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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사·법원·임직원 모두 윈윈한 hy의 메쉬코리아 인수

김종훈 기자 ㅣ fun@chosun.com
등록 2023.02.06 17:57

hy의 빠른 인수 결정…일자리, 영업망 지켜
법원이 준 시간 동안 제반 매각딜 절차 진행…주요 채무 상환 개시
“임직원·영업 현장 모두 어려울 때 힘이 된 hy 반겨”

협력업체 줄도산 위기까지 몰리며 고전했던 메쉬코리아가 기사회생하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1개월. 메쉬코리아 측의 제안에 식품·유통기업인 hy가 빠르게 인수를 결정하면서 메쉬코리아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살아났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메쉬코리아는 지난달 30일 hy로부터 DIP 긴급자금 600억원을 지원받아 OK캐피탈, 기술보증기금 등의 채무를 상환했다.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발생할 수 있는 화주사 이탈, 영업망 붕괴, 주주사 지분 소각을 극적으로 피하게 된 것이다.

메쉬코리아는 국내 벤처 붐 붕괴의 시초로 여겨질 만큼 심각한 자금난 상태였다. 국내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고 벤처 투자 시장이 경색되면서 외부 투자 유치가 난항에 빠졌다. 유정범 전 대표이사의 학력위조, 경력위조, 독단적인 경영행태와 맞물려 신뢰도가 추락했던 것도 한 몫 했다.

메쉬코리아는 풀필먼트, 새벽배송 등 적자사업을 정리하고,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했지만 자금 고갈 상태를 벗어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지난해 10월 주주단, 경영진, 채권자가 공동으로 바이아웃딜(매각딜)을 추진했지만 실패했다.

지난해 11월 360억원의 대출 채권을 가진 OK캐피탈이 P플랜 방식의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겠다고 선언하자 유정범 전 대표이사가 선수를 쳤다. 자신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이사회 결의도 없이 개인 주주 자격의 기업회생 신청을 한 것이다.

유 전 대표의 회생신청 이후 OK캐피탈이 P플랜 방식의 회생신청을 추가하자 김형설 신임 대표가 먼저 hy에 투자를 제안했다. hy도 약 1개월의 집중 협상을 통해 인수 결정을 내리고 지난달 10일 법원에 투자확약서(LOC)를 제출했다.

hy의 등장을 가장 먼저 반긴 것은 법원이다. 법원은 OK캐피탈의 P플랜이 유력해진 상황에서 재무건전성이 뛰어난 hy가 참여해 회생절차개시 전 사태가 해결되기를 내심 원한 것으로 보인다. 메쉬코리아와 hy 매각딜이 급진전 될 수 있도록 지난달 30일까지 시간을 줬기 때문이다.

법원이 준 시간 동안 김형설 대표는 주주사 전체로부터 동의를 얻고, 이사회를 개최해 hy 매각딜 추진을 위한 절차를 진행했다. 지난달 25일 이사회에서 김형설 대표이사가 선임되고 hy를 매각딜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지난달 27일 법원도 hy로부터 DIP 긴급자금 600억원을 지원 받고, 오케이캐피탈·기술보증기금 등의 주요 채무를 상환하는 것을 허가하며 보조를 맞췄다.

hy의 메쉬코리아 인수 결정은 주주와 직원 등 이해관계자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이끌어냈다는 평이다.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발생할 주주사 지분 소각, 영업 현장 붕괴를 막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절반에 가까운 인력 구조조정 이후 남은 임직원 180여명의 고용 안정성 확보, 전국 지점 520여곳과 라이더 2만여명의 생계 유지, 상점주 10만여곳의 사업기회 제공 등의 효과를 만든 것은 사회적으로도 바람직한 결과다.

김 대표가 취임 시 밝힌 것처럼 '모두를 위한 선택'이 된 hy 매각딜을 주주사, 임직원, 영업 현장 모두가 반기고 있다.

메쉬코리아 측은 "회사 임직원들은 hy를 어려울 때 힘이 되어준 친구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hy의 빠른 인수결정이 모두를 살렸다는데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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