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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금혼령', 언더독의 자세로 던진 출사표

하나영 기자 ㅣ hana0@chosun.com
등록 2022.12.08 16:36
'금혼령' 박상우 감독이 남다른 출사표를 던졌다. "편성 때문에 안팎으로 많이 걱정을 해주신다. 요즘 온라인에서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는데, 저희도 '중꺾마'의 마음으로, 언더독으로 경쟁해서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금혼령 제작발표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8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는 MBC 새 금토드라마 '금혼령, 조선 혼인 금지령'(극본 천지혜, 연출 박상우·정훈)(이하 '금혼령')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박상우 감독과 배우 김영대, 박주현, 김우석이 참석했다.

'금혼령'은 7년 전 세자빈을 잃고 실의에 빠져 혼인 금지령을 내린 왕 이헌(김영대) 앞에 죽은 세자빈으로 빙의가 가능하다는 혼인 사기꾼 소랑(박주현)이 나타나 벌이는 센세이셔널 궁궐 사기극이다.

박상우 감독은 "동명의 웹 소설을 원작으로 했는데, 원작자께서 드라마를 그대로 집필해 주신 작품"이라며 "7년 동안 조선이라는 나라에 혼인을 금지하면 어떨까 상상에서 출발하게 됐다. 7년 동안 금혼령을 내리는 왕 이헌과 그 곁을 지키는 무사 이신원, 사기를 쳐서 궁궐 생활을 시작하는 소랑이 만나 서로를 성장시켜가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박상우 감독은 원작의 결을 살리면서도 드라마만의 오리지널리티를 살리는 것에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특히 사극이라는 장르적 특성상 '고증'에 관한 문제 역시 피할 수 없었다며 "작가님을 처음 뵙고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 그거였다. 웹 소설에는 사실 멀티버스 설정이 없는데, 고증 문제에서 최대한 배우들이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던 중 이러한 설정을 넣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동안 다양한 논란이 많았기 때문에 기본은 지켜야겠다는 생각으로, 자문 교수님을 밤낮으로 괴롭혔다. 주무실 시간에도 전화를 드리고, 정말 조연출들이 노력을 많이 했다. 아마도 고증 논란에서 시청자분들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을 수준에서 자유로움을 추구했다. 배우들도 절하는 법부터 인사, 문 여는 방법까지 모든 예법을 익혔다"라며 "그럼에도 미흡한 점이 있다면, 예쁘게 봐주시면 좋겠다"라는 당부를 더했다.

극 중 박주현은 말발과 눈치 하나로 전국을 주름잡는 사기꾼 궁합쟁이 '소랑'을 맡는다.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궁에 들어가게 된 뒤, 파란만장한 사연을 겪게 된다. 박주현은 "대본을 볼 때부터 사랑에 빠졌다. 말이 청산유수고, 말발이 어마어마하다. 하고자 하면 마음먹은 그대로 이뤄내는 멋진 여성"이라고 소개하며 "사극에 이런 여성 캐릭터가 처음이라는 생각으로 하게 됐다"라고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다만 청산유수 같은 언변 덕분(?)에 대사량이 엄청났다며 박주현은 "사기꾼 역할이다 보니 템포가 빨라야 한다고 생각을 했는데, 사극의 언어들이 들어가다 보니 아무래도 대사 연습을 많이 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빙의하는 장면이 꽤 나오는데, 그 장면마다 웃기고 싶고, 시청자 여러분을 재미있게 해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어서 특수 분장 같은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 굉장히 많은 아이디어를 던졌는데, 감독님께서 거르고, 또 걸러주셨다"라고 신경을 쓴 부분에 대해 전했다.

박주현이 사극에 도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한 부담이나 어려움은 없었는지 묻자 "배우들 사이에서 사극이라는 자체가 정말 큰 어려움이 따른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겁에 질려서 시작했다"라며 운을 뗀 박주현은 "생각처럼 몸이 힘들기는 했다. 대부분 세트가 아닌 야외촬영을 해야 했고, 날씨에 상관없이 의상에 제약이 있다. 하지만 촬영장 분위기가 드라마 색깔처럼 밝았다. 힘들었지만, 우리끼리 재미있게 의기투합해서 잘 헤쳐나갈 수 있었다"라고 답했다.

