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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 운암뜰 개발, '미래 먹거리' vs '원룸 도시'…지역 정치권 '분열' 갈등

김장중 기자 ㅣ kjj@chosun.com
등록 2021.11.09 14:32

하루에 두번 '창과 방패' 진흙탕 싸움 본격화

운암뜰 전경 모습./오산시 제공

경기 오산시의 '제2의 대장동'으로 불리는 운암뜰 개발로 지역 정치권 내, 갈등이 짙어지고 있다.


오산시가 지난 8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법령과 규칙에 따라 투명하고 공명정대하게 운암뜰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반면 같은날 오후에는 안민석(더민주) 국회의원이 '운암뜰 개발 문제와 대안'으로 토론회를 개최해 "오산의 미래가 걸린 운암뜰 개발 사업에 대한 의혹이 너무 많아 시민을 위한 사업으로 추진이 되도록 힘을 모아야만 할 때"라고 강조했다.


쉽게 말해 '창과 방패'의 진흙탕 싸움이 본격화된 셈이다.


3선의 현 시장 곽상욱과 5선의 지역 국회의원 안민석의 '보이지 않는 총성'이 운암뜰 개발에 대한 책임을 놓고 정치적 충돌이 빚어지고 있는 꼴이다. 


하지만 지역 정치권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이라는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같은 당 소속의 한은경 오산시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민석 의원이 수년간 이와 관련해 국회의원, 시장, 시·도의원이 참석한 회의를 이끌기로 했으면서 지금은 사업과 관련해 보고를 한 번도 받지 않아 모르는 척하며 곽 시장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면서 "더 이상 시민들을 우롱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8일 오전 10시, 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오산시 '오산 운암뜰 도시개발사업' 기자회견 모습./오산시 제공

또 한편에서는 대장동 사업 참여로 구속된 남욱 변호사의 처남을 비서로 채용했던 안 의원이 자신에게 쏠리는 이목이 부담스러워 운암뜰 개발의 문제로 시선을 돌리려는 게 아니냐는 말이 돌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오산지역 국민의힘 의원들은 '자중지란'에 빠진 민주당을 오히려 침묵으로 지켜만 보고 있다.         


이번 개발 사업은 오산시 발전에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사업으로, 벌말지구와 더본냉장의 사업구역 제척에 대해서는 도시계획위원회 판단으로 특혜 시비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또 도시개발공사를 설립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지역에 현안 개발 사업이 많지 않아 공사 설립에 대한 타당성 부족과 최소 250억원의 자본금에 따른 예산 부담을 꼬집었다.


민간사업자에 대한 특혜는 '민간이 배당을 받는 이익의 40%는 오산시에 귀속을 하고, 60%는 운암뜰 도시개발사업에 재투자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운암뜰 개발 특수목적법인(PFV)에 대한 통제감독권은 현재의 공공 2명, 민간 3명으로 구성된 총 5명의 이사회를 공공 4명, 민간 3명 등 총 7명의 이사회 구성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같은날 안민석 의원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박해진 커런트코리아 대표는 운암뜰 사업에 대한 7가지 의문을 던졌다.


박 대표는 "지금의 개발 방식 등을 놓고 볼 때, 이 사업에 대한 전면 취소가 가장 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발제자는 운암뜰 개발에 대해 민간사업자는 '신성장 중심의 랜드마크 기능'은 잃고 단지 5605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 조성이라는 사익 중심의 개발계획만 내놓고 있는 현실이라고 했다.


8일 오후 안민석 국회의원 주최로 열린 운암뜰 개발 2차 토론회 모습.

아파트형 공장 역시 도시의 슬럼화만 심화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6개의 건설사와 2개의 증권사로 구성된 컨소시엄 역시 기형적 구조로 '신성장 중심 및 랜드마크 기능'을 하겠다는 공모사업 목적 달성이 불가능한 '씨 없는 수박'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세계적 글로벌기업 엔비디아의 참여도 '운암뜰 개발'에는 겨우 조언을 제공할 뿐 그 이상도 아니며, 에코앤스마트 시행사 대표도 "내가 어떻게 운암뜰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만들 수 있겠습니까?"라는 지난해 1차 토론회 답변으로 실망감을 안겨졌다고 전했다.


3% 주주에 불과한 시행사가 운암뜰의 주인으로 단지 조성과 공급은 물론 아파트 건설과 공급까지 모든 것을 오산시가 통째로 몰아주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발제자로 나선 우리회계법인 김병익 대표는 "시행사 에코앤스마트가 사업 전반에 대한 계획 및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 확인이 어려운 상태에서는 자산관리회사의 주주구성을 공공과 민간이 모두 포함이 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냈다.


특히 '주주협약 제40조'에 '토지를 민간사업자가 선매입하고 직접 공급을 받아 사용할 수 있다'는 항목은 결국 헐값으로 매수한 토지에 아파트를 지어 고가 분양으로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어 민간사업자의 조성토지 선매수권을 최소화하고 용지의 매각은 원칙적으로 경쟁입찰로 매매가격은 현재의 시가 이상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운암뜰 개발에 대한 사업 면적도 사전 확정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공모지침서 상에는 60만1342㎡, 사업계획서 및 사업협약서에는 68만6932㎡로, 주주협약서 상에는 60만1055㎡로 제각각이다.


이에 대해 곽상욱 오산시장은 "오산 공직자들은 시민들의 어떤 물음에도 당당하고 투명하게 답변할 준비가 되어 있고 그렇게 해야 한다"면서 "아직 개발을 위한 행정단계를 밟고 있어 조만간 완성될 중요한 마스터플랜과 세부 사업추진 내용도 모두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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