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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적과의 동침'에 K배터리 위협…포드, 중국 CATL 손잡고 공장 건립

김혜란 기자 ㅣ lift@chosun.com
등록 2023.02.14 18:55

포드가 100% 지분 소유…IRA 우회 진출 의도
반사이익 기대하던 한국 배터리 기업들 '당혹'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며 사사건건 대립하던 미국이 돌연 중국 배터리 1위 기업과 손잡으며 한국 배터리업체들이 닭쫒던 개 신세가 됐다. 반사이익을 기대했지만 시장이 다시 춘추전국시대로 돌입하고 있다.

미국 포드자동차가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기업인 중국 CATL(닝더스다이)과 손잡고 미시간주에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미국 배터리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도입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한 CATL의 우회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포드는 CATL과 함께 미시간주 마셜에 배터리 공장을 세운다고 1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포드는 35억달러(약 4조4000억 원)를 투자하고, CATL은 배터리 제조 기술과 인력을 지원한다. 2026년 문을 열 예정으로 연간 전기차 40만 대 분량의 배터리를 생산하게 된다. 새 공장에서는 인산철(LFP)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포드는 CATL이 가진 광물 배합 기술을 라이선스 비용을 주고 가져오는 대신 100% 포드 소유의 '미국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중국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배터리라 해도 미국에서 미국 기업이 생산할 경우 IRA 규제를 피할 수 있다.

리사 드레이크 포드 전기차산업화 담당 부사장은 "전략적 파트너가 될 CATL로부터 기술을 라이선스할 것"이라며 IRA에 대한 우회를 시사했다.

업계에서는 포드와 CATL의 협업이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북미 진출을 촉진하는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IRA의 수혜 기업으로 꼽혔던 한국 배터리 3사도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데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던 북미 시장에서 마저 자리를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번에 짓는 신공장의 미국 최초의 LFP 배터리 생산기지로 중국 업체들의 저가형 LFP 배터리 공세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LFP배터리는 한국 업체들이 주로 만드는 니켈코발트(NMC) 배터리보다 성능은 떨어지지만 생산 비용이 저렴하고 화재 위험이 낮다고 알려져 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합작 목표는 전기차 생산비를 낮추는 것"이라며 "LFP는 가장 저렴한 배터리 기술"이라고 말했다. 포드는 CATL의 LFP 배터리를 올해 머스탱 마하-E 모델에, 2024년 초에는 F-150 라이트닝 픽업트럭에 장착할 예정이다.

현재 포드뿐만 아니라 테슬라, 폭스바겐 등도 LFP 배터리 탑재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3사도 LFP 배터리를 연구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양산을 결정하지는 못하고 있는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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