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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원근 "'원더우먼', 배우로서 대표작 될 것 같아요"

하나영 기자 기자 ㅣ hana0@chosun.com
등록 2021.11.09 10:50

'원더우먼' 이원근 인터뷰 / 사진: 유본컴퍼니 제공

전역 후 첫 출발이 좋다. 드라마 '저글러스' 이후 약 4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한 이원근이 '원더우먼'이 자신의 "배우로서 대표작이 될 것 같다"라며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원더우먼'은 이원근이 하드캐리 했다거나, 그만의 활약이 빛난 작품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처럼 애틋한 작품이 된 이유가 있다.

지난 6일 SBS 금토드라마 '원더우먼'이 종영했다. 연주와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서평지청 검사 '안유준'을 맡은 이원근은 "열심히 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라며 "정말 좋은 현장이었고, 다들 헤어지기 싫다는 말을 많이 해주셨는데, 모든 배우들이 그랬던 것 같다. 좋은 선배님들과 감독님들을 알게 되어서 감사하다"라고 작품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특히 '원더우먼'은 첫 회 시청률은 8.2%로 시작했지만, 최종회에서 전국 시청률 17.8%를 기록하며 배우들은 시청률 공약을 이행하기도 했다. 이원근은 당시 공약을 내걸었던 현장에는 없었지만, 이날 함께 가세하며 영화 '토르' 속 토르 복장을 입고 등장해 감탄을 자아냈다. 이에 대해서도 "시청률 공약도 할 수 있을지 몰랐는데, 화기애애하게 잘 했다. 시청자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은 이원근에게 있어 전역 후 첫 복귀작이었다. '원더우먼'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코로나가 계속 심각한 상황이었다. 부모님과 여행도 가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싶었는데 막상 나와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우울한 상황에서 '원더우먼' 대본을 봤는데, 밝고 에너지가 좋았다"라고 답했다.

군대에서의 시간을 포함해 무려 4년의 공백이었다. 어떤 생각으로 지난 시간을 보냈고, 이번 작품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묻자 "저는 어린 친구들에게도 배울 점이 많다는 생각을 한다. 조직 내에서의 선배인 만큼, 그런 경험에 대해 이해하고 배우려고 했고, 저에 대해서도 많이 돌아본 것 같다"라며 "나는 어떤 사람이고 내가 더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는 좋은 배우가 되기 이전에 좋은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에 좋은 사람이 되는 법에 대해서도 한참 고민했다. 그런 생각들로 인해 더 성숙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오랜만의 촬영이 낯설지는 않았는지 묻자 "사실 제가 촬영 첫 주 차에 2부에서 10부까지 모두 찍었다. 거의 세트촬영이었다. 정말 긴장되는 마음이 컸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긴장이 풀렸고, 나중에는 헤어지기 싫어서 집에 일부러 늦게 가고 그랬다. 감사했던 현장으로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라고 답했다. 초반에 많은 신을 몰아서 촬영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을까. 이원근은 "사실 모든 배우들이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는 사람이 있을까 생각한다. 만족하면 성장은 멈춘다고 생각한다. 다시 이 현장을 처음부터 느낄 수 있다면 편할 수는 있겠지만, 전역 후 첫 작품으로 후회 없이 마무리했다"라고 답했다.

이원근이 맡은 안유준 역할은 때로는 진지한 매력을 발산하기도 했으며, 연주 앞에서는 귀여운 연하남이 되기도 했다. 왜 이원근이었을까 묻자 "어떤 작품인지는 모르겠지만, 감독님께서 제가 가진 묘한 느낌이 좋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평상시에 말도 느리고 화법이 특이한데, 그런 전형적이지 않은 것이 좋다고 하셨다. 저는 항상 이런 목소리와 톤이었기 때문에 잘 모르겠지만, 좋게 봐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다"라고 답했다.

