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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무는 '카카오 가맹택시 콜 몰아주기 의혹'···공정위 '철퇴' 맞나

신현우 기자 ㅣ hwshin@chosun.com
등록 2022.02.24 18:36

서울시 "카카오 모빌리티가 가맹 택시에 콜 몰아주는 정황 포착"
공정위, 콜 몰아주기 의혹 조사 1분기 내 마무리한 뒤 제재 절차 착수
카카오모빌리티 "서울시 조사는 방식과 표본수 한계로 객관성 부족" 반박
이용자들 불만에 정치권마저 가세해 논란에 불 지피는 상황
"서울시 발표 듣고 뒤통수 맞은 느낌···철저한 조사로 엄벌 필요"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 택시 '콜(승객 호출) 몰아주기'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서울시가 카카오 모빌리티가 '장거리 승객 골라태우기'를 유도하거나 가맹 택시에 '콜 몰아주기'를 하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입장을 낸 데다 공정거래위원회까지 해당 의혹에 대한 조사를 빠르면 다음 달까지 마무리하고 제재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혀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서울시 입장문에 대해 반박했다. 서울시 조사는 방식과 표본수의 한계로 객관성이 부족하며 콜 몰아주기가 아닌 수요 공급 불일치로 발생한 문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서비스 불만을 표출하며 명확한 의혹 해소를 요구하고 있다. 정치권마저 이에 가세해 논란에 불을 지피는 상황이다.

24일 서울시와 공정위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서울시는 카카오택시의 승객 골라태우기 여부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해 10∼11월에 카카오택시 841대를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10㎞ 이상 장거리·3㎞ 이내 단거리 ▲평일·주말 ▲도심·비도심 ▲아침·저녁·밤 시간대로 구분·호출해 결과를 비교했다.

조사 결과 택시기사가 목적지에 따라 승객을 골라태우는 정황이 확인됐다는 게 서울시 입장이다. 호출 성공률이 가장 낮은 건 ‘평일 밤시간대에 도심에서 비도심으로 가는 단거리’로 성공률이 23%에 불과했다. 반면 같은 조건에서 장거리를 이동할 경우 호출 성공률은 54%로 나타났다.

택시업계에서 불만을 제기한 카카오택시의 가맹택시 ‘콜 몰아주기’ 의혹에 대한 조사도 병행됐다. 조사 결과 일반택시를 호출해 배차에 성공한 사례 중 약 39%는 일반택시가 아닌 가맹택시(카카오T블루)가 배차됐다.

서울시는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카카오모빌리티에 개선방안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백호 도시교통실장은 “카카오택시는 택시 플랫폼 시장의 90% 가까이를 점유할 정도로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만큼 사회적 책임을 가져야 한다”며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택시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정위 역시 현재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 택시 '콜 몰아주기' 의혹을 조사 중이다. 해당 조사는 지난 2020년 택시 단체들이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 가맹택시(카카오T 블루)에 콜을 몰아주는 것으로 의심된다며 신고를 접수하면서 시작됐다. 승객이 ‘카카오T’ 앱으로 택시를 부르면 가까이 있는 일반택시가 아니라 멀리 떨어져 있는 카카오 가맹택시가 먼저 배차된다는 것이 택시 단체들의 주장이었다.

카카오모빌리티 본사 현장 조사 등을 통해 관련 자료를 수집한 공정위는 알고리즘 개입을 통한 ‘콜 몰아주기’ 불공정 행위 등을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1분기 안에 조사를 마무리한 뒤 카카오모빌리티 측에 심사보고서를 발송해 제재 절차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서울시 조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로T 플랫폼이 장거리, 단거리 콜을 가려 기사님들께 전달하거나 장거리 콜 손님을 우선적으로 매칭해 태우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서울시에서는 플랫폼 택시가 승객을 골라태우고 있다고 했지만 승객 골라태우기(콜 골라잡기) 현상은 카카오 T 택시 플랫폼에 기인한 문제가 아닌 수요공급 불일치가 심화되는 피크시간대에 기사들이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해 행해지는 택시 업계의 오래된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사 대상이 된 시간대는 택시 공급이 줄어드는 동시에 택시 이용 수요가 폭증해 고질적인 승차 난을 겪어온 대표적 피크시간대"라며 "기사님들이 수익이 좋은 콜을 골라 선호하는 경향이 심화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서울시 조사에서는 전체 1700만 건의 운행 중 0.005%에 불과한 841건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며 "전체 데이터를 객관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일부만 주관적으로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논란의 불씨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직장인 김모씨(35)는 “가맹 택시에 배차를 몰아줄 경우 소비자는 그만큼 다른 일반 택시를 이용할 기회가 상실된다. 이 과정에서 배차에 불편이 생길 수 있는데 서울시 결과를 놓고 보면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라며 "의혹 해소를 위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이고 만약 불공정한 부분이 있으면 엄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치권도 의혹 해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날 카카오택시의 승객 골라 태우기·가맹택시 콜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국민을 위한 '교통'이 '고통'이 되지 않도록 택시 문제를 하루 속히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도지사 시절인 2020년, 카카오택시 콜 몰아주기 실태조사를 한 바 있다"며 "카카오T 가맹택시(블루)에 콜 몰아주기 의혹이 짙었지만 지방 정부의 조사 결과를 일반화할 수 없어 공정위에 조사 결과를 전달하고 면밀한 조사를 요구했다. 공정위가 조사는 하고 있는데 감감무소식이고 의혹은 전혀 해소되지 않아 답답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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