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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지옥'이 열린다…본 사람도 다시 보고 싶은 이유 셋

조명현 기자 기자 ㅣ midol13@chosun.com
등록 2021.11.19 10:45

사진 : 넷플릭스 제공

기대작으로 꼽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이 오늘(17일) 5시, 드디어 공개된다. 사전 언론 시사를 통해 6부작의 이야기를 모두 보게 됐다. 이틀에 걸쳐 1~3부와 4~6부가 공개됐다. 그리고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지난 지금도 '지옥'이 던진 여러 화두가 머릿속에 이어진다. 그래서 다시 켜게 될 것 같다. '지옥'의 답을 찾기 위해 '지옥'으로.

# 현실과 맞닿은 '지옥'

어느 날 한 사람에게 환영이 나타나 '당신은 5시간 후, 지옥에 간다'라고 고지를 한다. 그러면 그 사람은 어느 곳에 있든지, 세 지옥의 사자에게 참혹하게 죽임을 당한다. 이 현상이 실제로 일어난 서울을 배경으로 한다.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정진수 의장(유아인)은 '이 현상은 신이 자신의 의도를 보여준 것'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며 정의롭게 행동할 것을 주장한다. 죽임을 당한 사람들에겐 '국내 1호, 2호…죄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정체를 알지 못한 무형의 것에 당황했고, 그 무형의 것에 지배당하자 분노했다. 그 속에서 정진수 의장의 '신은 선을 행하길 원한다'는 고대부터 내려온 종교적인 믿음은 진리가 되고, 분노의 대상은 이미 죽임을 당한 '죄인'이라는 프레임을 쓴 사람들이 된다. 이는 마치 혼란스러운 상황은 마치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창궐한 초창기 우리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지옥'은 그렇게 상황보다, 그 속에 서 있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각기 다른 신념의 사람들은 자신의 길을 향해 움직이고, 너무나 현실 같은 '지옥'에서 캐릭터 누군가에게 감정이입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 '부산행·돼지의 왕'…연상호 감독의 디스토피아

연상호 감독은 영화 '부산행'(2016) 개봉 당시, 천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과 평단의 마음을 모두 사로잡았다. 연상호 감독으로 인해 한 번도 보지 못했던 K-좀비를 스크린에서 마주하게 됐다. 당시, K-좀비의 모습은 리얼했고, 충격적이었으며, 적절하게 녹아들어 있는 K-감동 코드 역시 절묘했다.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 이전부터 애니메이션 감독으로도 유명했다. 그림이었지만, 살아 숨 쉬는 캐릭터는 '디스토피아'적 세상에 몰입하게 하고, 아프게 했으며, 계속 질문을 던졌다. 시리즈 이전 웹툰 작가 최규석과 함께한 원작 웹툰에서 그린 지옥의 사자는 영상으로 더욱 실감 나게 그려졌다. 연상호 감독은 "우리가 생각하는 '지옥'이라는 것을 캐릭터에 부여할 수 있는 모습은 어떤 걸까? 라는 질문을 던지며 만들었다"고 했다. 그림, 상상력,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이 모두 녹아든 '지옥'은 수많은 평이 입증하듯 연상호 세계관의 정점에 있다.

# 유아인·김현주·박정민·원진아·양익준·김도윤·김신록·류경수·이레 등

'지옥'을 완성한 믿음을 주는 배우들이다. 제작발표회 등에서는 비교적 비중 있는 캐릭터들이 참석해 '지옥'의 얼굴이 되어주었지만, 사실 '지옥'을 완성한 배우들은 출연진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각각의 인간 군상을 잘 표현해냈다.

특히, 그 누구도 '선'으로만 인물을 그리려 하지 않았고, '악'으로만 인물을 그리려 하지 않았다. 상황 속에서 인물은 끊임없이 흔들리고, 자신이 겪게 되는 상황을 통해  변화한다. 그렇기에 더욱더 현실적이다. 분명히 '선'이라고 생각했던 인물인데도 흔들리고 실수하고 반성하며 나아가는 모습은 분명 현실의 우리와 닮아있기 때문이다. '지옥' 속의 배우들은 이를 완성해냈다. 덕분에 선도 악도 아닌, 그냥 '사람'을 '지옥' 속에서 마주할 수 있게 됐다.

연상호 감독은 '지옥'을 통해 "여기에 등장하는 배우들이 연기한 캐릭터가 사회 속 실제 존재하는, 있을 법한 인간들이라고 생각한다. 각자 가진 신념이 다른 인물이다. 아마도 관객분들도 여기 있는 신념에 동의를 하거나, 각자 다를 거라 생각한다. 그 신념이 충돌하는 모습을 보는 것, 그리고 그 모습을 통해 사회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 관객들이 자신의 신념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과연 연상호 감독의 바람은 관객들에게 닿게 될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은 오늘(17일) 오후 5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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