안유준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서는 "갭 차이"였다. 이원근은 "연주 편이고, 연주만을 생각하는, 연주만을 위한 인물인데 검사로서의 모습은 남자답고 날카로운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것에 중점을 뒀다"라며 "사실 연주와의 감정은 처음에 멜로 보다는 응원하는 설정에 가까웠다. 이후에 멜로 감정이 생겨가는 과정에서 어떻게 표현을 해야할까 고민이 많았는데, 포장마차 신이나 마지막회 이별 장면 등에서는 감정이 많이 올라왔던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실제 유준이처럼 프로 짝사랑러였다고 밝힌 이원근은 "저는 짝사랑이 정말 순수하고 아름다운 감정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이 사람이 나에게 어떤 행동을 해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조금 아픈 말을 하면 더 크게 받아들이는 순수한 아이처럼 된다. 오랜 기간 짝사랑을 해본 경험 덕분에 유준이가 느낀 감정에 도움이 된 것 같다. 다만 저는 유준이처럼 용기는 없다"라고 답했다.

사실 '원더우먼'은 이하늬가 다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원톱물이다. 배우로서는 자신의 캐릭터의 서사가 없다거나, 러브라인 측면에서 이뤄지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운 마음은 없는지 묻자 "사실 유준이의 감정이 더 보이면 어떨까도 생각은 했지만, 우리 드라마는 어쨌든 전형적인 멜로가 아니다. 그런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라며 "코미디나 사이다 극에 가깝기 때문에 이러한 극의 길잡이가 되어준 선배님들께 감사한 마음 뿐이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무엇보다 이하늬의 코믹 연기는 감탄의 연속이었다. 이원근은 "선배님이 대사량도 엄청 많은데 이걸 어떻게 외우실까 궁금하기도 했다. 촬영하면서 절대 NG도 안 내시고 까먹지도 않으시고 대단하다"라며 "정말 모든 것이 기억에 남는다. 직접 옆에서 뭘 하지 않아도 순발력이나 유연한 모습 등을 보면서 성덕의 마음으로 많이 배우고, 많이 느꼈던 현장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원근 역시 코믹 연기에 대한 욕심은 없었을까. "감독님께서 저와 상윤 선배님은 멋있어야 한다고, 코믹 연기는 안 된다고 하셨다"라며 이원근은 "그래서 저는 알겠다고 하고 대본에 충실했다. 선배님께서도 '우리끼리 재미있어서는 안 된다'며 보는 시청자들의 재미가 반감되어서는 안 된다며 촬영 때는 감독님 디렉팅대로 해주셨다. 언젠가는 기회가 된다면 코미디 연기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라는 바람을 내비쳤다.

2012년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데뷔한 이원근은 어느덧 데뷔 10년 차를 맞이했다. 감회를 묻는 말에 "시간은 느리고, 삶은 빠른 것 같다"라며 "연차나 시간에 상관없이 배우로서 끊임없이 도전하고, 만족하지 않고, 직진하며 성장할 수 있다면 그게 가장 좋은 바람이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이러한 10년 차에 만난 '원더우먼'은 이원근에게 어떤 의미로 남게 될까. 그는 "촬영 감독님이나 조명 감독님 등 여러 감독님들이 계신데 입봉이 얼마 안 되신 분들이 많다. 되게 형처럼, 친구처럼 잘 대해주셨는데, 한 감독님께서 '원더우먼'이 대표작이 된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를 해주시면서 '원더우먼'을 함게 할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는 말을 해주셨는데, 그때 정말 뭉클했다. 저도 덕분에 좋은 결과물을 얻었고, 좋은 배우가 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좋은 선배님과 사람들을 알게 된 소중한 작품이면서, 배우로서 저의 대표작이 될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이원근은 끝으로 "곧 연말인 만큼,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고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싶다"라며 "차기작은 조만간 좋은 작품으로 찾아뵐 수 있을 것 같다. 빨리 좋아진 모습, 달라진 모습, 배우로서, 또 좋은 사람으로서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라는 각오로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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