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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캐시카우' 반도체 영업익 97% 급감…스마트폰도 타격

김혜란 기자 ㅣ lift@chosun.com
등록 2023.01.31 10:44

작년 연간 매출 302조 역대 최대에도 영업익 43조로 16% 감소
메모리·스마트폰 수요 감소에 '어닝쇼크'…4분기 영업이익

삼성전자 화성 캠퍼스 전경/삼성전자 제공

‘반도체 한파’가 삼성전자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삼성전자 캐시카우인 반도체 사업의 부진이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에서 감산에 대한 의견까지도 흘러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감소와 스마트폰 판매 둔화로 지난해 4분기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했다. 연간 매출로는 300조 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를 실적을 냈지만 주력 사업 부진으로 빛이 바랬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 70조4600억 원, 영업이익 4조3600억 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7.97% 줄었고, 영업이익은 68.95% 급감했다. 당초 시장 기대치는 6조9200억 원으로 실제 성적은 이를 크게 밑돌았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4조 원 대에 그친 것은 2014년 3분기(4조600억 원) 이후 8년여 만에 처음이다.

다만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은 301조770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삼성전자의 연 매출이 300조 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3조3766억 원으로 전년보다 15.99%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상반기 반도체 호황 등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고금리와 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코로나 특수가 사라지며 세트(완성품) 소비와 반도체 수요가 급감해 4분기 어닝쇼크로 번졌다.


◇실적 버팀목 반도체 추락…메모리 적자전환 예상

특히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의 60%가량을 차지하는 반도체 사업의 부진이 뼈 아팠다. 4분기 실적을 부문별로 보면 반도체(DS) 부문은 매출 20조700억 원, 영업이익 270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매출 26조100억 원, 영업익 8조8400억 원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96.9%나 고꾸라졌다.

메모리 사업부는 재고자산 평가 손실의 영향 가운데 고객사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해 실적이 대폭 감소했다. 일부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사업이 적자를 냈을 거라고 보고 있다.

시스템LSI는 업계 재고 조정에 따른 주요 제품 판매 부진으로 실적이 하락했으나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파운드리(foundry·반도체 위탁생산)는 주요 고객사용 판매 확대로 분기·연간 최대 매출을 달성했고, 첨단 공정 중심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고객처를 다변화해 전년 대비 이익이 증가했다.

디스플레이(SDC)는 4분기 매출 9조3100억 원, 영업이익 1조8200억 원을 기록했다.

중소형은 스마트폰 수요 감소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으나, 플래그십 제품 중심 판매로 견고한 실적을 달성했다. 대형은 연말 성수기 TV용 QD-OLED 판매가 확대되고 LCD 재고가 소진되며 적자폭이 작아졌다.

◇스마트폰 수요절벽 직격탄…생활 가전도 고전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4분기 매출 42조7100억 원, 영업이익 1조6400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 경험(MX)의 경우 판매 둔화와 중저가 시장 수요 약세로 매출과 이익이 모두 하락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는 연말 성수기 수요 증가와 네오 QLED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 판매로 매출과 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반면 생활가전 사업은 시장 악화와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하락했다.

네트워크는 국내 5G망 증설과 북미 등 해외 사업 확대로 매출이 증가했다.

전장 사업(자회사 하만)은 2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만은 연간으로 봐도 매출 13조2100억 원, 영업이익 8800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 1분기 전망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증권가에서 잇따라 반도체 부문의 분기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심화하며 1분기 전체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9% 하락한 64조1000억 원, 영업이익은 81% 감소한 8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도체는 2조50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메모리 반도체에서는 1조7000억 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하고, D램에서도 흑자 유지가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2분기까지 실적 둔화가 지속하고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6% 감소하는 19조 원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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