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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전시차 인기폭발에 "수십만명 대기"…신차 출고 대기만 18개월

김혜란 기자 ㅣ lift@chosun.com
등록 2022.09.02 16:56

기아 120여개 영업소 내 스포티지 전시차 이미 '완판'
한달에 한번 전시차 입고 알림 대기만 수십 만 명
'전시차 대폭 할인'도 옛말…할인 20만원이지만 인기 폭발

2일 기아 스포티지 전시차량 현황./기아 홈페이지 갈무리

반도체 등 부품 수급난으로 신차 출고가 1년 이상 늦어지자 ‘전시차’가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방침에 따르면 전시차는 최소 한 달은 전시된 후에야 살 수 있다. 그사이 행여 스크래치가 남을 수도 있고 할인 폭도 크지 않지만 최단기간에 차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입소문을 타고 차를 구매하려는 사람들 사이에 소문이 난 것으로 보인다.

2일 본지 취재 결과 기아 스포티지의 경우 현재 1400여 개 영업소 중 구매할 수 있는 전시차는 ‘0대’다. 이날 기아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국 영업소에서 ‘스포티지’ 전시차량을 갖고 있는 곳은 120곳이 넘지만, 해당 차들은 이미 판매계약이 끝난 상태다. 지난달에만 3만 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링카 스포티지는 하이브리드 기준 출고 대기기간만 18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기아 스포티지/기아 제공

전시차를 구매하기 위해 영업소를 찾다 헛걸음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각 영업소에 전시차가 배치되기 전부터 번호표를 받아 놓은 신차 계약 고객들이 있기 때문이다.

번호표를 받더라도 후순위라면 단념하는 고객들이 많다. 가장 먼저 계약한 고객이 차량을 포기하는 경우가 없고, 같은 차종이 해당 영업소에 들어온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기아 쏘렌토./기아 제공

기아 가락 지점 관계자는 “어떤 색깔이나 옵션이라도 좋으니 무조건 사고 보겠다는 고객이 많은 실정”이라며 “전시차를 구매하고 싶다면 홈페이지를 들어가기 보단 10만 원 계약금을 걸어놓고 기다리는 게 현명한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또 전시차 중 당장 판매가 불가한 차량들도 있다. 부품 교체나 수리가 필요해 공장에 입고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때 이런 차들을 잡으려는 영업소 직원들의 노력은 시쳇말로 ‘피켓팅(피+티켓팅‧피 터지는 예매 열기)’을 방불케 한다.

현대차 영업소 관계자는 “한 달에 한 번 오전 10시 정각에 재출고 전시차량과 각종 취소 차량을 확보할 수 있는 날이 있는데 전국의 수십만 명의 사원들이 몰려든다”고 말했다.

이런 폭발적인 인기에 전시차 할인 혜택도 축소된 편이라고. 현대차그룹은 전시 기간만큼 감가를 한다. 통상 30일간 전시된 차는 20만 원의 할인이 들어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옛날에 전시차 할인이라고 하면 틴팅, 탁송료 면제 등 여러 혜택이 많았다”면서 “요즘은 본사가 정해준 20만 원 감가 할인만 겨우 해준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수급난이 점자 해소되고 있지만 예전처럼 돌아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적체된 주문량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만 TSMC는 2020년 3분기 2%까지 줄였던 차량용 반도체 매출 비율을 지난 2분기 5%까지 늘렸다.

박정규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는 “현재 반도체 물량은 조금 풀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 봉쇄 영향이 겹쳐 다른 부품 수급 문제가 생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자동차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탓에 최근의 출고 지연 사태가 부각된 측면도 있다. 실제로 상대적 고가차인 기아 모하비 등 일부 비인기 차종은 비교적 단시간 내에도 출고가 가능하다는 게 일선 영업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현대차 영업소 관계자는 “하이브리드가 인기라지만 쏘나타는 2주면 받아볼 수 있는 걸 보면, 세단의 인기가 시들하면서 재고 물량이 쌓인 거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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