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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토막' 난 루블로 대금 받나…러시아 진출 韓 기업 피해 우려

류범열 기자 ㅣ ryu4813@chosun.com
등록 2022.03.08 14:29

루블화 가치 하락/뉴스1


러시아가 자국에 비우호적인 행동을 한 국가에 한국을 포함시키면서 현지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러시아가 이들 국가에 대해 외화 채무를 최근 원화 대비 반토막 난 루블화로 상환하도록 하는 등 경제제재를 가하기로했기 때문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정부령을 통해 자국과 자국 기업, 러시아인 등에 비우호적 행동을 한 국가와 지역을 발표하면서 이 목록에 한국을 포함시켰다.

목록에는 우리나라 외에도 미국, 영국, 호주, 일본, 27개 유럽연합(EU) 회원국, 캐나다, 뉴질랜드, 노르웨이, 싱가포르, 대만, 우크라이나 등이 들어갔다.

러시아는 비우호국가 목록에 대해 “이 정부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난 5일 지시한 ‘일부 외국 채권자에 대한 한시적 의무 이행 절차에 관한 대통령령’에 따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대통령령에 따르면 비우호국가 목록에 포함된 외국 채권자에 대해 외화 채무가 있는 러시아 정부나 기업, 지방정부, 개인 등은 해당 채무를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로 상환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채무자는 러시아 은행에 채무자 명의로 된 특별 루블화 계좌인 'S' 계좌를 개설하고, 이 계좌로 변제일 기준 러시아 중앙은행 환율에 따른 외화 채무액의 루블화 환산액을 송금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러시아 정부는 이 같은 규정은 월 1000만 루블(약 8850만 원)이 넘는 채무 상환에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외국 측에 대한 국채 등의 외화 채무를 루블화로 상환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으로, 비우호국가들에 대한 제재 가운데 하나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러시아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들에 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현재 러시아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40여개 기업이 진출해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하거나 판매·유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 지역 공장에서 TV를, LG전자는 모스크바 외곽 루자 지역 공장에서 가전과 TV를 각각 생산 중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러시아 스마트폰 및 TV 시장에서 점유율 1위 사업자이며, 세탁기·냉장고 등 생활가전 분야에서는 LG전자와 점유율 1위를 다투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거점을 보유하고 있고, KT&G·팔도 등은 모스크바 인근에 사업장이 있다. 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서는 연간 23만대를 생산하고 있다.

팔도·오리온·롯데제과 등 러시아 현지에 진출해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국내 식품업체들도 고민이 커지고 있다.

도시락으로 러시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팔도는 현지 생산 공장 2곳과 함께 연 1300억원 이상의 매출고를 올리고 있다.

아울러 러시아 현지에서 루블화로 주로 거래해온 국내 식품기업들의 루블화 가차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도 우려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루블화 가치 하락에 대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있다"며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장기화되면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 리스크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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