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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가스 조작 '짬짜미', 벤츠·BMW·아우디·폭스바겐 과징금 423억

김혜란 기자 ㅣ lift@chosun.com
등록 2023.02.10 10:49

질소산화물 나오더라도 요소수 사용 줄이는 SW 개발
"친환경 기술 개발 서로 차단…디젤게이트 변질 계기"

독일 자동차 제조사들의 질소산화물 및 요소수 관련 담합 내역./공정위 제공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 자동차 회사 4곳이 배기가스 정화기술(SCR)의 성능을 낮추기로 담합해 400억 원대의 과징금 처벌을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들 4개사가 요소수 분사량을 줄이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로 합의한 행위가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423억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제조사별로는 벤츠에 207억 원, BMW 157억 원, 아우디 6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 관련 자동차를 국내에 팔지 않은 폭스바겐은 시정명령만 내리기로 했다.

이번 제재는 연구개발(R&D) 관련 행위를 담합으로 제재한 첫 사례로 이날 결정까지 3년 반의 시간이 걸렸다.

공정위 조사 결과, 벤츠 등은 2006년 6월 독일에서 개최된 SCR 소프트웨어 기능 회의 등에서 "질소산화물(NOx)을 항상 최대로 저감할 필요는 없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질소산화물은 자동차가 연료를 연소하면서 나오는 독성가스로 오존, 산성비 등의 원인이다. SCR은 요소수를 공급해 질소산화물을 줄이는 장치로 요소수 탱크가 커지면 자동차 연비가 나빠진다. 이들 회사는 연비를 높이기 위해 질소산화물이 더 나오더라도 요소수 사용을 줄이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경유차에 장착했다.

공정위는 '요소수 조작'에 대해 "보다 뛰어난 저감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경유 승용차의 개발 및 출시를 막은 경쟁제한적 행위"라고 봤다.

신동열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요소수 보충 주기가 늘면 소비자 편익이 증가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개별적으로 판단했다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우리 다 같이 하지 말자'고 합의했기 때문에 공정거래법상 담합"이라고 말했다.

공정위 또 "이 사건 합의 결과로 탄생한 SCR 소프트웨어 기본기능은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3개사의 경유 승용차 배출가스 불법 조작 사건, 일명 '디젤게이트'가 발생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담합으로 만들어진 기본기능이 한층 악의적으로 변형돼 디젤게이트에 쓰였다는 설명이다.

디젤게이트는 폭스바겐 등이 환경부의 규제 인증 시험에서는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작동시키고 실제 주행 때는 연비 절감을 위해 제대로 작동시키지 않아 기준치 이상의 질소산화물이 배출되도록 한 사건이다. 이런 위법 사안은 미국의 한 석사 과정 대학원생들에 의해 발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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