을 리메이크한 'Dreams Come True'에는 'My Dreams Come true'라는 가사가 담긴 만큼, 이날 팬들의 꿈이 이뤄졌다는 의미로도 해석돼 더욱 뜻깊은 무대가 아니었을까.

여기에 SM엔터테인먼트 소속사 선배들이 대거 출동해 에스파를 위해 든든히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이날 공연에는 동방신기 최강창민, 슈퍼주니어 이특과 은혁, 소녀시대 태연, 레드벨벳 슬기와 웬디 등을 비롯해 NCT의 여러 멤버들, DJ로 활약 중인 레이든도 함께 자리했다. 전날 공연에는 동방신기 유노윤호, 레드벨벳 아이린, 예리 등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파는 "저희가 막둥이라 선배님들께서 응원차 첫 콘서트라고 와주셨다. 사실 더 긴장됐지만, 이렇게 응원을 와주신 선배님들과 마이들 덕분에 힘이 난다"라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최근 여러 내홍을 겪고 있는 SM엔터테인먼트다. 하지만 이날 공연을 보며 느낀 점은 이미 단단한 에스파의 모습이었다. 비 온 뒤 더욱 단단하게 굳어진 이들인 만큼, 앞으로 펼쳐갈 활약에도 기대가 더해진다. 특히 뛰어난 라이브 실력을 자랑한 만큼, 앞으로 더욱 다양한 라이브 무대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향후 컴백을 예고한 에스파는 3월 15일 오사카에서 개최되는 콘서트를 시작으로, 월드투어를 전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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