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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취임, 컨트롤타워 부활 여부에 시선 몰려

안정문 기자 ㅣ stablegate@chosun.com
등록 2022.10.27 11:06 / 수정 2022.10.27 11:12

앞서 내놨던 대규모 투자 계획 힘받을 듯
준법위와 소통하며 약속했던 지배구조 개편 속도 붙을지에도 시선 몰려
실적부진에 사법리스크까지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많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 부정·부당 합병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뉴스1 제공

삼성전자가 27일 이사회를 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함으로써 국내 5대 그룹 총수들의 직함은 모두 회장이 됐다.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안건이 이사회 동의 절차를 거친 것은 평소 그가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중시해 온 것의 연장선 상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이사회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

이재용 회장은 고 이건희 회장이 별세한 2020년 10월 기준 2년, 그가 삼성전자에 입사한 1991년 기준 31년 만에 회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앞서 삼성전자 이사회는 글로벌 대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책임 경영 강화,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이같이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과 경영 안정성 등이 언급된 만큼 그룹 전반을 아우르는 컨트롤타워의 부활 여부에 시선이 몰리고 있다.

책임 경영 강화를 언급한 것을 놓고 준법위에 약속했던 지배구조 개선, ESG 경영 등에도 속도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컨트롤타워 부활시키나

이재용 회장의 승진이 현실화됨에 따라 컨트롤타워 부활설 역시 힘을 받고 있다.

현재 삼성그룹은 삼성전자가 이끄는 사업지원, 삼성생명이 주도하는 금융경쟁력제고, 삼성물산이 이끄는 EPC(설계조달시공) 등 3개의 태스크포스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수합병(M&A) 등 투자결정을 위해 그룹 총수가 이끄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이재용 회장은 최근 들어 꾸준히 사장단과 만남을 가졌는데 일각에서는 이것이 미래전략실과 같은 컨트롤타워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라고 바라보기도 한다.

이 회장은 25일 고 이건희 회장 2주기 추모식 당시 현직 사장단 60여명과 용인시 삼성인력개발원으로 이동해 이건희 회장 2주기 추모 영상을 시청하고 오찬을 함께한다.

앞서 지난달에는 2년 만에 주요 계열사 사장들을 불러모으기도 했다.

9월27일 삼성 주요 계열사 사장 40여명은 경기도 용인 인재개발원에 모여 강연을 듣고 의견을 주고받았다.

금융 계열사까지 포함된 사장단 회의는 2020년 이후 2년 만이었다.

삼성전자는 2017년 국정농단과 관련해 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미전실)을 폐지했다.

◆대규모 투자 계획 힘받을 듯

앞서 발표된 투자와 관련된 계획은 이 회장 승진과 함께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5월 말 이 회장은 향후 5년에 걸쳐 미래 먹거리와 신성장 정보기술(IT) 분야에 450조 원을 투자하고 8만 명을 새로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10월11일에는 인천시 연수구 소재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캠퍼스를 찾아 2032년까지 10년 동안 바이오 사업에 7조5000억 원을 투자해 11만 평 규모의 '제2 캠퍼스'를 조성하고 이곳에 공장 4개를 추가로 건설해 바이오 분야에서 '초격차'를 완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회장은 올해 8월15일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이후 경영행보를 본격화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올해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반도체 R&D 단지 기공식,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 엔지니어링센터,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삼성SDS 잠실캠퍼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 공장 등을 방문하는 등 활발하게 경영현장을 찾았다.

◆지배구조 개편과 ESG 강화 속도 붙을까

이 회장의 승진에 따라 그가 준법위에 약속했던 사안들의 개선작업에도 속도가 붙을지에도 시선이 몰린다.

그는 12일 1년9개월 만에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를 찾았다.

준법위는 이 회장에게 법위반 리스크 방지, 사내 준법 문화 정착 등을 요청했고 이 회장은 "2020년 대국민발표 내용을 이행하고 위원회의 활동방향인 준법경영, ESG 경영에 적극 동참하겠다"며 "노동인권을 보호하고 이해관계자와 소통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그는 2020년 대국민발표를 통해 4세 경영 승계 포기의 뜻을 밝혔다.

준법위는 삼성그룹의 법률 감독과 자문을 맡은 독립기구로 올해 2월 출범한 2기 준법위는 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실적부진에 사법리스크까지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많아

한편 이재용 회장은 해결해야 하는 여러 과제도 안고 있다.

우선 TSMC에 뺏긴 글로벌 반도체 선두 자리를 되찾아야 한다.

24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캐피털 IQ에 기반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글로벌 반도체기업 시가총액 순위에서 선두에 올랐지만 2022년에는 대만의 TSMC, 미국의 엔비디아에 밀려 3위로 미끄러졌다.

삼성전자의 자리는 2018년 3위였던 TSMC가 가져갔다.

게다가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둔데다 4분기와 내년까지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한 가운데 실적개선을 이끌어야 한다는 점 역시 부담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76조7800억 원, 영업이익 10조8500억 원을 거뒀다고 27일 공시했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3.7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1.39% 떨어졌다.

메모리 반도체가 고객사의 재고 조정 등으로 매출 감소 겪은 것이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4분기 글로벌 IT 수요 부진과 메모리 시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바라보고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2023년에도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수요 회복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재용 회장이 모든 사법리스크를 털지 못했다는 점 역시 부담일 수 있다고 평가된다.

이 회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조작 등 혐의로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과정에서 이 회장의 지분이 많은 제일모직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받을 수 있도록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를 조작했다는 혐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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