김영대는 죽은 세자빈을 잊지 못하는 가슴 아픈 사연을 지닌 조선의 왕 '이헌'으로 분한다. 사랑하는 세자빈 안 씨가 의문만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자 금혼령을 내리게 되는데, 어느 날, 죽은 세자빈에게 빙의할 수 있다는 소랑이 눈앞에 나타난다. 박주현과 마찬가지로 이번이 사극 첫 도전인 김영대는 "사극이라는 장르에 고민이 많았다"라며 "대본을 봤을 때 퓨전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가 있어서 대중들이 전래동화처럼 조선 시대에 이런 느낌도 있겠구나 거리감이 안 느껴지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고민을 많이 했다.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사극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왕 역할에 도전한다는 것 역시 기대 포인트다. 외적인 부분, 혹은 연기적인 부분에 있어서 신경을 쓴 것이 있는지 묻자 "외적인 부분의 경우 분장팀 분들께서 잘 만들어주셔서 조금은 조선의 왕에 가까워진 것 같다"라며 "캐릭터 같은 경우는 감정의 격차가 크게 나는 인물이라 그런 부분을 어떻게 구사하면 좋을까에 대해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러한 이헌이 잊지 못하고, 소랑이 빙의할 수 있다며 사기를 치는 세자빈 안씨 역할에는 아이즈원 출신으로,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연기에 도전하게 된 김민주가 캐스팅됐다. 박상우 감독은 "세자빈 안씨 역할을 찾는 것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라며 "설정상 어린 나이에도 침착하고 모든 것을 다 갖춘 역할이어야 했다. 김민주 배우의 경우 오디션을 총 4번 정도 본 것 같다. 주로 영대 씨와 호흡을 맞추게 됐는데, 배우로서 첫 발을 굉장히 잘 내디뎠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고 기대가 되는 배우"라고 자신해 기대감을 높였다.

여기에 절절한 순애보를 가진 무사 '이신원' 역할에는 김우석이 합류했다. 박상우 감독은 "신원이 역할을 위해 정말 많은 오디션을 봤는데, 그 미묘한 감정선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를 찾기 어려웠다. 그러다 만난 우석 배우와 오디션을 정말 긴 시간 동안 봤는데, 신원이 캐릭터처럼 짝사랑 경험이 있는지부터 해서 한 시간 반 정도 둘이 수다를 떨었다. 그리고 그 뒤의 오디션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우석 배우를 캐스팅하게 됐다"라고 전해 김우석이 완성할 애틋한 감성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했다.

김우석은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해 "따뜻하면서 차가운 면이 있는데, 결과적으로는 따뜻한 성격을 가진 인물"이라며 "겉보기에는 감정 격차가 크지 않은데, 마음속에서 미묘한 감정을 보여야 할 일이 많아서 그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포인트를 잡으려고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감정 표현이 표정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모든 인물을 대했을 때 따뜻한 설정이 있다. 그런 부분을 표현하려고 노력한 만큼, 잘 보였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감정선을 표현하는 것에 있어 작품의 원작도 참고했는지 묻자 "소설을 처음에 조금 읽다가 그 안에 제가 갇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부러 다 보지 않았다. 뒤에 엔딩도 궁금하긴 했지만, 대본을 보고, 읽으며 감독님, 배우분들과 어떻게 호흡을 하면서 만들어나갈지에 중점을 두고 했다. 원작과는 조금 다를 수도 있지만, 잘봐주시면 좋겠다"라는 당부를 더했다.

오랜만의 MBC 사극이라는 점, 청춘 배우들의 케미가 돋보이는 등 기대를 할 수 있는 포인트가 많지만, 쟁쟁한 경쟁작을 만나게 됐다. 특히 JTBC 금토일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은 올해 미니시리즈 작품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박상우 감독은 "경쟁이기도 하지만, 드라마 판의 전체 파이를 키우는 것이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경쟁에 임하는 마음을 전했다.

이어 "최근 K-드라마, K-사극이 인기가 많은데, 이런 부분에서 시청각적인 만족감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복식이나 소품, 장소와 로케이션 등에서 시각적인 즐거움을 드리려고 했고, 국악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청각적인 쾌감도 있을 것 같다. K-컬쳐만의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는 각오를 다지며 "결과물로 보여드리겠다"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MBC 새 금토드라마 '금혼령, 조선 혼인 금지령'은 오는 9일(금) 밤 9시 50분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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