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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소지섭의 이면에서 정면으로 다가선다…'자백'

에디터 조명현 ㅣ midol13@chosun.com
등록 2022.10.21 00:01

영화 '자백' 스틸컷 /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유민호(소지섭)은 유명한 IT 사업가다. 능력있는 아내와 겉으로 보기에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는 듯 하지만, 세희(나나)와 내연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어느 날, 누군가에게 불륜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협박을 받고 찾아간 호텔에서 유민호는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 보니 밀실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됐다. 억울하다. 자신이 쌓아 올린 모든 것이 무너지려 한다. 승률 100%의 양신애 변호사(김윤진)과 만나, 어떤 수단과 방법을 써서라도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려 한다.

영화 '자백'은 소지섭의 뒷모습으로 시작한다. 경찰 조사를 받고 나온 사업가 유민호(소지섭)에게 수많은 사람들은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에 답 없이 차에 올라타는 유민호를 카메라는 그대로 쫓아간다. 그렇게 '자백'은 유민호라는 인물에게 집중한다. 현재는 그의 과거가 쌓여서 된 것. 유민호는 그를 변호하러 온 변호사 양신애(김윤진)과의 대화를 통해 과거의 궤적을 되돌아본다.

영화 '자백' 스틸컷 /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사건의 결론은 같다. 하지만 누구의 시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같은 결론은 완전히 다른 과정을 갖는다. 유민호의 진술에 존재하는 허점을 채워가는 양신애의 논리는 점차 '진실'에 가까워지게 한다. 이는 '자백'을 보는 관객까지도 계속해서 무엇이 진실인지를 되묻게 만든다. 첫 장을 편 순간 마지막 장까지 쉴새없이 내달리게 하는 추리소설처럼 '자백'은 살인, 누명, 음모 등의 소재를 담고 관객의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한다. 치밀하게 직조된 이야기는 스크린 속에서 보이는 눈 덮인 산의 서늘한 공기로 관객을 감싼다.

마지막 장까지 내달리게 하는 힘은 배우들에게 있다. 특히, 데뷔 28년 만에 처음으로 스릴러 장르에 도전한 소지섭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자백'이라는 영화 자체가 유민호의 뒷모습에서 정면으로 다가서는 영화인 듯, 소지섭은 데뷔 후 28년이나 아껴둔 뒷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는 윤종석 감독과 수많은 리딩 과정에서부터 비롯됐다. 기존 작품보다 더 많은 리딩 과정을 거쳤고, 리허설을 진행했다. 수염이 자라는 시기까지 맞출 정도로 유민호를 그 어떤 캐릭터보다 몸에 밀착한 소지섭은 작은 움직임에도 관객들의 숨을 죽이게 한다.

영화 '자백' 스틸컷 /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윤진과 나나 역시 '자백'을 보는 즐거움이다. "1인 2역처럼 연기했다"라는 김윤진의 말처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른 온도 차의 양신애 변호사는 후반부 더욱 빛을 발한다. 나나 역시 시각에 따라 전혀 다른 세희의 모습을 대사의 묘한 억양, 유민호를 바라보는 눈빛, 움직이는 속도의 변화 등으로 섬세하게 담아내며 감탄을 자아낸다. 이야기의 작은 빈틈은 배우들의 미세한 움직임, 디테일로 채워졌다.

'자백'은 지난 2017년 개봉한 스페인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전체적인 줄기는 같지만, 윤종석 감독은 한국적인 정서를 더해 이를 각색했다. 윤종석 감독은 "정보가 노출되는 이야기 구조로 바꾸면서, 관객이 훨씬 더 캐릭터에 깊이 몰입해서 영화적인 체험을 할 수 있길 바랐다"라고 중점을 둔 지점을 설명했다.

영화 '자백' 스틸컷 /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또한, 김윤진은 '자백' 언론시사회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감독님과 한 사람의 존재, 목숨, 가치, 무게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이 작품은 선택과 대가의 이야기인 것 같다"라고 작품이 내포하는 의미에 대해 밝히기도 했다.

일단, 오랜만에 극장에서 만나는 서스펜스 스릴러 장르의 작품이다. 히어로들과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눈 덮인 산속 서늘한 겨울의 온기가 고스란히 관객에게 와닿는 영화다. 그렇기에 더욱 반갑게 다가오기도 한다. 오는 10월 26일 개봉. 상영시간 105분.

영화 '자백' 포스터 /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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