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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박정민X손석구X최희서X이제훈, 배우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언프레임드'

조명현 기자 기자 ㅣ midol13@chosun.com
등록 2021.12.06 15:06

사진 : 왓챠 제공

"제 느낌에는 어벤져스 팀이었어요."

배우 최희서가 '언프레임드'라는 숏필름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소감을 짧고 굵게 표현했다. 작품 속에서 독보적인 색으로 인물을 그려 온 박정민, 손석구, 최희서, 이제훈이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 대중과 만나게 됐다. 이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뭘까.

6일 왓챠 오리지널 숏필름 프로젝트 '언프레임드'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진행돼 감독 박정민, 손석구, 최희서, 이제훈이 참석했다. '언프레임드'는 박정민, 손석구, 최희서, 이제훈 네 명의 아티스트가 직접 연출한 단편 영화를 만날 수 있는 왓챠 오리지널 숏필름 프로젝트.

박정민은 어른의 세계만큼 치열한 5학년 2반 교실의 반장선거 풍경을 담은 초등학생 누아르 '반장선거'를 연출했다. 그는 "영화 자체를 비틀어보고 싶었다. 아이들의 이야기고, 어른들이 아이들을 바라볼 때 규정하는 시선과 아이들은 순수하다는 관념이 있지 않나. 그런 걸 비트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그런 영화에 어떤 음악이 어울릴까 고민하다가 비트가 있는 힙합 음악이 이야기와 버무려지면 이상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연출하게 된 의도와 함께 힙합 뮤지션 마미손이 참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반장선거'에는 27명의 아이들이 참여했다. 5학년 2반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만큼, 전체 반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물론 주요 캐릭터와 조연 캐릭터가 있지만, 박정민은 반 아이들 모두의 이름과 함께 관계성을 부여하는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박정민은 "시나리오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잘 안 풀리는 순간이 있었는데, 그때 라디오에서 '나는 이영지'라는 노래가 나왔다. 그 음악을 듣고 뻥 뚫리는 느낌이 있었다"라고 에피소드를 덧붙이기도 했다.


손석구는 결혼식장에 동행하게 된 이모와 조카의 성가시고, 애틋한 하루를 그린 로드무비 '재방송'을 연출했다. 사실 손석구는 지난해 배우 최희서, 지인인 감독과 셋이 시나리오 쓰기 모임을 한 바 있다. 그가 '언프레임드'라는 프로젝트를 최희서에게 권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손석구는 "10년 전에 원래 단편영화를 한번 연출해보고 싶었다. 최희서는 저를 데리고 단편영화를 찍었다. 저도 최희서를 배우로 한 작품을 연출하고 싶었는데, 하다가 포기했다. 그래서 연출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다. 그 트라우마를 '언프레임드'를 통해 벗은 것 같다"라고 고백하며 '언프레임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것을 "30대에 선택한 가장 잘한 일"이라고 꼽았다.

손석구는 '재방송'에 대해 "처음 이모 집에서 시작돼 목적지 결혼식장에 가기까지 여러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이웃의 이야기처럼 그려내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리얼리티'는 손석구의 작품에 큰 키워드였고, 이를 위해 캐스팅에 공을 들였다. 촬영 현장에서 두 배우의 리얼한 연기를 보며 "경탄하면서, 연기를 잘하는 배우를 보면 감독은 사랑에 빠진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고백했다.

최희서는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모녀 호흡을 맞춘 아역배우 박소이와 함께 영화 '반디'에서 재회했다. '반디'는 지금껏 말하지 못했던 특별한 비밀을 알려주기로 한 싱글맘 소영(최희서)과 아홉 살 딸 반디(박소이)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최희서는 감독이자 주연 배우로 '반디'에서 활약했다. 그는 "쉽지 않았다. 그래도 이런 선택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건, 저랑 (박)소이 둘 다 다른 작품을 병행하고 있어서 시간이 부족했다. 부족한 시간 안에 저랑도 친해져야 하고 소이랑도 친해져야 하는 새로운 분을 섭외하기보다 애초부터 친한 우리가 모녀로 나오면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라고 이유를 설명하며 만족감을 전했다.

최희서는 '반디'가 자신에게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싱글맘과 딸의 이야기라는 소재가 상업 영화에서 다루기 어려운 소재일 수도 있다. 싱글맘 역할을 두 번 연속하면서 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볼 작품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없다면 제가 써보고 싶었다"라고 작품에 담고 싶었던 마음을 전했다. 이어 "이 작품 찍을 때, 박소이가 10년 후, 20년 후 이 작품을 보고 선물 같다는 생각이 들길 바랐다. 기억될 수 있는 선물을 박소이에게도 주고 싶었다"라고 박소이에 대한 애정을 덧붙였다.

숏필름 '언프레임드'를 성사시킨 이제훈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고민을 마주한 채 평범한 삶을 꿈꾸는 취준생 찬영(정해인)이 아무리 애써도 쉬이 잡히지 않는 행복을 쫓아가는 이야기 '블루 해피니스'를 연출했다. 그는 "어떤 이야기를 써볼까 고민을 했다. 요즘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어떤 것에 열광적이고 무엇에 빠져있는지 키워드를 나열했다. 그걸 가지고 이야기를 썼다"라고 '블루 해피니스'의 출발을 전했다.

주연배우로 정해인이 활약했다. 이제훈은 "아무래도 제가 글을 쓰면서 주인공 찬영이라는 인물을 그리며, 어떤 배우가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을 대변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정해인이라는 배우밖에 생각이 안 나더라. 정해인이라는 사람을 상상하고, '이 사람은 이런 표정을 지을 거야, 이렇게 대사를 할 거야'라고 맞춤형에 가깝게 글을 써 내려갔다. 그런데 너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시나리오를 보여줬는데 '하겠다'는 이야기에 너무 신이 났다"라고 캐스팅 당시를 회상했다.

한편, 배우 박정민, 손석구, 최희서, 이제훈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숏필름 프로젝트 '언프레임드'는 오는 12월 8일 왓챠에서 단독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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