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SK스퀘어, 분할 재출범…37년만의 기업구조 재편

    입력 : 2021.11.01 15:36

    유영상 대표, 반도체·ICT 공격적 투자 예고…"통신·AI·신사업 집중"


    박정호 SK스퀘어 대표(왼쪽), 유영상 SK텔레콤 대표/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이 1일 통신사업 중심의 'SK텔레콤'과 반도체 및 ICT(정보통신기술) 주력의 'SK스퀘어', 2개 회사로 분할돼 재출범한다.


    신설회사의 박정호 CEO는 "투자전문회사의 정체성(Identity)으로 차별화된 성장 스토리를 쓰겠다", 존속회사의 유영상 CEO는 "1등 'AI(인공지능) & 디지털 인프라 서비스 컴퍼니'다운 자부심을 지킬 것"이라는 포부를 각각 밝혔다.


    SK스퀘어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신임 CEO에 박정호 대표를 선임했다. 박 대표는 SK스퀘어 홈페이지의 CEO 메시지에서 "검증된 투자 역량을 기반으로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액티브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컴퍼니(Active Portfolio Management Company)'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SK스퀘어는 반도체·플랫폼·미래 ICT 등 성장잠재력이 높은 포트폴리오 자산과 투자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상장회사로서 누구나 SK스퀘어의 투자 활동에 동참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 "기존에 없던 투자전문회사의 아이덴티티로 차별화된 성장 스토리를 써나가며 국내 ICT 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겠다"면서 "이해관계자 분들에게 투자의 결실을 돌려드리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스퀘어'라는 사명에 대해선 "'광장' 또는 '제곱'을 뜻한다"며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여러 회사의 가치가 모여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장을 만들고, 한 발 앞선 투자로 현재의 가치를 더 큰 미래 가치로 키우겠다는 회사 비전을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존속회사인 SK텔레콤도 이사회를 열어 신임 CEO에 유영상 대표를 선임했다. 유 대표는 2000년 SK텔레콤 입사 이후 SK텔레콤과 SK C&C에서 신사업 투자 및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을 전담해 왔다. 특히 2012년 SK하이닉스 인수 실무를 총괄하는 등 SK그룹 내 신사업 발굴 및 M&A(인수·합병)전문가로 성장해왔다. 2019년부터는 SK텔레콤 MNO(이동통신) 사업대표로서 AI·5G(세대) 기반 유무선 통신 리더십을 확고히 하고, 구독·메타버스 등 신성장 사업 발굴을 주도해 대·내외적으로 'SKT 2.0' 시대를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아왔다.


    유 대표는 "새롭게 탄생한 SK텔레콤은 안정적인 ICT 기술과 서비스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고객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진화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유 사장은 이날 오후 CEO 취임 후 첫 공식행사로 전체 구성원 대상 타운홀 미팅을 열어 새 비전과 경영철학, 기업문화 등에 대한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SK텔레콤의 분할은 지난 1984년 한국이동통신 설립 후 37년만의 기업구조 재편이다. 기존에 통신과 비통신 부문이 한 지붕 아래서 사업을 영위하는데 따른 비효율적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SK쉴더스(옛 ADT 캡스)·11번가·티맵모빌리티·원스토어·콘텐츠웨이브·드림어스컴퍼니·SK플래닛 등 16개 회사를 거느리는 반도체·ICT 투자전문 회사로 출범한다. 과거 SK하이닉스는 SK텔레콤의 자회사이자 지주회사(SK(주))의 손자회사로서 공정거래법상 M&A(인수·합병)를 위해선 대상 기업의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해 투자에 제약이 컸다. 이번 분할로 SK스퀘어가 SK하이닉스의 모회사가 되면서 투자 여건이 한층 자유로워진다.


    SK스퀘어는 현재 26조원인 순자산가치를 2025년 약 3배에 달하는 75조원으로 키운다는 비전을 마련했다. 특히 ICT 분야의 적극적 신사업 발굴·투자는 물론 토종 앱스토어인 '원스토어'와 SK쉴더스 등의 IPO(기업공개)도 추진될 전망이다.


    존속법인 SK텔레콤은 유무선 통신과 AI·디지털인프라 서비스에 집중한다. 산하에는 SK브로드밴드·SK텔링크·피에스앤마케팅·F&U신용정보·서비스탑·서비스에이스·SK오앤에스 등 7개 회사를 편제했다.


    지난해 15조원이었던 매출 목표는 2025년 22조원으로 높여 잡았다. 5G 리더십과 미디어 서비스 주도권을 높이는 동시에 구독 서비스 'T우주'를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와 연계해 확장할 계획이다.


    또한, 5G MEC(모바일에지컴퓨팅)를 활용해 데이터센터·클라우드·기업·산업용 사물인터넷(Industrial IoT) 사업을 확대한다.


    한편 SK텔레콤과 SK스퀘어는 이날 공식 출범, 주식 매매거래정지 기간(오는 26일)에 이어 이달 29일에 SK텔레콤과 SK스퀘어로 각각 변경상장 및 재상장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