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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이준호 "'사랑한다' 표현 없는 '옷소매', 그래서 완벽했던 엔딩"

하나영 기자 기자 ㅣ hana0@chosun.com
등록 2022.01.05 10:14
왕은 궁녀를 사랑했다. 과연 궁녀도 왕을 사랑했을까? 그 답은 '옷소매 붉은 끝동'에 담겨있다.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와 사랑보다 나라가 우선이었던 제왕의 애절한 궁중 로맨스 기록 '옷소매 붉은 끝동'이 시청자들에게 진한 여운을 선사했다.

이준호 '옷소매' 종영 인터뷰 / 사진: JYP 제공

지난 1일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극본 정해리, 연출 정지인·송연화)이 종영했다. 극 중 이준호는 깐깐하고 오만한 완벽주의 왕세손에서 '정조'가 되는 '이산'을 자신만의 색깔로 완성, 시청자들에게는 '인생작'을 선물했으며, 스스로는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는 평을 얻었다.

이날 방송에서 이산은 오랫동안 연모해온 성덕임(이세영)에게 승은을 내리고, 왕과 후궁으로서의 삶을 살아간다. 산은 덕임과 꿈꿔온 가족을 이루며 행복한 나날을 보냈지만, 이러한 시간은 길지 않았다. 두 사람의 아이는 역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덕임은 만삭의 몸으로 산의 품에서 숨을 거둔다. 덕임은 '정녕 신첩을 아끼신다면 다음 생에서는 신첩을 보시더라도 모른 척, 옷깃만 스치고 지나가 달라'는 유언을 남겼고, 홀로 남겨진 산은 오열한다.

덕임을 마음속에 묻고 국정에만 매달린 산은 평생의 목표였던 태평성대를 이룩하게 된다. 그제서야 고단했던 삶을 내려두고 눈을 감은 산은 꿈 속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의 덕임과 재회, "제발 나를 사랑해라"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린다. 이러한 산에게 덕임은 따뜻한 입맞춤으로 답했고, 비로소 그들의 순간은 영원이 되었다.

사진: MBC 제공

최근 진행된 종영 인터뷰에서 이준호는 이러한 결말에 "만족한다"면서 "밥을 먹을 때 엔딩을 클립으로 켜놓고 봤는데, 먹먹해서 밥이 안 넘어갔다. 아직도 여운이 남아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왕으로서 의무도 다했고, 오래 기다렸지만, 사랑하는 사람도 만나게 된다. 정말 슬프지만, 그들이 결국 만나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온전히 살아갈 수 있다는 결말이 마음에 든다"라고 말했다.

과연 이산은 덕임의 마음을 몰랐던 것일까. 이준호는 "알았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확인하고 싶은 것이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덕임이 산을 사랑한다는 것은 너무 많은 순간에서 그려졌지만, 진짜 '사랑한다', '연모한다'는 표현을 듣지 못해서, 또 덕임을 지키기 위해 후궁으로 들였지만, 이러한 선택이 덕임이를 불행하게 한 것은 아닐까 불안감도 있었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행복한지 질문을 했던 것 같다. 마음이야 알았겠지만, 덕임에게 죄책감을 느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준호는 "우리 드라마에서는 덕임이가 산을 사랑한다는 표현을 안 한 것이 포인트였던 것 같다. 궁녀는 왕을 사랑했을까라는 캐치프레이즈에 마지막까지 부합했다. 그래서 완벽했던 엔딩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밝혔다.

무엇보다 이준호의 오열을 비롯한 감정 연기가 빛을 발했던 시간이었다. 이준호는 지난 16, 17회에 대해 "사랑을 하는 젊은 이산, 왕으로서 사랑과 나라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산, 결국 덕임을 떠나보낸 이산, 그리고 말년의 정조까지 간극이 너무 컸기 때문에 가장 집중했던 것은, 이 사람의 감정이었다"라며 "오롯이 그 인물이 되기 위한 감정에 집중하다 보니 호흡도, 대사도 자연스럽게 따라왔던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이 밖에도 '옷소매 붉은 끝동'은 수많은 명장면을 남겼다. 특히 '엔딩 맛집'으로 유명했던 바, 기억에 남는 엔딩 신이 있는지 묻자 "모든 엔딩이 마음에 들지만 3부와 5부를 뽑고 싶다"라며 운을 뗐다. 이준호는 "3부 다리에서 서로의 얼굴이 연못에 비치고, 표정을 보고 서로를 알아챘을 때 짜릿한 기분이 들었다. 그걸 보고 감독님께 정말 재미있다고 문자를 드렸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5부 같은 경우는 오롯이 모든 배우들의 감정으로 이뤄진 연기였다"라며 "영조와 정조의 대담 신에서 멱살을 잡히고 뺨을 맞게 되는데, 그때 드라마가 큰 힘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왕세손으로서 내 다짐을 얘기할 때는 울컥하는 느낌이 크게 와서 그 감정을 그대로 쏟아냈다.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세게 했어야 했나 생각했는데, 드라마를 봤을 때 좋았던 장면 중 하나"라고 답했다.


산이 덕임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이자, 두 사람의 행복한 순간을 담은 '만둣국 신' 역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준호는 해당 장면이 드라마의 가장 마지막 촬영이었다면서 "이 신이 끝나면 촬영이 끝난다는 생각에 안타까웠지만, 세영 씨랑 할 때 저절로 웃게 됐다"라며 "저 역시 만둣국 장면이 이렇게 길게 나올 일인가 했는데, 원래 대본에서는 그렇게 길지 않았다. 저희가 중간중간 애드리브도 섞어가며 정말 편안하게 웃으면서 촬영했던 장면이다"라고 전했다.

[인터뷰②] '옷소매' 이준호 "정지인 감독님 웃음에 큰 힘 얻었죠" 기사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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