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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오징어게임', 잔혹 동화 같은 어른들의 생존 경쟁

이우정 기자 ㅣ lwjjane864@chosun.com
등록 2021.09.15 14:16

'오징어게임' 온라인 제작발표회 / 사진: 넷플릭스 제공

어릴적 동심 가득했던 놀이가 섬뜩한 경쟁으로 변모한다. '오징어 게임'은 한국인의 동심을 자극하는 놀이를 소재로 경쟁과 돈에 대한 욕망을 낱낱이 파헤친다.

15일 오전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의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을 비롯해 이정재, 박해수, 위하준, 정호연, 허성태가 참석했다.
'오징어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이날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게임은 어릴 적, 골목이나 운동장에서 하던 놀이를 성인이 된 후에 경제적 빈곤과 어려움에 몰린 사람들이 모여 상금을 걸고 게임을 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황 감독은 많은 놀이 중에서도 '오징어게임'을 전면에 내세운 이유로 "제가 어릴 적에 하던 놀이 중에서 가장 강렬하고 육체적인 놀이었다. 또 제가 가장 좋아하기도 했다"며 "우리가 사는 경쟁 사회를 가장 상징적으로 은유하는 게임인 것 같아서 오징어게임을 제목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정재는 구조조정으로 정리해고된 후 사채와 도박을 전전하다 이혼까지 하게 된 '기훈' 역을 맡았다. 노모에게 용돈을 받아 생활하는 철없는 아들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딸의 생일은 꼬박꼬박 챙기려는 다정한 아빠이기도 한 인물. 그는 새아빠를 따라 미국에 간다는 딸을 되찾기 위해, 당뇨로 당장 입원해야하는 어머니를 위해 큰 돈이 필요해 게임에 참가한다.

이정재는 이번 작품에서 댄디한 모습을 벗고 털털하다 못해 추레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정재는 "변신이라고 말할 것까지는 아니다. 저도 홍보를 해야하니까 드라마를 봤는데, 한 동안 너무 웃었다. 내가 저렇게 연기를 했나 싶더라"라고 말했다.

황 감독은 '기훈' 역에 이정재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항상 멋있게 나오셔서 '모래시계' 그 시절부터 최근까지, 그래서 망가뜨려보고 싶은 못된 마음이 들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해수는 기훈의 동네 후배이자 마을에서는 수재로 알려진 '상우'로 분했다. 상우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증권사에서 성공한 삶을 살다가 결국 투자실패로 거액의 빚을 얻게 돼 마지막 희망을 걸고 게임에 참가한다.

박해수는 감정이 잘 드러나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하며 어려웠던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연기해야 하는 상우의 속마음을 읽기가 힘들어서 감독님과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결과적으로는 상우가 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과 결정을 따라가자였다. 상황이 진행되면서 상우가 심리적으로 변화하는 게 큰데, 나중에 어떻게 동적으로 변해가는지 유심히 보시면 재밌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에 도전하는 모델 정호연은 새터민 역할로 신선함을 더한다. 정호연은 '새벽' 역에 대해 "거칠게 살아온 새터민이다. 가족들과 살기 위해 돈이 필요한 친구"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호연은 '오징어게임'을 위해 '뉴욕 패션위크'도 포기하고 들어왔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정호연은 "뉴욕에서 모델로 패션위크 활동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회사에서 오디션 영상을 찍어 보내달라고 연락을 주셔서 거의 밥 먹는 시간만 빼고 대본만 봤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영상을 보냈는데 감독님이 실물을 보고 싶다고 연락을 해주셔서 한국으로 날아왔다"며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여기에 허성태가 도박으로 조직의 돈까지 잃고 쫓기는 조폭 '덕수' 역을, 위하준은 사라진 형의 행방을 쫓다 '가면남'으로 게임 현장에 잠입하게 된 경찰 '준호'로 분해 작품을 채운다.

동화적인 분위기가 풍기는 의문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거액의 상금을 건 생존 게임. 그리고 배우들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오징어게임'은 오는 17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개국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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