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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조건부 승인 가닥…슬롯‧운수권 재분배

임상재 기자 ㅣ limsaja@chosun.com
등록 2021.12.29 14:52

공정위 심사보고서 상정…내년 1월 최종 결론낼 듯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이 공항 슬롯(시간당 이착륙 허용 횟수) 반납과 운수권 재배분 등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승인될 전망이다.


29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해당 기업결합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기업 측에 보내고 이날 전원회의 안건으로 상정했다.


공정위 심사관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결합하면 일부 항공노선에서 독과점이 우려돼 일정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항공당국인 국토교통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시정조치 방안을 협의해왔다.


공정위는 우선 두 항공사가 보유한 한국공항 슬롯 중 일정 기준의 슬롯을 반납하게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기준은 '경쟁제한성이 추정되지 않도록 하거나, 점유율 증가분을 해소하는 수준'으로, 이에 따라 일정한 수의 슬롯을 반납하고 추후 항공사가 원하는 경우 재배분할 수 있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외국공항 슬롯은 혼잡공항(레벨3) 여부, 신규진입사의 슬롯보유 현황 등을 고려해 국토부와 협의해 이전여부를 결정한다.


또 국가 간 항공 협정을 통해 각국 정부가 자국 항공사에게 배분하는 운항 권리인 '운수권'도 일부 반납하도록 해 국내 항공사에 재배분할 방침이다.


운수권 재배분은 한국과 항공자유화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항공비자유화 노선'에 한해 잔여 운수권이 없어 신규진입자가 운수권을 확보할 수 없는 경우에 적용될 수 있다. 인천~런던 등 다수 유럽노선, 중국노선, 동남아 일부 노선, 일본 일부 노선 등이 속한다.


이같은 구조적 조치 이행 때까지는 운임인상 제한, 좌석 등 공급축소 금지, 서비스 축소 금지 등 행태적 조치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구조적 조치 이행기간으로는 '상당히 오랜 기간'을 제시했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현재 코로나로 항공수요가 좋지 않아 다른 항공사의 노선 진입이 어렵다는 점 등을 감안해서다.


구조적 조치가 효과적이지 않거나 불필요한 일부 노선엔 예외적으로 행태적 조치만 부과한다.


고병희 공정위 시장구조개선정책관은 "해외 경쟁당국 심사상황을 고려해 조치변경이 추후 가능하도록 조치의견을 담을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공정위는 항공여객 87개, 항공화물 26개, 항공기정비업 비롯 기타시장 6개 등 총 119개 관련시장 각각에 대해 경쟁제한성을 판단했다.


항공여객은 수요대체성, 과거 외국 항공사간 결합사례 등을 고려해 도시-도시간 각 왕복노선을 시장으로 획정했고, 국내선은 김포에서 제주에 가는 경우 돌아올 땐 배편으로 부산에 오고 KTX 등 고속철도를 이용하는 부분도 있어 편도노선으로 획정했다.


공정위는 심사결과에 대한 피 기업측 의견제출 과정을 거쳐 내년 1월말 쯤 전원회의를 열어 최종 결론을 낼 예정이다.


당초 공정위는 6월 말까지 관련 경제분석을 마치려 했으나 대상 노선이 계열LCC를 포함하면 250개로 많고 화물시장도 추가 분석하게 돼 10월말 완료됐고, 의견조회와 관계부처 및 해외 경쟁당국과의 협의 등에도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번 항공사 결합건은 국내 최초 사례다.


공정위가 먼저 심사를 마쳐도 해외 경쟁당국에서 심사를 종료할 때까지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취득할 수 없다. 현재 이 건에 대해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영국, 싱가포르, 호주 총 7개국이 심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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